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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와 가문비나무 이야기
줄리 샐러먼 지음, 공경희 옮김 / 해냄 / 1996년 12월
평점 :
품절
가끔씩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 계절을 초월하여 화면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낯선 느낌에 많은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을땐 그어색함은 조금 덜하다....
화면을 통한 시각으로 접하는 것들은 내가 따로 상상할 시간이 따로 필요없이 평면적인 모습을 다이렉트로 접하기 때문일테고....책으로 통한 시각은 나스스로가 애써 상상을 해야하는...길수도 있고...짧을수도 있는 시간의 차이 때문일것이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한층 더 슬플수도 있고..한층 더 아플수 있고...또 한층 더 고독할수 있으며....한층 더 공포스러울수도 있다...
요즘 내가 공포물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밤에는 공포물을 보질 못한다....ㅡ.ㅡ;;
올여름은 아주 아주 더웠다...
이더운 여름날에 한편의 동화같은 크리스마스트리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공경희씨가 번역한 작품이라 기본적인 신뢰성을 깔고 앉아서 읽었다....
(이상하게 이사람이 번역한 책들은 대부분 마음에 들었다...아니~~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이사람이 번역한 이유가 더컸을런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이번역가가 자신의 딸아이의 세돌맞이즘에 이책의 번역작업을 끝낼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인사말에 기록해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딸아이를 생각하며 번역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내자식을 위하는 마음에서 번역을 했다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듬뿍 담아서 번역했을것이란것은 짐작하고도 남겠다...
앤터니 수녀님과 60여년을 함께 해온 노르웨이 가문비나무가 록펠러 센터의 크리스마스 행사장에 메인트리로 옮겨지기까지의 과정을 소박하고 잔잔하게 읊어가는 내용이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많이 화려하고 아름답다...크리스마스에선 빼놓을수 없는 주인공이다...
나는 어렸을적에 크리스마스만 되면 트리를 장식하고 싶어 안달이 났었는데...도대체 어떤 나무를 사용하는건줄 몰라서 '뒷동산에 가서 소나무를 캐올까?? 그런데 저 소나무들은 너무 커서 내가 캘수도 없고...어린소나무가 있어야 하는데 말야~~' 하며 열심히 소나무를 찾으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나는 무조건 크리스마스엔 트리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해왔었다....
그리고 바로 작년겨울까지만해도 크리스마스가 되기 이주전부터 모형 트리를 구입하여 내아들앞에서 꾸며주고 불을 깜빡거리면서 즐거워했었다..
헌데 이책을 읽고나니....앤터니 수녀님의 생각에 고개가 숙여진다...
록펠러 센터 조경사인 주인공도 상업적인 시야로 물들어져 있었지만 앤터니 수녀님의 생애를 직접 들으면서 조금씩 마음의 동요를 일으켰듯이....나또한 순간적인 쾌락을 위하여 나자신이 섣불리 나서는 행동들이 타이에겐 수많은 시간동안 의지가 되고 믿음이 되어준 것들을 은연중에 모두 파괴할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앤터니 수녀님은 그가문비나무를 록펠러 센터로 보내주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해온 그수녀님은 가문비나무가 그곳으로 가길 원한다는걸 알아챘나보다....
성대한 크리스마스행사장에서 아름다운 가문비나무를 바라보며 타인들의 행복해하는 눈동자들을 바라보며 앤터니 수녀님은 마음의 고요를 얻는다....
이런것이 과연 진정한 '희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트리색깔같은 초록색겉표지에 쌓인 이책은 꼭 크리스마스이브날에 수줍은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한장의 크리스마스카드 같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참 예쁜책이다...
크리스마스를 미리 다녀온다고...읽는동안 여름의 더위를 잠시 씻겨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