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너자신을 알라"고 말한 소크라테스나 "효과적으로 살아가려면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만 한다"는 미국 수학자 노버트 와이너의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니면 "나는 삶의 예술가다. 내삶이 내 작품이다"라고 말한 일본의 스즈키 다이세츠 선사의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다른 무언가에 의해 삶의 흐름을 조절당하는 것이다. 몸이 우리에게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을 알라. 충분한 지식을 얻으라. 삶의 예술가가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발걸음을, 경기를, 점수를 조절할 것이다. 언제나 그 다른 무언가는 우리에게 압박수비를 펼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시간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요구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익히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북소리에 맞춰 걸어가라고 강요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계획들은 엉망이 된다. 온전히 우리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그 길이 엉망이 되는 셈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 방법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 P81
경기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흐름으로 경기를이끌어 가는 사람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지게 된다. - P79
"삶이란 꽤나 지루하고 답답하고 평범하다"고 러시아의 종교철학자인 니콜라이 베르댜예프는 말했다. 베르댜예프에 따르면우리 삶의 가장 큰 과제는 그런 삶을 타오르고 창조적이고 영적인 투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삶으로 바꾸는 일이다. 나도 동의한다. 시인, 아이, 운동선수, 성자 등 선택받은 극히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인간에게 삶이란 따분한 일이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인간은 오늘 자신이 직면한 현실을포기하고 대신 지난날의 달콤한 추억이나 앞으로의 장밋빛 인생에 빠져들 것이다. 인간은 지금 여기만 아니라면 그 어디든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과 정신이 살아 있는 아이와 시인, 성자와운동선수들에게 시간이란 늘 지금을 뜻한다. 그들은 영원히 지금을 살아간다. 격렬하게, 헌신적으로, 지금 이 순간 속으로 뛰어든다. 이 사람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 P82
모든 성자와 시인을 비롯해 진정한 삶을 사는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한 과거의 행동에 만족하지도 집착하지도 않는다.그들은 늘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왜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그러지 못할까? 다들조금씩은 시인이고 성자이고 운동선수이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온몸을 던지기를 거부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투쟁하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로 이뤄진 과거와 ‘절대로 그럴 리 없는‘ 미래의 세계에 산다. 우리에게는 바로 눈앞에 위험이 있다는 예감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조짐, 문을 열면 엄청나게 무자비한 기운이도사리고 있으리라는 느낌을 지니는 게 필요하다. 우리에게는우리의 지루한 일상을 느닷없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처럼 뒤흔들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지 보여줄 만한 위협이필요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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