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예 12년>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계기로 한꺼번에 5종의 번역서가 나옴으로써 미국의 노예제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는데, 관련서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중 가장 중량감 있는 책이 에드먼드 모건의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비봉출판사, 1997)인데, 이미 절판된 책이라 '사라진 책들'에 넣어둔다. 책은 두 주 전에 헌책방에 주문해서 구했다(2008년에 쓴 페이퍼에서도 한번 다뤘지만 확인해보니 그때는 구입하지 않았었다).

 

 

거기에 보탠다면 디스커버리 총서의 <흑인노예와 노예상인>(시공사, 1998)도 유익한 참고도서다. 디스커버리 총서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펴내는 총서인데, 역시나 갈리마르에서 나온 '인물 역사 발자취' 시리즈의 <노예>(종이비행기, 2006)도 나왔었다. 지금은 절판된 상태(이 시리즈는 전 20권 가운데 <알라딘>만 살아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다시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로 돌아오면 "미국 초창기 신대륙 식민지의 생생한 이야기. 미국 역사의 가장 큰 모순은 노예제도와 자유가 동시에 발전했다는 사실. 초창기 버지니아 식민지를 중심으로 탐험가, 인디언, 식민지 지사, 대농장주 등을 통해 노예제를 기반으로 건설된 미국의 모순을 파헤쳤다."

 

 

 

새삼 미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바로 노예제도와 민주주의의 병행발전이다(그리스 민주정과 비교해보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지). 저자인 에드먼드 모건은 예일대의 미국사 교수로 재직했으며 식민지 시기와 미국혁명이 전공 분야다. 특히 18세기 버지니아인들에 관한 연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는 바로 그 연구를 집약하고 있다. 역자는 이렇게 소개한다.

미국역사에서 가장 모순된 점은 바로 노예제도와 민주주의가 병행하여 발전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모순을 이해하려면 모건의 버지니아 식민지에 관한 연구를 이해해야만 한다. 미국혁명에서 자유와 평등을 가장 힘차게 주장한 사람들이 바로 버지니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억압에 항거하여 싸운 조지 워싱턴과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이 버지니아 출신이었고, 헌법에 권리장전을 처음 첨부한 주도 버지니아였다. 그리고 신생공화국 초기 36년 중에서 32년 동안 버지니아 출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들 모두가 노예를 소유한 농장주들이었다. 따라서 노예제도와 자유의 기이한 결합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바로 버지니아 식민지의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모건의 저서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는 바로 이러한 기이한 결합에 관한 이야기이다.

 

 

흠, <노예12년>만 앞다투어 낼 게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역사서라도 다시 내면 좋겠다. 원서는 1975년에 나온 것이니 거의 40년 전 책이다. 그 사이에 나온 역저들이 분명 없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대로 마조리 간, 재닛 월렛의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스마트주니어, 2012)도 구입했는데, 이건 청소년용으로 노예제도 5쳔년의 역사를 개관한 책이다. 간략한 서술과 화보로 구성돼 있는데, 전체를 일람하는 데 요긴하다...

 

14.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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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이 후딱 지나가버렸는데, 점심을 먹기 전에 '이주의 고전'을 고른다. '이주의 고전'이라고는 하지만 '오늘의 고전'이라는 카테고리도 가능할 만큼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책에 파묻히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정한 목표는 3할대 '타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10권의 책이 나오면 적어도 3권 정도는 이 코너에서 다루는 것. 혹은 3권 중의 1권 정도는 언급하는 게 목표다. 그런 기준으로 오늘 고른 책은 '스위스의 괴테'로 불리는 고트프리트 켈러의 <젤트빌라 사람들>(창비, 2014)이다.

 

 

 

<젤트빌라 사람들>은 노벨레(중편) 모음집으로 모두 10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전에 나온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열림원, 2002)과 <옷이 날개>(고대출판부, 2008)도 이 모음집에 속한 작품들이다. 얼마전에 인터텟 헌책방에서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구했는데, 이번에 나온 <젤트빌라 사람들>에 수록돼 있다. 그래도 역자가 다른지라 '중복'은 아니다. <옷이 날개>는 <젤트빌라 사람들>에 실린 <옷이 사람을 만든다>와 같은 작품일 걸로 추정된다.

 

 

아쉬운 것은 전체 10편 가운데 4편만 번역된 것. 역자도 마찬가지 소회여서 "완역하지 못하고 유감스럽게도 1부와 2부에서 각각 2편씩만 골라 서언과 함께 번역한 점에 대해서는 번역자로서 미안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고 적었다. 고로 역자의 뜻은 아니었던 듯싶다.

 

 

 

켈러의 대표작은 <초록의 하인리히>(한길사, 2009)다. 독일어권 교양소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는 통상 <녹의의 하인리히>란 제목으로 알려졌던 작품이다('녹색 옷을 입은 하인리히'란 뜻). 소개는 이렇다.

