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에서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결국 어디로 갈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목표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우리의 인생은방향을 못 찾는다.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빨리여행한다 해도 결코 그곳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미리 계획하느라 몇 달을 보내면서도 인생을 계획하는 데는 하루조차 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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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는 이렇게 썼다. "사람을 바꿀 생각을 하지 말라. 그보다는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을 바꿔라." - P89

금욕주의자는 괴짜 은둔자가 아니다. 그는 최상의 상태, 최상의 법칙, 최상의 삶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금욕주의자는 성자와 철학자뿐만 아니다. 역도선수, 축구선수, 장거리 달리기선수모두가 금욕주의자다.
"먼저 자신을 이겨야만 하는데, 이는 단련한다는 뜻이다. 그다음에는 진실을 직시하는 일을 감당해야만 한다"고 키에르케고르는 썼다. 그는 걷기를 단련의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에 걸으면서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었다. 칸트 역시 위대한 산책가였다.
이웃들은 마을을 지나가는 칸트를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
소로우는 산책한 시간만큼 글을 썼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때는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하나라고, 건강을 찬양한 사람 중 하나인 헉슬리는 말했다. 운동과 명상은 분명히 하나다. 니체는 이렇게 썼다. "가능한 한 앉아서 지내지 마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서 얻은 게 아니라면 어떤 사상도 믿지 마라. 그 사상의 향연에 몸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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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너자신을 알라"고 말한 소크라테스나 "효과적으로 살아가려면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만 한다"는 미국 수학자 노버트 와이너의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니면 "나는 삶의 예술가다. 내삶이 내 작품이다"라고 말한 일본의 스즈키 다이세츠 선사의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다른 무언가에 의해 삶의 흐름을 조절당하는 것이다. 몸이 우리에게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을 알라. 충분한 지식을 얻으라. 삶의 예술가가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발걸음을,
경기를, 점수를 조절할 것이다.
언제나 그 다른 무언가는 우리에게 압박수비를 펼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시간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요구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익히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북소리에 맞춰 걸어가라고 강요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계획들은 엉망이 된다. 온전히 우리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그 길이 엉망이 되는 셈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 방법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 P81

경기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흐름으로 경기를이끌어 가는 사람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지게 된다. - P79

"삶이란 꽤나 지루하고 답답하고 평범하다"고 러시아의 종교철학자인 니콜라이 베르댜예프는 말했다. 베르댜예프에 따르면우리 삶의 가장 큰 과제는 그런 삶을 타오르고 창조적이고 영적인 투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삶으로 바꾸는 일이다.
나도 동의한다. 시인, 아이, 운동선수, 성자 등 선택받은 극히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인간에게 삶이란 따분한 일이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인간은 오늘 자신이 직면한 현실을포기하고 대신 지난날의 달콤한 추억이나 앞으로의 장밋빛 인생에 빠져들 것이다. 인간은 지금 여기만 아니라면 그 어디든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과 정신이 살아 있는 아이와 시인, 성자와운동선수들에게 시간이란 늘 지금을 뜻한다. 그들은 영원히 지금을 살아간다. 격렬하게, 헌신적으로, 지금 이 순간 속으로 뛰어든다. 이 사람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 P82

모든 성자와 시인을 비롯해 진정한 삶을 사는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한 과거의 행동에 만족하지도 집착하지도 않는다.그들은 늘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왜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그러지 못할까? 다들조금씩은 시인이고 성자이고 운동선수이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온몸을 던지기를 거부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투쟁하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로 이뤄진 과거와 ‘절대로 그럴 리 없는‘ 미래의 세계에 산다.
우리에게는 바로 눈앞에 위험이 있다는 예감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조짐, 문을 열면 엄청나게 무자비한 기운이도사리고 있으리라는 느낌을 지니는 게 필요하다. 우리에게는우리의 지루한 일상을 느닷없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처럼 뒤흔들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지 보여줄 만한 위협이필요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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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녔던 열정이 사라지면 어떤 직업이든 의무가 됐다가종국에는 짐이 된다고 심리학자 융은말했다.이 때 삶은 점점꿈에서 멀어지다가 굴복하고야 만다고 소설가 제임스 미치너는 말했다. 그럼 무엇이 남는가? 야구선수인 빌 브래들리는 이렇게 말했다. "강렬한 열정으로 보냈던 젊은시절, 그 몇 년 동안의 느낌을 영영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살아간다." - P67

