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세 마리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0
폴 갤돈 글 그림, 허은실 옮김 / 보림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언뜻 보아서 곰 세 마리는 똑같은 곰 세 마리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곰 세 가족의 이야기였다.
작가는 폴 갤돈이라는 헝가리 작가인데...아주 그냥 자랑스럽게 책표지에 '폴 갤돈 다시 쓰고 그림'이라고 표기되어 있다...이게 무슨 뜻일까? 궁금했더랬는데...이작가는 옛이야기를 다시 쓰고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단다...
리뷰를 훑어보면 '곰 세 마리와 금발머리 소녀 이야기'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다시 그림책으로 엮었다는 글이 몇개 올라와 있는데..이 전문적인 리뷰를 보고서 적잖이 놀랐다.
왜?....
나는 금시초문이었으니까!....ㅡ.ㅡ;;
나는 이렇게 금시초문인데...다른엄마들은 아이들 그림책 읽혀주기에 앞서 이렇게 전문적인 지식이 많구나! 그리고 엄마도 공부를 많이 해야겠단 생각에 약간 주눅이 든다.
그래도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이런 그림책이 있다라고 주워들은게 어디냐!..^^

일단 미리부터 찜해둔 책을 구입해보았다.
곰 세 마리....아니 곰 세 가족이 일단 등장한다.
숲속 오두막집에 살고 있는 커다랗고 커다란 아빠곰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엄마곰과..조그맣고 조그만 아기곰이 살고 있다...나는 개인적으로 아빠곰을 아빠곰이라고 쓰고 엄마곰을 엄마곰이라고 썼으면 좋겠는데 이책에선 그러하지 않는다...한 마리는 커다랗고 커다란 곰...한 마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한 마리는 조그많고 조그만 곰..이렇게 적혀 있다...다른 뜻이 있나?
어감상 좀 거시기 하단 생각을 애써 감춘채~~~ 곰 세 마리의 그림을 보며 감탄할수밖에 없다.
털이 복실복실 진짜 곰같이 잘 그렸다.^^

죽을 끓였는데....죽그릇의 크기도 조그맣고 조그만 죽그릇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죽그릇과 커다랗고 커다란 죽그릇이 나란히 선반위에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곰들은 나란히 제각각의 크기에 맞는 의자에 앉아 책을 본다.
또한 제각각의 크기에 맞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일어난다.
아침에 죽을 끓였는데..너무 뜨거워 먹을수가 없어서 죽이 식을동안 곰가족은 밖으로 산책을 나간다.
그때 윗니 하나 빠진 금발머리 소녀가 곰 세 마리네 집을 어슬렁 거린다.
호기심이 많은 소녀인지 급기야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죽이 담겨 있는 그릇들을 보면서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조그맣고 조그만 죽그릇이 맘에 들어 죽을 냉큼 먹어버린다.
그리고 의자가 눈에 띄어 조그맣고 조그만 의자가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너무 푹신하지도 않아 딱 좋아 흔들 흔들 의자에 앉아 놀다가 그만 의자를 부러뜨려버린다..소녀가 사고를 쳤다..ㅡ.ㅡ;;
그래서 얼른 방으로 들어가 조그맣고 조그만 침대가 머리맡이 너무 높지도 않고 발치가 너무 높지 않아 딱 좋으니 그침대에서 그만 잠이 들어버린다.

숲속에서 돌아온 곰 세 마리는 죽그릇이 이상한걸 보고서 커다랗고 커다란 곰은 커다랗고 커다란 소리로 "누가 내죽을 먹었나봐!"소리를 질러대고...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리로 소리를 내고...조그맣고 조그만 곰은 조그맣고 조그만 소리로 "누가 내죽을 다 먹어 버렸어요!"라며 울먹인다.
결국 침대에서 누워자고 있는 범인인 금발머리 소녀를 발견하였는데..금발머리 소녀는 혼비백산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도망을 갔다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이야기는 그렇게 큰 재미가 느껴지지도 않고..그렇다고 그렇게 시시하지도 않다..??(전염되었나?ㅋㅋ)
하지만...이야기의 진행방식이 꽤 흥미진진하다.
커다랗고 커다란..크지도 작디도 않은..조그맣고 조그만...이런식의 운율이 재미있다.
커다랗고 할땐 정말 크게 소리를 내줘야만 할것이고..크지도 작지도 할땐 중간톤의 목소리로...
조그맣고 조그만을 할땐 개미소리로 내가며 책을 읽으면 아이는 재밌어한다.
아들녀석은 대체적으로 점층법 같은 종류의 그림책...그러니까 누구뒤에 누가 있고..그뒤에 또 누가 있고 그런식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이를테면 <카다란 순무>같은 책 말이다..그외에도 <낮잠 자는 집>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ㅠ.ㅠ...재미있어할것 같은 운율이 있는 단어들인데도 아이는 좀 지겨운가보다.
그래서 혹시 이책도 싫어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아이는 재밌어한다.
아마도 그림 자체가 아이의 눈을 자극시켰을테고....커다랗고 커다란~~~ 뭐 이런식의 나만의 방식으로 읽어주니 딴에는 재밌나보다..^^

이책을 통해 아이들은 상반된 구체적인 개념과 그중간의 개념을 느낄수 있으리라고 본다.
보통 크다와 작다라는 표현이 실린 책들이 많다..헌데 이책은 커다랗고 조그만것이 있다면 그중간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크기도 있다는것을 알려준다.
뜨겁고 차갑다와 또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먹기 좋은 적당한 죽그릇에 담긴 죽의 온도!
딱딱하다와 너무 푹신하다와 그리고 또 딱딱하지도 너무 푹신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안락함!
등등을 통하여 아이들은 어떤 그안락함과 온도와 크기의 개념을 머리속에 상상해볼것이다.

요즘 아이와 함께 목욕탕에 가면 온탕에 들어가 아이에게 물어본다..."물 안뜨거워?"
그러면 녀석은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딱 좋아~~"그런다.
다른 그림책에 이런 글이 나오는게 있긴 한데...녀석은 언제부턴가 이런 말을 부쩍 해댄다.
아마도 이러한 그림책들을 통해 개념자체를 익힌게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이그림책이 개인적으로 제법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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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1-2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과 귀한 경험???
전혀 아닐것으로 아옵니다...ㅋㅋㅋ
전 그저 얼음~~ 땡~~ 이놀이만 줄기차게 했었으니까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