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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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 할미>라는 그림책을 만든 조선경 작가가 만들어 낸 이그림책은 일단 받아들고 읽어본다면 절로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프로필에서 작가가 뉴욕에서 그림 공부를 하던 시절, 실제 지하철 청소부인 모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집에 들러 책장에 수없이 꽂혀 있는 책들과 수없이 많이 그린 그의 그림들과 그리고 피아노 작곡까지 하고 있는 그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그러면서도 늦은 밤 고된 일을 성실하게 해내고...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취미생활에 흠뻑 빠져 있는 모스에게서 큰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시절 그기억을 되살려 작가는 이책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책의 내용 또한 가슴 찡한 내용이지만서도 이책을 만들어 내게 된 그동기 역시 더욱더 머리를 숙이게 만드는 엄숙함이 밀려온다.
책의 내용을 잠깐 옮기자면 모스라는 지하철 청소부 아저씨는 늦은 밤이 되면 자신의 일터인 지하철로 발을 옮기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모스아저씨는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지하철을 청소한다.
그러다 깊은 터널쪽에서 쾌쾌한 냄새가 새어나와 승객들 모두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뒤 모스 아저씨는 직접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보게 된다.
그냄새의 원인을 직접 발견한 후 모스 아저씨는 마음이 편칠 않다.
집으로 돌아온 모스 아저씨는 여전히 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책장 옆에서 아저씨는 열심히 무언가를 적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후 아저씨는 터널안에 직접 들어가 날마다 조금씩 그곳을 청소한 뒤, 환기구 쪽에다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심어 그 나무를 돌봐주게 된다.
모스 아저씨가 돌봐 준 나무는 아주 오랜기간 동안  쑥쑥 자라 가지를 지상으로 뻗어 그곳 주변으로 다른 사람들이 심어 놓은 다른 나무들과 잘 어울려 도심 한복판에 시원하고 멋진 공원이 되어있었다.

 물론 작가가 실제로 만난 모스 아저씨가 실제로 저렇게 지하철 터널안쪽에 나무를 심은 건 아니지만 작가는 모스 아저씨는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면 분명 그렇게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일을 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이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프로필을 읽고 보면 모스 아저씨는 분명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나또한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그리고 세상 어디에선 분명 모스 아저씨 같은 분이 여럿 있어 여러 개의 지하정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남들이 그냥 하찮케 보아 넘기는 것을 애정과 정성을 쏟아서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일궈내는 일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모스 아저씨와 같이 마음 따뜻하고 훈훈한 정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책을 읽고 있으면 모스 아저씨는 지하철에만 지하 정원을 가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내맘속에도 정원을 가꾸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이미 정원을 만들어 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직업엔 귀천이 없지만 지하철 청소부라고 해서 큰일을 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후세에 길이 기억될만한 것을 남기려면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나 유명한 예술가가 남긴 예술작품이나 또는 유명한 발명가가 만든 발명품등을 남긴다면 몇 백년이 지나도 그이름은 영원히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며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유명한 그들이 남긴 그들의 작품은 길이 길이 기억되겠지만 그저 교양을 쌓기 위해 단순히 암기해야만 하는 작품들이지만 모스 아저씨가 만들어 놓은 지하정원에서 사랑으로 가꾼 나무가 훗날 시민공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모두가 다 진정 마음으로 기억하게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곳에 대한 전설이나 민담을 들을때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되듯 모스 아저씨가 만들어 놓은 공원이 실제의 모습으로 존재하였다면 아마도 똑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스 아저씨는 지하철 청소부 일에 평생을 바친 듯하다.
조금만 힘들면...조금만 기분 나쁘면...조금만 성에 안차면 직장을 옮기고 마는 세상에 모스 아저씨는 평생을 이일에 몸바쳐 일한다...물론 나자신도 결혼하기 전 직장생활을 할때 직장이 맘에 안든다는 이유로 몇 번 이직을 했었다...개인적으로 조금 반성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모스 아저씨의 삶이 때론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모스 아저씨만의 삶의 철학이 엿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보면 모스 아저씨는 흰머리와 흰수염을 하고서도 여전히 승강장 청소를 마치고 지하정원으로 향한다...내아이에게 모스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일을 하러 갔다고 해주니 녀석은 그것이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계속 묻곤 한다..."회사를 가면 할아버지가 돼요?"..."그럼 아빠도 할아버지가 돼요?"...........ㅡ.ㅡ;;;
녀석은 시간이 흘러 흘러 나이를 먹게 되어 할아버지가 되었다고 설명을 해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다..녀석은 아마도 회사에 일하러 가게 되면 금방 할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ㅠ.ㅠ;;
녀석은 아직 어려 지하정원에 대한 감동보다도 지하철의 그림을 보고 더 좋아 줄곧 책을 읽어주는 시간내내 녀석은 지하철 소리를 내느라 지금은 정신이 없다.
하지만 한 살 더 먹는다면 모스 아저씨의 깊고 따뜻한 마음을 곧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마 어쩌면 지금도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이해의 폭이 어느정도인지 알수는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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