달리기를 하는 이유가 이성적이고 실제적일 수도 있고 그저 해내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아이처럼 멍해지는이 시간이 달리는 그 사람에게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일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달리기는 다음과 같은 궁극적인 질문에대한 대답이 된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 P69

그러나 결국에는 달리기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당하고 참된 나만의 방법이기 때문에 달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동맥과 심장과 순환계통이 좋아질 수는 있겠지만, 그건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내 참된 목표는 몸 가꾸기이지 아프지 않겠다거나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내 진정한 목표는 참된 높이까지 이르는 것이다. 내 진정한 목표는 원래 내가 지녔던 존엄을 되찾는것이다.
나는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달린다. 거짓말이 아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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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이 책에도 자세히 설명해놓은 자세히 따져보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아버지는 열정적으로 일상의 삶을 대했습니다. 열정이란말의 라틴어 어근은 "신이 자신의 내면에 가득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운동하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셨습니다. - P11

운동과 심성에 대해.
"운동을 한다고 좋은 심성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그것 이상의 일이 일어난다. 운동을 통해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운동을 할 때, 인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숨어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고싶어하는데, 운동은 다른 어떤 인간의 행위보다 빠르게, 고통없이, 그렇지만 분명하게 그 대답을 들려준다. 나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가 누구인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런 인간이되기 위해 노력한다." - P14

의식 아래에 숨겨진 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고독해져야 한다. 천재적인 사람이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건홀로 있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위원회 같은 곳에서 창조적인 행위를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일단 세상에서 떨어진 나만의공간에서 고독을 느끼며 진실이 찾아오기를, 그 진실을 글로 표현할 방법을 기다려야만 한다. - P21

창의적인 생각은 스스로 일어난다. 쥐어짠다고 나오지 않는다. 주문생산이 불가능하다. 달리면 빨리 써야 한다기나 잘 써야 한다거나 생각했던 만큼 써야 한다는 등의 생각에서자유로워진다. 달릴 때, 나는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사물들이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를 가만히 기다릴 수 있게 된다.
그러다가 생각도 멈추고 이성도 작용하지 않는 한 순간에 진실이 확 드러나는 걸 보게 된다. 나는 느닷없이 가려지지도, 강요받지도 않은 진실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쉴뿐이다. 내 안에서 쉴 뿐이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달리기 안에서 쉴 뿐이다. 그렇게 기다릴 뿐이다.
때로 그 기다림이 결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다. 인내심이, 기다리는 마음이, 내버려 두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쨌든끝맺지 못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 마치지 못한 일. 답장을 보내야만 하는 편지들, 작성해야만 하는 서류들. 시간에 맞춰 탑승해야만 하는 비행기들, 사람들은 그런 일들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에 깨달음이 떠오르기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하지만 나는 기다려야만 한다. 기다리며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마음이 움직임 없이 조용해질 때만이 우리 모두가 지닌 내면의 아름다움, 내면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작가들이 말하듯, 나는 진실이 찾아오는 그 순간에는 짧으나마 내 눈을 멀게할 정도로 환한 빛이 느껴진다는 걸 알고 있다. - P22

달리기를 예술로, 러너를 예술가로 볼 수 있을까?
피카소의 말은 좋은 대답이 될 것 같다. "예술은 무엇입니까?" 라고묻자, 피카소는 "예술이 아닌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니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달리기도 하나의예술이다. 달리면 그 말이 옳다는 걸 알게 된다. - P24

