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약값 인하에 대해 환자를 대표한 복지부가 아닌 제약회사 손을 들어줬다. 이로 인해 고작 14%라도 내리려 했던 의도가 사라졌다. 복지부는 항소할 뜻을 밝혔다.
사람 목숨 살리라고 거기 앉혔더니 사람 죽이겠다고 덤비는 판사를 키우고 말았다. 포털사이트에는 메인 화면에도 뜨지 못하는 기사가 되고 말았다. 우리 사회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정말 심각하다.
약 못먹으면 죽는다. 약값은 겁나게 비싸다. 빚을 내서라도 사먹는다. 그들에게는 두가지 선택만이 있다. 죽느냐 사느냐. 내가 죽어 가족을 살릴 것이냐 가족과 함께 빚더미에서 서서히 죽을 것이냐. 우리가 그들에게 이런 잔인한 선택만을 남겨 놓고 말았다.
글리벡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는 강제조정을 해서라도 약값을 낮췄는데 우리나라는 손놓고 있다가 복지부에서 백혈병 환자에게는 보험 적용을 빼기까지 하다가 어렵게 소송을 했는데 우리나라 법원에서 이런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돈없는 자 살 자격도 없다는 말인가. 서방 7개국의 약값을 비교했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비교가 문제가 아니다. 환자들이 약값이 비싸다고 하면 비싼거다. 잘 사는 사람이 약값이 문제가 되나? 언제나 가난한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약이 있는데도 돈이 없어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게 얼마나 답답한 상황인지 모른다. 아파도 약이 없는 불치병 환자도 세상에는 많다. 그들에게는 약이 존재하는 병은 희망이다. 그런데 희망이 있는 이들도 희망이 사라지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이들이 있다는 건 약이 개발되도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걸 말해주는 가슴 아픈 일이다. 희망이 절망이 되어 퍼지게 만드는 이들은 누구인가.
정말 세상 제대로 돌아가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글리벡 약값 인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복지부에서 더 많은 후속 조치들을 해야 한다. 내 글이 비록 공염불이 될지라도 오늘은 정말 이 말들은 토해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