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스스로 도시전설을 만들어냈다.
코트를 입고 은빛으로 반사가 되는 선그라스를 낀 올빼미 남자.
그 전설이 되기로 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죽음과 자살, 죄에 대해 작가 나름의 독특한 시각에 담아 그린 작품.

새빨간 사랑을 읽었다면 작가의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꽃밥도 있는데 그건 아직 안 읽었다.
그나저나  도시 속 어떤 괴담을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

일본 표지가 더 멋있다 ㅡㅡ;;;

은행을 배경으로 사라진 거액을 찾는 미스터리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안의 사람들, 인간 군상들의 저마다의 모습인것 같다.
1998년 <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이 작품이 잘 되서 끝없는 바닥도 보고 싶다.
그나저나 니시키씨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이즈미 쿄카'상의 이즈미 쿄카의 작품이다.
수술실에서의 묘한 사건을 그린 '외과실'
쿄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영미권에서도 널리 알려진 '고야성'
역시나 괴담스러운 분위기의 '띠가 듬성듬성 난 곳'
혼령이 등장하는 '눈썹없는 혼령'
이렇게 수록되어 있다.
기리노 나쓰오가 수상한 작품상의 작가라니 더욱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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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우연히 만나 은행을 정기적으로 털게 된 4인조의 이야기다. 평범한 공무원인 나루세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에 이 팀의 리더다. 그가 모든 계획을 짜고 돈을 분배한다. 나루세와 고교동창인 교노는 말만하면 허풍에 거짓말이라 아내가 하는 카페를 아지트로 제공하고 은행에서 사람들을 말로 현혹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소매치기인 구온은 나루세를 돕는 보조 역할과 각종 물품 조달 담당이지만 이것도 나루세의 명령에 의해서 한다. 인간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는 인물로 돈만 생기면 양을 보러 뉴질랜드로 간다. 운전사인 유키코는 인간시계다. 생체리듬이 초단위로 맞춰졌는지 기가 막히게 운전을 하지만 남자보는 눈이 없어 노름하는 남자의 돈을 갚으라는 사채꾼을 피해 아들과 함께 도망을 온 신세다.

이 네 명이 펼치는 갱들의 사는 이야기가 바로 지구 돌리기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갱들이 은행을 털어도 보험을 든 은행은 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보다 더 나쁜 짓하고서도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 정치가나 기업가도 많으니 자신들 같은 조무래기들이야 그저 세상의 여러 사람 가운데 잘 살아보려는 사람들 아니겠냐고 묻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시던가 말든가 이사카 코타로가 점점 번드르르한 말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 그다지 나쁜 건 아닌데 같은, 아니 비슷한 음악을 계속 듣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런 음악이 계속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에 따라서 질리게도 되니까 이사카 코타로 작품은 좀 시간을 두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리지 않게.

그래도 이 작품에서 맘에 드는 대사가 하나 있다. 다른 번드르르한 말들 말고 유키코가 아들에 대해 하는 말이다. “상관없어. 동성애자든 뭐든. 건강하기만 하면 돼.” 그렇다. 자식의 성 정체성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사느냐다. 건강하게 사느냐 아니냐 그것을 부모들은 고민해야 한다. 그 건강은 육체적이기도 하고 정신적이기도 하다. 그거에 비하면 성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아들이 내 맘에 드는 여자와 결혼을 하느냐, 좀 덜 맘에 드는 여자와 결혼을 하느냐의 문제정도밖에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날들이 온다면 이들이 외치는 ‘우리의 로망은 여기다.’ 라고 말해도 되지 싶다. 우리의 로망은 어디인가? 그건 물어서 뭐하게? 그냥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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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8-2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끌려 왔어요.
역시~.
<우리의 로망은 어디인가? 그건 물어서 뭐하게? 그냥 좀 살자!!! >
이 마무리가 젤 와 닿는데요?
막바지 더위도 잘 이겨내고 계신거죠?


물만두 2007-08-21 09:45   좋아요 0 | URL
네~ 그럭저럭요^^
님도 잘 계시죠? 벌써 추석을 준비하시니...
우리의 로망은 언제나 지금 이순간이었으면 합니다^^
 
계간 미스터리 2007.여름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한국추리작가협회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번 계간지에는 장편이 연재된다는 점이 특색이다. 특히 이상우, 김성종이라는 추리소설계의 거목 두 작가의 연재이니 기대가 된다. 하지만 이상우의 <지구 남쪽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했는데 김성종의 <더러운 도시>는 초반부터 껄끄럽다. 다음을 봐야하겠지만 미완인 작품에 대한 느낌은 생략한다.

 

이수광의 <이 소사 살인사건>은 정약용을 등장시킨 그의 조선을 뒤흔든 몇 가지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인데 어전의 묘사가 좀 거슬렸다. 기라성이라니... 이건 좀 아니지 않을까 싶다. 현대물이라면 흔히 쓰는 말이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하지만 작품 자체는 좋았다. 너무 뻔한 스토리라는 점만 뺀다면.

강형원의 <살아있는 전설>을 보면서 작가가 작정을 하고 이 시대를 무대로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편이 계속 한 시대만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이 작품이 제일 좋았다. 너무 정곡을 찔러서 사는 게 허무해지기는 했지만.

