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차츰 날이 더워짐에 따라
차츰,차츰 내몸도 무거워지는 것같다.
그래서 아이들 책 읽어주기도 조금씩 버거워지고 있다.
스스로 읽기를 주도(?)하면서
어머님은 곁에 누워 있다가 잠이 들곤 하신다.ㅠ
일찍 주무시는 아이들 어머님은 새벽녘 다섯 시나 다섯 시 반쯤 잠이 깨 혼자 집안을 서성이신다.
요즘 일찍 자고,일찍 일어나니 스스로에겐 착한 행동이겠으나,
아이들에겐 참 못된 엄마가 되고 있는 것같다.
내책을 열심히 읽자니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는 것같고,
지난번 기억의 님집 댓글에서 '이젠 내책 열심히 안읽고 아이들에게 신경쓰겠다'는 댓글에
눈물빠지게 웃다가 문득 깊이 공감되기도 하여,
나도 책 게으르게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신경을 좀 쓰기로 했다.
헌데 체력의 한계와 심적 스트레스를 받곤한다.
날이 자꾸 더워지다보니 저녁엔 매일 애들 씻기고,저녁 챙겨 먹이면 금방 아홉시가 되고,
밤 아홉시만 넘으면 나는 또 졸고 있다.
아무래도 체력의 한계를 느껴 오전에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시작했는데
아마 그여파로 저질체력이 더 심한 저질체력의 등급으로 하락한 것같다.ㅠ
나른한 봄이 되면서 내몸도 나른해지는 것이 참 서글프다.ㅠ
비싼 영양제라도 하나 사다 먹어?^^
맘 고쳐먹고 어제 읽어준 책들을 기록한다.^^
3월말 둥이들의 생일이 있었는데 서울에 사는 하나뿐인 고모가 4월초에 전화를 주시어 간만에 생일선물을 챙겨주시려고 하셨다.아이들은 처음엔 목걸이랑 팔찌를 외쳤다.고모는 어디서 쇼핑하셨는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며 색깔을 선택하라고 하셨고,그사진을 본 둥이들은 심각하게 보더니 둘다 팔찌세트를 고르지 않았다.맘에 들지 않았나보다.ㅋㅋ
이젠 이것들도 좀 컸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한 녀석이 손목시계를 갖고 싶다고 외쳤다.
뜬금없어 왜 손목시계냐고 물었더니 유치원에서 누가 시계를 갖고 와서 자랑했나보다.
나는 또 그냥 문구점에서 캐릭터 시계를 사면 되겠거니 싶어 시누이한테 "시계"라고 문자를 찍어보냈더니 울시누이 허걱하셨다.
싼 목걸이 세트 두 개 보내주면 되겠다 싶었다가 비싼 손목시계를 요구하니 답으로 문자엔
"나 울고 싶다~"라고 보내셨다.ㅎㅎ
그래서 또 여차여차 문구점에 가면 살 수 있다고 설명을 해드렸는데도 생일선물로 조카들에게 그것을 해주긴 좀 민망하셨는지 둘러보고 부치겠노라 하셔 나도 은근 심적부담감과 미안함이 밀려왔던 지난 한 달!
결국 지수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고모! 시계 언제 받을 수 있어요?" 스토커 전화를 해대 심적 압박감에 못이긴 울시누이 이주전에 택배를 부치셨다.ㅋㅋ
그럼서 "지수때문에 무서웠다.이제 다시는 선물 뭐 받고 싶냐고 안물어볼꺼야"라고 못박으셨다.^^
지수의 예리한 열성(?)이 아니었다면 게으른 고모한테 선물 받으려면 한 육개월은 걸렸을터~
한 달만에 받아낸 시계는 정말 아이들의 환호성을 터트려줬다.
바쿠간의 캐릭터 손목시계인데 아이들 시계보는 공부가 되라고 고심해서 고르신 고모의 노고가 담뿍 깃들어 있었다.
시누이는 이마트에서 싸게 구입하셨다는데 아이들의 시계치곤 꽤 정교하면서 튼튼해보이는 멋진 시계였다.
아이들 입학전에 시계보는 법좀 가르치라는 시누이의 명령(?)하에 이참에 시계 그림책 두 권도 함께 주문해서 읽혔다.
예전에 시계 그림책1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혔는데 그땐 아이들이 숫자도 잘 모를때라 뭔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림 보는 재미에 빠져있었던 책이었다.
몇 달이 지나 다시 읽혀보니 1권인 '시'의 개념은 좀 이해를 하는 듯했다.
고모가 선물해주신 시계를 보고 며칠만에 속성으로 이해한 듯하다.^^
2권인 '분'의 개념이 나와있는 책은 아직 둥이들에게 어려운 듯하다.
나만 너무 좋은 책 아닌가? 혼자 황홀해 있는데 지윤이는 눈이 게슴츠레한 것이 잠이 쏟아지는 모양이어었다. 급기야 다른책을 읽어주면서 살짝 옆에 쳐다봤더니 대놓고 잔다.
(그시간부터 두 시간을 잤다.^^;;)
"난 그림은 안봐도 되니까 내앞에 책 안펼쳐도 돼요!"라고 말하면서 저쪽으로 고개 돌리고 있던폼이 어째 좀 수상쩍다 했었다.잠이 온다는 신호였었나보다.
잠도 오는데 어려운 시계그림책을 들이댔으니 수면제나 다름없었겠지.ㅋㅋ
아이들에게 지금은 조금 어렵겠지만 시계 선물에 매일같이 시계를 손목에 찼다,뺐다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레 이책이 아이들에게 친숙해질 수 있을 것같다.
특히 2권에선 '분'의 개념편에서 5분을 5개의 카드를 시계속에 나란히 나열해 놓고 있어 아이들 눈에 콕 심어줄 수 있어 나름 감탄했다.
분을 세는 것을 카드를 센다는 생각을 하면 되는 것이다.
암튼,이런책을 어떻게 이리 재미나게 만들 수 있을까? 혼자 감탄에 감탄을 했다는~~
입학을 하였어도 시계를 볼 줄 모른다면 이책을 몇 번씩 반복해서 보여준다면 아주 쉽고 재미나게 금방 시계를 볼 수 있을 것같다.
아마도 그전에 시계를 직접 사준다면 더 시계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
둥이들은 시간에 대해 요즘 급관심중이다.
지금 몇 시냐고 물어봐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지금은 몇 시 몇 분이라고 5분 간격으로 알려주기도 한다.그럴땐 넋 놓고 있다가도 5분간격으로 알려주는 시간들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1,2분 지나갔을 것이라 여겼건만 아이가 알려주는 5분은 참 빠르다.
그래서 요즘 안그래도 나이 먹어가는 것도 서럽건만,
아이들이 시시때때로 알려주는
지나가버린 시간들이 무척 아깝고도 귀하게 여겨지는 지금이다.
암튼, 적기에 선물해주신 아이들의 고모님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