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하지메라는 남자주인공은 어린시절에 시마모토라는 여자아이를 만났는데 이여자를 평생 첫사랑으로 간직하며 그리워하며 사는 남자다.
그그리움이 뭐랄까?
신비스러움속에 포장되어 애간장이 타들어갈 정도의 무게감 보다는..
자신이 처한 현실의 톱니바퀴에 잘 맞물려 돌아가면서 잘살아가다 톱니바퀴에 어떤 무제가 생겨 삐걱거리면 기름칠을 덧대어 잘 돌아갈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그러니까 필요에 따라 떠올려지는 환상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든다.
그환상속에서 하지메는 내가 나고 네가 너인게 맞는지 가끔 혼란스러운듯하다.
내가 나이고 네가 너다라는 그의식을 끝까지 고수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다보니 내가 너고, 너가 나인것 같다라는 착각이 임과 동시에...어느순간 나는 시마모토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가지게 되었다.

하지메는 평생을 자기 자신보다는 시마모토를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것이다.
물론 독신으로 첫사랑만을 그리워하며 산것은 아니다.
그는 여자친구도 사귀어 보았고..(그여자친구의 사촌언니와 몸을 섞어 여자친구에게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대학에 합격을 하였고...졸업후 직장을 다녔고...한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두딸을 낳았고...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는 장사가 잘되어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겉으로 보기엔 아무것도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삶같아 보인다.  
하지만...그는 삶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다 멈추기만 하면...항상 시마모토를 생각한다.

가끔은 남자들에게 첫사랑의 의미란것이 삶 전체에서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게 간혹 부럽다기보다는 괜스레 내삶이 서러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이유는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그냥 막연하게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메의 부인 유키코의 삶도 서러울법 할것인데...유키코는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서 하지메에게서 마음이 떠난것도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키코가 나에게 그리 서러울법한 일은 아니라고 얘기하는듯 하다.

차라리 하지메와 시마모토가 비행기를 타고 강을 찾아 여행을 떠났을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그순간...그냥 둘은 그렇게 그곳에 머물러 살아버렸으면..하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그러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지메에겐 유키코라는 부인과 사랑스런 두딸이 있다라는 현실이 그들의 발목을 잡은것인가?
하지메는 그현실을 과감히 놓아버리려 마음을 먹었지만..결국은 시마모토가 그것을 만류하였다.

이소설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하지메와 시마모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연인으로 끝이 났기 때문일까?...이렇게 나의 이중성을 또 이책을 통하여 확인한다.
불륜이라도 사랑하는 사이라면야...내삶이 서글퍼져도 좋으니...원하는 사람들끼리 사는게 낫다라고 머리는 생각하고 있지만..이것이 실제로 내생활로 접한다면...도저히 용납할수 없는 일이라고 절대 받아들일수 없을게다..너무 서러워서 견딜수 없을것 같다..
그래서 이런 나의 이중성을 별로 확인하고 싶지 않다만...그래도 연애소설에 손이 가는걸 어쩌겠는가!  

어쨌든...하지메의 얼음같이 차가운 환상(왜냐하면?...하구키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항상 차가운 얼음을 만지고 있는듯한 착각이 인다..주인공들이 열정적인듯 하면서도 집요하게 따져보면 참으로 차가운 이성을 가진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때문이다..)속에 가려진 시마모토에 대한 그리움과 마음이 녹녹히 가슴속에 녹아들어 며칠동안 마음이 설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