장태우의 <미행하는 남자>는 코지 미스터리처럼 웃음을 자아낸 작품이었다. 좀 더 밝고 유쾌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특색 있었다.

한이의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하리니>는 이색적인 배경의 작품이었다. 좀 더 장편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카 사부로의 <거미>는 역시 트릭의 나라다운 작품이었다.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없이 읽힌다는 것이 그들에게 축적된 미스터리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러웠다.

만화 <결정적 실수>는 예전에 형사 콜롬보에서 사용한 범인이 잡히게 되는 결정적인 방법이 똑같이 등장한다.

 

이번 계간지는 그래도 봄 호에 비해서도 다양함을 보여주고 미스터리 만화도 국외편을 그린 것이 아닌 국내 작가의 작품을 그리고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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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와로 2007-08-2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형사 콜롬보에서 사용한 트릭이 뭔데요?^^

물만두 2007-08-28 16:54   좋아요 0 | URL
그걸 말씀 드리면 스포일러인데 결정적으로 잡히는 부분입니다.
그게 예전에 콜롬보에서 범인 잡은 방법과 같더군요.
앗, 트릭이 아니라 잡히는 방법이네요 ㅠ.ㅠ

물만두 2007-08-28 16:55   좋아요 0 | URL
에고 고쳤습니다. 잘못 쓰고도 이렇게 모른다니까요 ㅜ.ㅜ
 

미미여사의 작품이 또 나왔다.
루이스캐럴의 작품 스나크 사냥의 일부가 인용된다고 한다.
단 하룻밤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니 박진감 넘치는 작품일 것 같다.
하드보일드풍이라고 하니 더 기대된다.
하지만 미미여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통찰이겠지 싶다.
미미여사는 미미여사니까.



일본판 표지

루이스 캐롤의 스나크사냥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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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08-1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추리소설인가요?

물만두 2007-08-17 18:44   좋아요 0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소설입니다.
아래 표지는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루이스 캐롤의 스나크 사냥입니다.
제목이 같아요.
 
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가정이든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시시콜콜 작고 소소한 일이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아 보이는 것이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 한 가정이 등장한다. 아니 두 가정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한 형사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엄마와 단 둘이 살던 자신을 아버지처럼 잘 보살펴준 외삼촌과 그 외삼촌과 소원하게 지내는 사촌 형에 대한 가정의 작은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 다음에 또 다른 가정이 등장한다. 그 사촌 형이 바로 가가형사다.

아내의 놀라는 전화를 받고 집에 가는 나이 든 가장은 생각이 많다. 치매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고부갈등으로 인해 발길을 끊었다가 어머니를 모신다는 것은 핑계고 집을 장만할 수 없는 자신들이 선택한 것은 어머니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가족 간의 따듯함은 없었다. 어머니는 혼자 사는 거나 마찬가지였고 자신은 바람을 피웠고 아내는 아들에게만 절절 맸고 그 아들은 왕따를 당하고 모든 것을 부모 탓만 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랐다. 그런 아들이 어린 소녀를 살해했다. 처음에는 자수를 생각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시체를 유기하고 마지막 대안까지 준비를 한다.

도대체 부모란, 자식이란 어떤 존재일까? 우리에게 가정이란,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들 그 따위로 키워서 어쩌려고 그러냐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이기적인 자식은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부모에게 기대서 아직도 젖먹이 아이처럼 떨어지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님 마음은 어떨까. 혹여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실까. 아니 남들이 자식 잘못 가르쳤다고 손가락질 받는 건 아니실까 걱정이 되었다. 남 탓할 처지가 아니다. 우린 모두.

우리가 무엇을 아는가? 지금 우리가 부모님 마음을 안다고 모두 헤아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아무리 고루하고 진부하다고 거부하던 부모님 세대의 교육이 지금 돌아보면 지금의 부모세대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된다. 아니라면 지금 더 좋고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우리 때보다 더 예의 없고 제멋대로일 수는 없을 테니까.

이 책은 초, 중학생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반드시 봐야만 하는 작품이다. 지금 당신의 가정은 어떤 모습인지,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거울이라면 그 거울이 얼마나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이 작가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좋다. 사람살이 모두가 미스터리라는 그의 생각에 감탄하게 된다. 가슴이 미어지는 슬프고도 화가 나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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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8-1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좋다..... 흑~ 절대동감!

물만두 2007-08-17 11:52   좋아요 0 | URL
거기다 돈도 무지 잡아먹는다!!!

2007-08-17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7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1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 히가시노 게이고.. 군만두님, 사실은.. 첨 들어봐요 ㅎㅎ
초중 자녀를 둔 부모라면 저도 꼭 봐야하는 작품이네요. 꾸욱^^

물만두 2007-08-18 16:36   좋아요 0 | URL
반하군님 오셨군요^^
모르셨다고라~
음... 읽고 검사받으세요.
아님 옥상에서 김태희가 되셔야 합니다^^ㅋㅋㅋ

뽀송이 2007-08-1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담아갑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추천!!!

물만두 2007-08-19 18:41   좋아요 0 | URL
보시면 많은 생각이 드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