나는 내 나이에 맞서지 않는다. 달리기가 나를 대신해 싸워 이긴다. 달리기는 내 젊음의 원천이며 내 불로초다. 달릴 때 나는영원히 젊은이다. 달릴 때, 나이가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달리면서 노는 일이 시간을 이긴다는 걸 나는 안다.
길에서 달릴 때, 나는 앞으로 최대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그리하여 결국에는 일흔 네 살에 죽은 카잔차키스를 두고그의 아내가 말한 것처럼 내 젊은 날 처음으로 피어올랐던 꽃을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나이와 싸우지 않는다. 지루함, 반복적인 일상,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위험과 맞서 싸운다. - P31

나이를 더 먹고 싶지 않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몸과,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감정과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놀아야만 한다. 그럴 수 있을 때, 우리는 매순간 모든 일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특별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한가함만이 가치 있는 일이다. 러스킨이 "게으름을 자랑하는사람들"이라고 부른 그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 P33

내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달리기는 예술이며 달릴 때 나는 예술가다. 다른 사람에게는 무용이 그럴지 모르지만, 내게는 달리기가 예술이다. 이 세상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의 예술이다. 인류는 춤을 추기 이전에 벌써 달렸다. 나는 형상과 질료가 완전히 일치하는 행위를 춤이 아니라 달리기에서 찾는다.
또한 달리기는 허버트 리드가 말한 예술의 정의에도 부합한다. 리드는 예술이란 "혼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예술은 어떤 행위를 단계적으로 세분화하며 아무리 큰 것이라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삶의 리듬을 찾는 행위라고 했다. 리드가 달리는 사람을 보면서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정도다.
혼돈에서 벗어나 질서를 찾는 데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한 걸음 한 걸음, 한숨 한숨, 한 순간 한 순간, 한마일 한 마일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데 그보다 단계적인 방법이있을까? 앞으로 몸을 수그린 러너가 끝없는 길을 달리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공간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있을까? 적어도 나는 삶의 리듬을 찾으려고 할 때, 육체에 귀를 기울이려고할 때, 영혼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할 때 달리기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한다.
몸이 영혼이 되고 영혼이 몸이 되기 때문에 달리기는 완전한경험이 된다. 달리기는 예술이자, 예술 그 이상이다. 달리기는다른 어떤 예술보다 더 심오한 사상과 관념을 제공한다. - P35

자신에 대해, 자신의 본능과 감정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한 어떤 젊은이에게윌리엄 제임스가 한 말은 옳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운동에서 구원을 찾으라. 운동을 통해 다른 실제적인 일들이 베풀지못하는 가르침을 얻을 것이다." - P38

장거리 러너는 전혀 운동선수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아무도 없는 길에 홀로 뛰어가는 장거리 러너에게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그는 아무런 맥락 없이현재만을 살아갈 뿐이다.
장거리 러너는 시장 가치라고는 하나도 없는 행동을 하면서엄청난 주의를 기울인다. 도무지 살아가는 것과는 무관한 일에푹 빠져 살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그러나 이 무뚝뚝하고 집밖에서 지내기 좋아하는 존재, 이대단히 평범하고 일반적이나 사람 같지 않은 러너는 삶에 대한중요한 전언을 지녔다. 우리 모두 들을 수 있으나 잘 듣지 못하는 전언을 말이다.
장거리 러너는 예언자다. 시인처럼 장거리 러너는 행로의 더듬이와 같다. 시인처럼 장거리 러너는 모든 일에 자신의 온 존재를 바친다. 시인처럼 장거리 러너는 "소유한 엄청난 것들, 자신의 육체와 불같은 영혼을 고마워한다. 시인처럼, 장거리 러너는 자신이야말로 가장 큰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장거리 러너는 자신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 그 해답을 통해 참된자신의 모습을 만든다. 다시 한번 시인처럼, 장거리 러너는 우리 모두가 이 진실을 알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몸을 통해,
그 경험을 통해 바로 이 순간, 언제라도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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