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로봇 필립 K. 딕의 SF걸작선 3
필립 K. 딕 지음, 어윤금 외 옮김 / 집사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출판사의 얍삽함을 말해 무엇하랴마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무리 출판사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 책도 장사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지켜야만 하는 선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선이 무너지면 책이라는 것도 한낱 물건으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이 물건일 수 있을까... 이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그러니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이 단편집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단편은 <전쟁 놀이>다. 아이들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가 배경이고 그 사원들의 새로운 장난감을 만드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이 너무 놀랍다. 블루 마블 같은 게임이 있다. 그런데 룰이 모든 것을 고의적으로 잃어야만 이기는 게임이다.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전쟁이란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모두 잃게 되는 게임이란 뜻일까... 이 책 부시가 좀 읽지 않으려나... 하긴 그가 이런 것을 이해할 리가 없지...

<사기꾼 로봇>은 말할 필요도 없는 필립 K. 딕의 대표적인 단편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나를 돌아본다. 과연 내가 나를 증명할 것이 무엇인가...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당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당신의 기억이 입력된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정말 인간은 어떤 존재여야 하고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 지 다시 생각해 보는 요즘이다.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사기꾼 로봇이 더 인간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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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관의 살인사건
YUKITO AYATSUJI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자칫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싶기 때문에 미루다 쓴다. 인형관이라는 마네킹이 가득한 집... 역시 이상한 건축물만 짓는 나카지마 세이지의 건축물이다. 이 집을 유산으로 물려 받아 어머니와 함께 오게 된 약해 보이는 청년... 그는 인형들의 눈이 한 곳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더불어 인형들에게서 한 가지 부위들이 없다는 것도... 그리고 그 눈들이 가리킨 곳을 판 청년은 경악을 하게 된다. 거기에는 관이 있고 그 관에는 인형들에게서 빠진 부위들로 하나의 마네킹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청년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그 참혹했던 일을... 그런 와중 살인 사건이 이어지고 청년은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나게 된다. 청년은 자신의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고 시마다 키요시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그는 올 수 없는 먼 곳에 있다.

이 작품을 싫어하는 독자들이 많다. 관 시리즈 가운데 가장 싫어하는 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이 작품이 좋다. 뻔한 구성보다 이런 구성도 매력적이다. 항상 관 시리즈는 이분법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이 작품에서만은 말할 수 없다. 그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역시 책은 주관적이다. 읽는 이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그래서 더 좋다. 그리고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책을 읽는다는 것도 좋다. 책이 영화보다 좋은 점 또한 이런 점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이 허무하기보다는 완벽한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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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06-3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을 거 같네요. 한여름밤의 납량극장으로 만들면 딱일 거 같아요!

물만두 2004-06-3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전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섭지는 않지만 좀...

sayonara 2004-06-30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전일 스타일!? 그렇다면 놓칠 수 없죠. 저도 나중에 리뷰 올라갑니다.

데메트리오스 2004-07-1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왠지 김전일 스럽군요

비츠로 2004-07-17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시리즈 6권 전권을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
저는 전권을 가지고 있지요. ㅋㅋㅋ
구하기 엄청 힘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금 암흑관이 출간된다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볼 수 있을런지...ㅠ.ㅠ

물만두 2004-07-1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소식 들었습니다. 암흑관 6천엔이라니 넘 비싸더군요. 저야 일본어도 못하니 그림의 떡이지만요. 빨리 출판하기만을 바래야겠죠, 그러면서 관 시리즈가 다시 나오면 더욱 좋구요...

비츠로 2004-07-1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천엔짜리는 소장판이라 고급스러워서 그렇다더군요. 좀 있으면 저렴한 보급판도 나올 것 같기는 한데 저로서는 아무 의미가 없지요. 번역되어 나오기 전까지는.. 요즘 일본추리소설을 보면서 학고 다닐 때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았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방긋 2004-07-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일본어를 배웠어도 늘 한국말만 듣고 쓰면서
일본어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다보면
안 배운 거랑 똑같습니다. ㅡ ㅡa
 

맛의 달인 88

 태양의 가면

마법의 도서관

카르티에 라탱

 모래그릇

 너를 노린다

동서추리문고 때문에 또 샀다. 으... 아직 주문한 거 도착도 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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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2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법의 도서관 살까 말까 고민 중인데, 잘 됐네요.. ^^;;;
DMB 두 권도 물만두님 평을 읽은 다음에.. 카르티에 라탱은 꽤 재미있던데요-

panda78 2004-06-2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양의 가면도 꽤 관심이 갑니다. 표절도 나름 즐겁게 읽었기 때문에.. 아.. 또 보관함에 책이 늘겠구나.. ^^;;

물만두 2004-06-2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판다님 미워요. 글도 못쓰는 사람한테... 저도 카르티에 라탱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로렌초의시종 2004-06-2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있는 거 2권 카르티에 라탱, 마법의 도서관...... 둘 다 못읽었지만요 ㅡ ㅡ;;;;;;

panda78 2004-06-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못쓰는 사람이라뇨, 물만두님이 그러심 알라딘 그만둘 사람 많---습니다요!
책 살 때 물만두님 평에 얼마나 의지하는데.. (녜.. 이제부터는 추천도 잘 누를게요. ^^;;)

mira95 2004-06-2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데체 물만두님은 하루에 몇 권의 책을 읽으시는 걸까요? ㅡㅡ;

물만두 2004-06-3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가 아니라 한달에 평균 열권에서 열다섯권 읽습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열권 못 읽었네요. 하두 심정이 복장해서리... 백조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요것밖에 없어서랍니다...
 