 

한 젊은이의 성장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괴테의 교양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의 전통선상에 있다. 반면 작품의 기본구조가 일인칭 서술자에 의한 연대기 회상의 형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전기적(자서전적) 소설의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초록의 하인리히’라는 별명은 절약가였던 어머니가 아들의 옷을 전부 죽은 아버지의 유품인 초록색 옷을 고쳐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주인공 하인리히가 늘 초록색 옷을 입고 다닌 데서 생겨난 것이다.  

<초록의 하인리히>는 개인적으로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작품이다. 언젠가 독일 교양소설을 강의에서 다룰 기회가 있다면 몰아서 읽어볼 계획만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적어두면, 무언의 압력은 되리라. 참고로, 벤야민의 비평집 <서사 기억 비평의 자리>(길, 2012)에는 15쪽 가량의 '고트프리트 켈러'론이 들어 있다...

 

14.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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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 날에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미세먼지는 오늘도 다 가시지 않았고,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세 모녀 소식이 아침부터 마음을 무겁게 한 하루였다. 김우창 선생의 말대로 평범한 사람도 선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면, 한국사회는 아직 멀었다. 선하고 정직하게 살면 '손해'라는 생각이 통념으로 군림하는 한, 세계 최악의 자살율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긴 나쁜 정부와 나쁜 권력이 판치는 치세에 많은 걸 기대하기도 어렵다.

 

 

 

첫번째로 고른 이주의 책은 '뉴레프트 리뷰'의 인터뷰를 프랜시스 멀헌이 엮은 <좌파로 살다>(사계절, 2014)다. "지난 100년의 시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자본과 권력과 불의에 맞서 싸웠던 16명의 좌파 인물들의 고민과 고백을 통해 좌파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캐어묻고 고민하고자 한다." 죄르지 루카치부터 조반니 아리기까지인데, 일본의 아사다 아키라와 중국의 왕후이가 대표격으로 포함된 게 눈에 띈다.

 

 

두번째 책은 <전복적 이성>(갈무리, 2011)의 저자 워너 본펠드가 편집하고 안토니오 네그리, 존 홀러웨이, 해리 클리버 등 9명의 자율주의 저자들이 참여한 <탈정치의 정치학>(갈무리, 2014)이다. "필자들은 출현하고 있는 전지구적 투쟁들을, ‘잠재적인 것’의 형태로 실재하는 ‘공통적인 것’을 현실 속에서 구체화하는 혁명적 코뮤니즘의 산 실험장으로 간주한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사회적 투쟁들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고무하며, 그러한 투쟁들에 결합하려는 치열한 노력의 소산이다."  

 

 

세번째는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이후, 2010)의 저자 존 그레이의 <동물들의 침묵>(이후, 2014)다. 소개된 책으로는 다섯번 째인데, 이번에도 '우리시대의 쇼펜하우어'라는 별칭에 걸맞은 쓴소리를 잔뜩 장전하고 있다. 소개는 이렇다.

화제작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에서 인간의 특징을 ‘파괴적이고 약탈적인 종’이라는 사실에서 찾았던 존 그레이가 이번에는 ‘신화를 만들어 내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휴머니스트들은 인류가 신화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떠들지만, 자신들이 믿는 문명의 진보가 사실이 아니고 신념이며, 또 다른 신화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진보라는 신화는 싸구려 음악처럼 뇌를 마비시키면서 사기를 진작시킨다.” 존 그레이는 행복과 자아실현이야말로 그러한 신화 가운데서도 최악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그 자아대로 되어야만 행복해진다는 믿음”에 기대고 있는 이들 신화는 인간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을 상정하고, 그에 미치지 못한 삶은 비루하고 무의미한 삶으로 격하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가 '진보를 비롯한 오늘날의 파괴적 신화에 대하여'이다.

 

 

네번째는 니체 연구자 데이비드 크렐과 도널드 베이츠의 <좋은 유럽인 니체>(글항아리, 2014)다. "니체의 집필장소를 빠짐없이 쫓아가 찍고 기록한 독특한 전기"다. 니체 독자들에겐 멋진 선물이 될 만한 책.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로마사 관련서를 골랐다. <고대 로마인의 24시간>(까치, 2012)의 저자 알베르토 안젤라의 신작 <고대 로마인의 성과 사랑>(까치, 2014). 소개에 따르면,  로마 시대의 군대나 폼페이 혹은 여러 황제들을 다룬 책들은 무수히 많지만, 고대 로마인들의 사랑을 다룬 책은 극소수라고 한다. 바로 그 극소수에 해당하는 책인 셈.

