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베니!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4
바르브로 린드그렌 지음, 최선경 옮김, 울루프 란드스트룀 그림 / 보림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아들은 현재 네 살!
이녀석은 주위 친구들의 아기동생들을 보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곁에 가서 뽀뽀세례를 퍼붓지만..
정작 본인에게 동생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한 번도 "엄마 나도 누구처럼 동생 갖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네 살이라서 그런말을 하지 못하는걸까?
암튼....녀석 혼자 잘 키워볼까? 고민 고민하다가 녀석이 자랄때 외롭지 않게 해주려 둘째를 가지기로 결심!
지금 현재 둘째를 가졌다.
그러니까 아들녀석이 내년 다섯 살이 되면 동생이 생긴다...그것도 동시에 두 명씩!..ㅡ.ㅡ;;

 그동안 동생이 생기면서 당황하는 큰아이들의 준비과정이 잘 나타나있는 그림책들을 눈여겨보긴 했지만 막상 둘째가 생기고보니 당황스럽긴 나또한 마찬가지다.
엄마뱃속에 아기가 꿈틀거린다는 걸 어느정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실로 의문스러웠다.
다행히 몇 달 전 EBS교육방송에서 성교육에 관한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었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고 재미나게 표현하여 큰아이와 나는 신기한 눈으로 보았었다..그때 녀석은 대충 저러면 아기가 생기나보다~~ 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기분도 잠시뿐!
동생과 아기는 별개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녀석에게 엄마가 너의 동생을 가졌다라고 말하면서 이책을 녀석에게 안겨주며 몇날 며칠을 읽어주었다..녀석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더니 이젠 저도 베니처럼 동생이 생긴다고 좋아라하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에 있어서 확실하게 아이에게 주입시킬 수 있는 방법은 뭐니 뭐니해도 그림책만한 것이 없다라는 걸 새삼 실감하는 바이다.
앞으로도 녀석에게 동생이 생기는 그림책들을 몇 권 더 사다줄 예정이지만 그래도 베니만큼 사랑을 듬뿍 줄지는 모르겠다...그토록 녀석은 현재 베니책을 끼고 산다.
베니책을 같이 읽고 나면 항상 녀석은 저도 베니처럼 동생을 안고 산책을 나갈 것이라고 얘기하고(둘을 데리고 어딜 나간다는겐지??...ㅡ.ㅡ;;)....저도 동생들에게 고무젖꼭지를 사줄 것이라고 얘길한다.
한 번은 뜬금없이 지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고무젖꼭지를 사오라고 생트집을 잡기도 했었다.
고무젖꼭지 색깔까지 다 정해놓는다....쌍둥이다보니 꼭 두녀석을 다 챙기는데...
"만복이는 빨간색 젖꼭지를 사줄꺼고..만희는 하얀색 젖꼭지를 사줄꺼에요!"라고 대답한다.
과연 녀석은 동생이 태어나면 지가 마음먹은대로 동생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
미흡하겠지만 아마도 녀석은 동생을 맞는 마음의 준비를 미리부터 하고는 있을 것이라는 것에 만족한다.

  이그림책을 읽고나면 아들녀석의 마음의 준비자세를 갖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나또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만 같다.
베니의 엄마는 베니가 동생을 데리고 밖에 데리고 나갔다 들어와도 엄마는 아주 태연하고 의연하다.
물론 갓난쟁이를 너무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도 들긴 하지만....이책의 맨마지막장은 아주 인상깊다...베니엄마는 베니의 행동을 믿고 있다..그러기에 나무라거나 타박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잘했다고 격려한다.
베니엄마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동생이 태어났다고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형과 언니는 그다지 많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오히려 인정받는 형으로서, 언니로서 더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동생을 돌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이제부터 베니엄마를 본받으련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잘했어 민아!"라는 말을 연습하여 쌍둥이들이 태어나면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지 않고 잘한다고 격려해주고 싶다....잘될지는 모르겠지만...ㅡ.ㅡ;;
마음이 돌아설땐 항상 이그림책을 펼쳐들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세로 큰아이를 바라보고 싶다.

 이책은 아이에겐 동생을 기다리는 마음의 준비를....그리고 엄마인 나에겐 동생이 생겨 불안한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다독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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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로운 엄마이시군요!
저는,.큰 애한테 그런 준비도 못 해주고....에혀....

반딧불,, 2005-09-2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게말여요. 그냥 아들만 죽어라 잡았었는데^^;;

마냐 2005-09-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복이, 만희...으하하.

책읽는나무 2005-09-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준비만 하고 있는데..막상 닥치면 뭐...맘대로 될지는 그누구도 장담 못할일이옵니다...ㅡ.ㅡ;;

반딧불님...............저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ㅠ.ㅠ

마냐님................좀 우습나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