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로봇 필립 K. 딕의 SF걸작선 3
필립 K. 딕 지음, 어윤금 외 옮김 / 집사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출판사의 얍삽함을 말해 무엇하랴마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무리 출판사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 책도 장사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지켜야만 하는 선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선이 무너지면 책이라는 것도 한낱 물건으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이 물건일 수 있을까... 이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그러니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이 단편집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단편은 <전쟁 놀이>다. 아이들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가 배경이고 그 사원들의 새로운 장난감을 만드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이 너무 놀랍다. 블루 마블 같은 게임이 있다. 그런데 룰이 모든 것을 고의적으로 잃어야만 이기는 게임이다.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전쟁이란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모두 잃게 되는 게임이란 뜻일까... 이 책 부시가 좀 읽지 않으려나... 하긴 그가 이런 것을 이해할 리가 없지...

<사기꾼 로봇>은 말할 필요도 없는 필립 K. 딕의 대표적인 단편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나를 돌아본다. 과연 내가 나를 증명할 것이 무엇인가...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당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당신의 기억이 입력된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정말 인간은 어떤 존재여야 하고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 지 다시 생각해 보는 요즘이다.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사기꾼 로봇이 더 인간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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