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달전부터 이책을 구입하려.....장바구니에 담았다가....다른 책들에 혹해서 다시 보관함으로 이동시켰다가 또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또 보관함으로 이동하기를 여러 수차례를 반복한 책이다....ㅡ.ㅡ;;....매번 어린이주간베스트에서 빠지지 않고 보아왔던 책이었고....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 그림책에서 일찍이 접해 왔던 이태수님의 그림이란걸 알고는 있었지만....계절 그림책이란 시리즈물로서 나는 순전히 계절에 대한 설명 위주로 되어 있는 그림책인줄 알고 아이가 보기엔 좀 이르겠다 싶어 자꾸 구입하기를 뒤로 미루었던것같다......ㅡ.ㅡ;;

하지만....막상 이책을 받아든 순간....이정겹고 아름다운 풍경에 아이보다 내가 홀딱 빠져버렸다...아니나다를까!! 다른 엄마들도 모두다 아이보다 엄마들이 더 이그림책에 빠져버렸다고 리뷰가 쏙쏙 올라와있다...ㅎㅎㅎ....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공감하고 애정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우리들의 어린시절 풍경과 많이 흡사하기에 그림만 보고도 벌써 훈훈한 이미지를 가슴에 와닿아 있기 때문일것이다....물론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도 많겠지만....한번쯤은 방학때 시골에 놀러가본 기억이 있을것이라 생각한다....우리가 어릴때 시골은 말그래도 시골이었으니깐!!

지금은 시골이라 하여도 이그림책에 그려놓은 이러한 풍경들을 접하려면 더 깡촌으로 들어가야만 접해볼수 있을께다....그러니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겐 많이 생소하고 낯선 풍경으로 다가서고 있고..반면 엄마들은 옛 향수에 젖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면서 흐뭇해하고 있을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내가 어릴때 울친정집은 아버지가 회사원으로 출,퇴근을 하셨지만....밭을 몇평 임대하여 친정아버지와 어머니는 밭을 일구어 콩도 심고, 고추도 심고, 고무마도 심고, 옥수수도 심고, 호박,배추,무등 한가지씩 제법 여러가지를 조금씩 조금씩 심어 직접 키우시곤 하셨다....아버지가 퇴근해오셔서 밭에 일하러 가신다고 하시면 동생들과 같이 따라가서 우리삼형제는 일을 돕기는 커녕...밭에서 뛰어다니며 놀기 바빴다...그래도 그텃밭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가끔 지금도 친정어머니한테 그밭 얘길 꺼내면 농사경험이 없어서 고생한것에 비하면 수확도 없고...고생스러워서 한몇년 하다가 그만두셨다고 하셨다...하지만 왜 나는 그 텃밭이 생각이 많이 나는것일까??.....지금 내아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아이와 함께 그밭을 다시 내손으로 일구어보고 싶단 생각을 문득 문득 하게 된다.....물론 막상 하라고 하면 엄두를 못내겠지만.......ㅎㅎㅎ

이그림책엔 그렇게 옛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는 정겨움이 깃들어있다....우리아들은 나만큼 정겨움을 못느끼겠지만....지금 같이 키우는 아이스박스화분에 크고 있는 고추나 피망을 본터라....그림책에 나오는 고추밭을 보고서 눈빛을 반짝이곤 한다...저는 지가 본것이 그림책에 나오니 신기한가보다...하긴 나도 이렇게 정겨운 시골풍경을 생생하고 예쁘게 표현해낸것이 신기하긴 마찬가지다....ㅎㅎㅎ

심심해서 풀어놓은 동물들이 채소밭에 들어가 마구 짓밟고 뭉겨버리는 모습이 애써 지어놓은 밭농사를 망쳐놓은것이 내심 안타깝긴 하지만....어릴때 우리집에 키워본 돼지가 우리를 뿌수어 뛰쳐 나와선 텃밭에 심어놓은 고추랑 토마토밭을 망쳐놓은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나온다....돼지가 텃밭과 마당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는걸 현관에서 벌벌 떨면서 울상을 짓고 있던 내모습이 바로 돌이의 모습이었다...밭일에서 돌아오신 돌이엄마와 아버지가 고삐 풀려 망나니짓을 하던 가축들을 휘몰아 우리로 집어넣으시는 모습도 그때 우리 엄마와 아버지가 그 망나니 돼지를 돼지우리에 몰아넣던 모습도 생생히 기억나게 만들어주었다...^^

아마도 이러한 풍경들이 영화 필름처럼 생생히 기억나게 해주는것이 아이보다도 엄마들이 더 열광하게 만들어준 이그림책의 묘미인것같다...그래도 엄마들의 이러한 기억들이 있기에 우리아이들에게 더 잘 설명해줄수 있을것이다....이여름에 나기 시작하는 채소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말이다....^^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올쯤 가을에 관한 그림책을 다시 구입해줘야겠다....그리고 겨울이 다가오기전에 겨울에 관한 그림책을....다시 이듬해 봄이 되기전에 봄에 관한 그림책을 구입해줘야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6-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다보면 정말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지요?
저야...서울 토박이다 보니 그렇게 넓은 밭은 아니었지만 마당가에 엄마가 열심히 줄지어 세워놓으신 고추모종이며 담장을 넘어가던 호박넝쿨이며...그런 기억이 자꾸자꾸 나더이다.

책읽는나무 2004-06-27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저도 그래요!!
그래서 자주 이그림의 풍경을 가만 가만히 들여다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