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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걸어간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윤대녕 그의 소설책으론 이책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두번째 그의 소설을 읽은 책은 반대로 그가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은어낚시 통신>이란 책을 읽었더랬다.
처음 발표한 소설과 마지막에 발표한 소설과의 그사이에 접한 십년이란 세월을 그닥 느끼지 못할 정도로 윤대녕은 그만의 초지일관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지하려 애쓴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하긴...모든 사람마다 그만의 색깔과 냄새를 가지고 있듯이 글쓰는 작가들에게도 그만의 문체가 따로 있을것이다..작가의 이름을 숨긴채 이책을 읽어 보라고 권해준다면 아마도 윤대녕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적이 있는이라면 금방 알아챌수 있을만큼 윤대녕의 소설의 분위기는 특별하고도 강한 냄새를 풍긴다.
작가는 어떤 존재성과 삶의 의미를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는것 같다.
갑자기 사라진 그사람을 찾으러 다니면서 순간 순간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멍한 기분에 사로잡혀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는듯하다.
보통 내옆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그사람을 평소엔 소중함을 못느끼다 어딜 훌쩍 떠나버려 그사람의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그사람이 나에게 미친 영향과 나와 함께 공유한 시간들을 더듬다 보면 어느새 그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되려 내가 현재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되더란것이다.
윤작가는 혹시 그런식으로 의도한것은 아닐까? 남들보기엔 약간 유치하고도 가소로운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작가는 모든 소설마다 현실의 공간을 아주 사실적으로 나열해 놓는다.
<흑백텔레비전 꺼짐>에서는 정원과 일도는 종로 밀레니엄 플라자 33층에서 만나 둘은 다시 약속을 잡은곳은 지하철 종각역에서 만나 스파게티전문점(이곳도 상호가 정확하게 나온다..'아지오'란 곳이다.)에서 식사를 하고 광화문 불꽃 축제 현장을 바라본다.
<무더운 밤의 사라짐>에선 백화점에서(대충 어느 백화점일것이란 감이 오기도 한다.)
<찔레꽃 기념관>에선 주인공들이 거처하는 오피스텔은 '화수 오피스텔'이다..본문에는 이오피스텔의 주변풍경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올빼미와의 대화>에선 주인공은 김포공항에 자주 간다.
소설에서 지역명과 빌딩의 상호가 정확하게 자주 등장하는것은 예사로운일은 아니다.
헌데...윤대녕의 소설은 매번 정확하게 표기되는것 같다.
뭐 내가 서울에 살고 있질 않아 그곳에 가서 확인해본건 아니지만...빌딩의 상호가 가설일지라도 소설속에 나오는 그의미들은 정확하게 와닿는다..그래서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이웃일지도 모른다라는 착각이 인다..<은어낚시 통신>의 단편집에서 <소는 여관으로 들어온다 가끔>의 소설속에서는 경남 양산군 통도사에서 가까운 내원사라는 절에서 비구니가 된 여자주인공을 등장시키기 위해 이렇게도 정확하게 지명이 표기되어 있는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어쩌면...내가 살고 있는 고장이름이 소설속에 나왔기에 놀랐다라는게 더 정확할게다..)
지명이름이 나온게 뭐 어째서? 뭐가 그리 새삼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내겐 좀 특별하게 다가왔기에 몇자 적어본다면...
작가는 소설 본문 내용에서 꼭 빠지지 않는 여자 주인공들을 별안간 사라지게 만들거나..죽은 남자의 혼령을 사랑하여 실제 사귀는 남자를 차버리고 혼령을 기다린다거나 <올빼미와의 대화>에선 자기 자신과 통화를 하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듯한 주인공을 내세우는등 독자들을 현실감각을 잃어버리게 만들어버린다...때론 허공에 붕~~ 뜨는듯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 작가는 부러 지역명을 구체적으로 표기하여 가상공간을 실제공간인것처럼 우리들에게 현실감의 균형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란 의구심이 인다.
아무튼...약간 몽환적이면서 우수성이 짙은 이소설들은 나를 서서히 그의 소설속에서 허우적거리게끔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라는것은 확신한다.
소설을 읽는동안 꿈속을 거니는듯했다.
꿈속을 걸어 들어가 한바탕 휘젓고 뚜벅 뚜벅 걸어서 나와보니 내가 이세상을 살고 싶은 욕망을 더욱더 구체화 시켜주는듯하다..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소설을 읽고 나서 왠지 그러한 욕망을 느꼈다.
세상을 좀더 멋지게 살고 싶다라고.....
그가 말하는 걸어가는 그 목적지가 바로 이것이 아닐런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