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끝무렵 겨울이 시작됨을 알리는 그러한 날!
아침8시가 되기도 전에 먼곳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문자 한 통을 받았었다.
부고장의 문자였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유치원을 보내야하는 바쁜 시간이라 대충 문자를 읽었다.
친구 부모님의 부고라고 읽었다.
헌데 느낌이 왠지 좀 찜찜했다
일단 애들부터 챙겨야겠기에 학교 보내고 다시 생각을 좀 해보자 싶었는데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그친구의 문자를 받았느냐고 한다.
그렇다고 대답하고 아버님이냐? 어머님이냐? 되물었더니 이친구가 나를 답답해한다.
부모님이 아니고 친구 본인인 것같단 소리에 정말 할말을 잃었다.
다시 문자를 확인하니 친구가 맞았다.
맨마지막 부분에 "친구들 안녕! 사랑해!"라고 적혀 있었다.
........
그렇게 친구의 장례식을 이틀을 다녀왔었다.
위암 말기로 일 년을 투병하다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다.
병원을 가니 이미 말기라고 삼개월을 선고받았었다고 한다.
친구의 신랑도 같은과를 나온 동기다.
무덤덤하게 몇마디 말로 설명을 해주면서 빨갛게 충혈된 그오빠의 눈과
아빠곁을 떠나지 않는 5살과 3살난 친구의 딸아이들이 계속 잊혀지지 않았다.
아직 마흔을 넘기지 않고 홀아비가 된 그오빠도 안됐고,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야하는 두 딸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날지 애처로웠지만,
그래도 내겐 가장 가슴이 아픈건 너무 아파하면서 일찍 눈을 감은 내친구가 불쌍했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연락을 제대로 못한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다는 것!
그모든 것들이 한동안 나를 무척 힘들게 했었다.
장례식을 다녀와서 한 달동안 괜히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학창시절 같이 웃고,같이 영화보고,같이 답사다니고,같이 편지 주고 받고 했었던 추억들이 새삼 머리속에 하나 하나 뚜렷이 되살아나 또 그게 더 힘들었다.평소 잊고 지냈던 시간들이었는데.....
설거지하다가도,머리를 감다가도,아이들 옷을 입혀주다가도.....매번 눈물바람이었다.
왜 친구는 그동안 연락 한 번 하질 못했을까? 마지막 목소리를 들어본지가 몇 년이었을까?
나는 왜 또 연락을 못했을까? 안부문자라도 왜 전하질 못했을까?
친구가 결혼을 하고 서울올라가서 살게 되면서 먼 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점점 연락이 뜸했었던 것같다.
그래도 그렇지~~
후회에 또 후회를 해본들 내곁엔 그친구가 없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해가 바뀌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문자를 이제사 마구 보내고 싶어도 보낼수가 없다.
6년전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고나서부터 내곁에 소중한 사람들이 저세상으로 가는 것에 쉽게 마음정리가 잘안된다.그리곤 몇 달의 시간이 흐르고나서는 조금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같다.
더 놓치고 싶지 않다...
더 후회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는데 하지만 내생활엔 변화가 없어보인다.
마음만 바쁠뿐....
서재를 드문드문 들어오다보니 물만두님의 소식도 일 년이나 지나서야 접하게 되었었다.
큰충격과 후회를 많이 했더랬는데....얼마전 친구의 소식에 똑같은 후회를 반복하고 있다.
해가 바뀌었으니 나도 바꾸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저곳에서 바뀐 내모습을 친구가 지켜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친구가 아프지 않고 편안했으면 한다.
(물만두님도...)
친구야~
잘 가~
이제 내마음에서 떠나보낸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