수차관의 살인사건
YUKITO AYATSUJI / 학산문화사(만화)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유키토 아야츠지의 관 시리즈에는 하나의 패턴이 존재한다. 그것은 두 개의 공간이라든가, 두 가지 시간이라던가, 하는 이분법적 구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첫 작품인 <십관관의 살인 사건>은 아직 못 읽어 봤지만 그 작품에서는 섬과 육지라는 지형적 이분법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의 이분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간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이 이 작품에서는 공존한다. 1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된다.

줄거리는 1년에 한번씩 유명한 화가의 기일에 모여 추모의 밤을 갖게 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1년 전의 회고 사이에서의 연관성을 찾는 것이다. 여기에 홀연히 나타나 이 시리즈의 또 하나의 테마이기도 한 나카지마 세이지의 건축물을 찾아다니는 어느 절의 삼남인 시마다 키요시가 탐정 역할을 하는데 이는 나중에 추리 소설가 시시야 카도미가 된다. 수차 모양의 저택이라... 꼭 김전일을 연상시키는 제목이기는 하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독특한 건축물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너무 간단한 작품이라 사실 조금 실망했다. 관 시리즈에 대한 기대로 악착같이 절판된 희귀본을 모으는 중인데... 하지만 마지막의 장면은 섬뜩함이 좋았다. 오히려 호러물을 싫어하는데 이 점이 이 작품을 그나마 살려준다고 할까... 그렇다고 무시무시한 호러는 아니고 단지 인간에게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메시지의 요상한 전달이라고나 할까... 첫 작품인 <십각관의 살인 사건>을 못 읽은 탓일까... 다음 작품은 좀 더 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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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06-2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망이 별 넷인가요!? 별점인플레다...

물만두 2004-06-2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가 컸다는 뜻입니다. 저 원래 이래요...

비츠로 2004-07-17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시리즈는 시계관이 압권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살인사건과 더불어 트릭으로서는 최고라 생각됩니다.
없으시다면 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물만두 2004-07-18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각관만 뺴고 다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미경 잔혹소설'
환청과 악몽, 과대망상에 시달리는 이방인. 불우한 유년시절로 정신분열증을 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이 악을분출하는 한 방법으로 잔혹한 괴기소설을 쓴다. 그를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가 잔혹하게 살해당하자 유력한 범인으로 소설의 작가를 지목하는데…
하지만 작가와 찾아간 범죄현장에서 또 다른 원고를 발견하는데... 그 원고 안에는 힘든 유년시절과 현재의 자신의 안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원고를 쓴 사람이 범인이다..

추리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작가가 어려서 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고 그 꿈들에서 발췌한 10가지 잔혹소설을 묶어놓았다..

'숲에 안개가 끼는 날마다, 메타세퀘이아 가로수 밑에서 자전거 벨소리가 들려온다. 딸랑...딸랑...딸랑... 그리고 자지러지게 웃는 뚱보녀석의 그 기괴한 웃음소리도 함께.....'
- 메타세퀘이아 나무 아래서

'그녀는 이미 그들의 먹이가 되어가고 있었네, 그녀의 음부와 상처에 쉬파리의 침략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일세, 장관이었지..'
- 황금 쉬파리

'어둠 속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연구실 바닥에 뒹굴고 있는 조인영의 절단된 머리통이었다'
- 단두대

'입안에서 뭔가 자라기 시작한다. 하나님 맙소사! 어떻게 이런 일이....'
- 괴상한 해초

카르티에 라탱을 사고 싶었느나 마일리지에 맞추다 보니 이리 사게 되었다. <단테 클럽>이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속는셈 치고 샀다. <괴상한 해초>는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이제야 구입하게 되었다...

벼룩만화 총서 세트 1차분 - 전8권

이거 샀다. 한번 봐야지... 사실은 사길래... 알라딘이 제일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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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백 2004-06-2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엄청난 독서력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BRINY 2004-06-2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테 클럽 살까 말까 고민 중인데, 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물만두 2004-06-28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이니님 미워요. 글 잘쓰시는 분이 쓰셔야 많은 분들이 보죠. 저한테 이러시면... 그나저나 피델님과 켈님을 믿겠습니다. 아구찜님 백조가 하는 일이 이거랍니다...

물만두 2004-06-2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짝 놀랐습니다...

2004-06-28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yo12 2004-06-29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테 클럽을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님이 읽으신 감상을 기다리겠습니다. ^.~

물만두 2004-06-2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뒤마 클럽 그거 저 엄청 재미없었는데 이 일을... 으... 혈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