부드러운 버드나무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책 2
조이스 밀스 지음, 캐리 필로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면 그네들은 참 예쁘다. 아이들은 항상 초롱초롱한 눈빛에 웃음을 머금고 있다. 항상 밝고, 유쾌해 보이며, 행복해 보인다. 물론 몸이 아프거나 뭔가 편치 않은 일때문에 고민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곧 웃음 머금은 얼굴로 돌아온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되도록 삶의 어두운 부분을 조금 늦게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슬픔과 고통, 외로움이란 단어들과도 좀 멀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질때가 많다. 하지만 삶이란 것이 모두가 다 내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법! 어쩔수 없는 상황에 닥쳐 아이들도 함께 슬퍼해야할 순간이 오게 마련이다.

 여지껏 나는 내아이가 조부모님과의 이별을 그렇게 빨리 겪게 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되겠지만 그시간은 먼훗날이 될 것이란 생각만 하고 살았었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을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시던 할머니와 영원한 이별을 하였다. 할아버지와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앞에서 아들녀석은 갑자기 쓰러져 119에 실려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서 많이 의아해하였었다. 할머니는 왜 침대에 누워 있으며, 할아버지와 엄마,아빠는 왜 눈물을 흘려야하며, 할머니는 왜 집에 오시지 않으시고 차가운 땅속에 누워 계셔야하며, 할머니는 하늘나라 좋은집에 몇 달 계셨으면 이제 나를 만나러 올때도 됐는데 왜 우리집에 오시지 않으시는지? 다섯 살짜리 꼬마인 내아들녀석에겐 도무지 모든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는 것 투성이었다.

 대충 아이에게 할머니의 죽음을 설명해 주긴 하였으나 처음 겪는 이경험이 완전히 와닿지 않는가보다. 그래서 나 또한 고민이 됐었다.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과 이쪽계통에 몸담고 있는 후배에게 조언을 구해보니 모두 대답이 비슷비슷하다. 아이들에게 죽음을 가르쳐주는 것에는 어떠한 답이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일단 아이에게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 올바르다고 한다. 정확하게 설명을 하여도 아이는 그순간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뭔가 영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나 또한 우왕좌왕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던 순간 이책을 발견하였다.

 이책은 조부모님의 죽음에 관한 책은 아니나 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잃게 되면서 마음을 다스려나가는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책이다. 책의 주인공들은 동물과 나무를 비유했다. 책의 제목처럼 부드러운 버드나무가 병을 앓다가 죽게 되는데 그것을 다람쥐인 아람이와 작은나무가 지켜보게 된다. 버드나무의 병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아람이는 크나큰 충격이었을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버드나무의 고통과 슬픔을 바라보면서 친구인 자신이 버드나무를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특별한 약을 쓰게 된다. 이약은 노래와 이야기라는 약이다. 아람이는 버드나무에게 시간이 지나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진 노랑나비에 관한 탄생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버드나무를 위로한다. 그다음해 버드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버드나무가 없다. 하지만 아람이는 '추억'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버드나무와의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버드나무를 기억한다.

 나는 이 '추억'이란 단어를 보는순간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내곁에 있었던 사람이 죽어 먼 곳으로 떠난 그빈자리는 추억이란 시간들이 메꿔줄 수가 있다. 물론 어른인 나는 어머님이 더 생각이 나서 추억한다는 것조차 힘겹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인 나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녀석도 할머니가 많이 보고플 것이다. 하지만 추억이란 것을 되뇌이는 순간은 나와는 조금 다른 반응을 나타내곤한다. 아들녀석은 그렇게 힘겹진 않은 것같다. 그래서 어쩌면 중요한 일을 맞닥뜨렸을땐 어른보다도 아이들이 오히려 더 어른스러워보인다.

 내가 너무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아들의 조부모님과의 이별에 대해서 나열해 놓았는데...책의 내용처럼 실제로 불치병에 걸린 친구를 두어 친구를 잃는다는 것에 슬퍼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죽음이란 것을 접한 아이들에게도 이책을 읽혀준다면 좋을 듯하다. 책의 뒷편에 부모를 위한 도움말도 세 페이지를 곁들이고 있다. 책의 저자인 조이스 밀스 라는 심리학 박사는 미국에서 부부관계, 가족치료전문가이자 아동치료 전문가로 연극 치료와 아동심리학 분야에 큰 공헌을 하여 국제 연극 치료상을 받았다고 한다.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그림책을 읽혀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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