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상실이 없다면 우리에게는 창조의 동기가 부족할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해나 시걸hanna Segal은 이렇게 썼다. "우리 안의 세계가파괴될 때, 그것이 죽고 사랑이 없을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파편화되고 우리 자신이 무력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때 우리는 우리 세계를 새롭게 개조하고, 조각들을 재조립하고, 죽은 파편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생명을 재창조해야 한다." 원예는 생명을 작동시키는일이고, 죽은 파편과 같은 씨앗은 우리가 세계를 새로이 개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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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대처하려면 우리는 안식처를 발견하거나 재발견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위로와 공감을 느껴야 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워즈워스에게, 자연 세계의 온화한 면모는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애도에 대한 한 논문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시인은 우리가 애도할 때 자연도 함께 애도해준다고 말한다." 그런 뒤 클라인은 애통의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세상에 대해,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우리 일부가 죽는 것과 같다. 우리는그런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고 싶지만 어느 시점에 의문이 생겨난다.
우리가 스스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정원을 돌보고 식물을 가꿀 때면 항상 이별과 재회를 맞닥뜨린다. 성장과 부패라는 자연 주기는 애도가 생명 주기의 일부라는 사실, 그리고 애도하지 못하면 영원한 겨울에 사로잡히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도와준다.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