 

 

덧붙이자면, 로마사 관련서로는 <몸젠의 로마사2>(푸른역사, 2014)도 출간됐다. 작년 3얼에 1권이 나왔으니까 1년만이다. 완간은 아직 먼 듯싶지만, 그래도 출간의 보폭은 꽤나 미덥다. 로마 병정들의 그것처럼...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좌파로 살다- 좋은 삶을 고민한 문제적 인간들
뉴레프트리뷰 & 프랜시스 멀헌 엮음, 유강은 옮김 / 사계절 / 2014년 2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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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탈정치의 정치학- 비판과 전복을 넘어 주체성의 구성으로
안토니오 네그리 외 지음, 워너 본펠드 엮음, 김의연 옮김 / 갈무리 / 2014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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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침묵- 진보를 비롯한 오늘날의 파괴적 신화에 대하여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문강형준 / 이후 / 2014년 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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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은 유럽인 니체- 니체가 살고 숨쉬고 느낀 유럽을 거닐다
데이비드 패럴 크렐 외 지음, 박우정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3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26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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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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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독자라면 다 알고 있을 만한데, 독일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책이 연거푸 출간됐다. <예술쳬계이론>(한길사, 2014)에 이어서 <사회의 법>(새물결, 2014)까지 나온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반가운 뉴스이긴 하지만, 부담스러운 뉴스이기도 하다. 독서에 대한 부담에 더하여 책값도 만만찮아서다(정가로는 6만원이 넘으니 하드카바 원서와 비교해야만 납득할 수 있는 가격대다). 어지간한 책 세 권 읽는다고 생각해야 할 수준이다. 다만 번역만 명쾌하다면 감수할 수 있겠다. 자세한 리뷰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루만의 책들을 일단 리스트로 모아놓는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사회의 법
니클라스 루만 지음, 윤재왕 옮김 / 새물결 / 2014년 2월
69,000원 → 65,550원(5%할인) / 마일리지 2,07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2월 27일에 저장

예술체계이론
니클라스 루만 지음, 박여성.이철 옮김 / 한길사 / 2014년 2월
33,000원 → 29,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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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사회 - 전2권- 수정번역본
니클라스 루만 지음, 장춘익 옮김 / 새물결 / 2012년 11월
95,000원 → 85,500원(10%할인) / 마일리지 4,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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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서의 사랑- 친밀성의 코드화
니클라스 루만 지음, 권기돈 외 옮김 / 새물결 / 2009년 10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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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분야의 세부 범주 가운데 '사회운동' 혹은 '시민운동' 파트가 있다. 이 분야의 책들도 알게 모르게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이번주 신간 가운데는 프랑스 기자 베네딕트 마니에의 <백만 개의 조용한 혁명>(책세상, 2014)이 거기에 속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에 삶이 파괴되고 공익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중단된 상황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름 없는 시민들의 연대기"라고 소개되는 책이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시민인 그들이 ‘나’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움직임들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조용하지만 위력적인 혁명들로 진화해왔다.

 

 

이 책의 저자이자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 기자 베네딕트 마니에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시민사회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들에 주목해왔다. 이 움직임들은 관 주도의 ‘운동’도 아닌 데다 특정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는데도 가히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던 농촌은 다시 신록으로 우거지게 되었고, 실업이 만연하던 많은 나라들에는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고질적 가난과 기아로 괴로움을 당하던 이들은 더 나은 생활을 하며 배를 곯지 않고, 다국적기업들에 초토화된 지역 경제는 다시 부흥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국가나 거대 기업이 해낸 일들이 아니다. 무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해낸 일이다.

이런 멋있는 문구로도 소개된다. "'어제의 세계'에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사회, 경제를 제안하는 21세기 세계 시민 백과사전'.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영감과 통찰을 전해줄 만한 책이다.  

 

 

 

같은 범주의 책으로 조지 제이콥 홀리요크의 <로치데일공정선구자혐동조합>(그물코, 2013)은 협동조합운동의 고전으로 "영국 랭커셔 주의 작은 마을 로치데일에서 노동자 28명이 28파운드를 가지고 만든 세계 최초의 소비자협동조합이며, 국제협동운동의 기본원칙으로 지금도 계승되고 있는 ‘로치데일 원칙’을 확립한 로치데일공정선구자협동조합의 기록"이다. 마크 윈의 <협동으로 만드는 먹거리 혁명>(따비, 2013)은  다국적 식품·농업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먹거리 산업체계에서 '먹거리 민주주의'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색하는 책이고, 니시무라 이치로의 <살아 숨쉬는 마을 만들기>(알마, 2013)는 일본의 미나미의료생협을 소개하는 책이다. "시골의 낡고 작은 진료소에서 시작했던 작은 의료생협운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고 지금에 이르렀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거기에 국내서도 몇 권 더 얹자면, 이경선의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들>(뜨인돌, 2013)은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SEWB)에서 실무자로 활동했던 글쓴이가 그 동안의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적정기술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나아갈 방향을 밝힌 책이다." 하승수, 서형원의 <행복하려면 녹색>(이매진, 2014)은 제목에 이미 저자들의 주장이 다 포함돼 있는데,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인 하승수 변호사와 녹색당 풀뿌리정치지원단장인 서형원 과천시의회 의원은 행복하지 못한 한국에서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탈성장’과 ‘녹색’이라고 강조한다. 생태적 지혜, 사회정의, 풀뿌리 민주주의, 비폭력 평화, 지속 가능성, 다양성 옹호라는 기본 가치를 존중하는 녹색당을 통해 다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녹색당원말 읽으라는 책은 아니다.

 

'대안의 영토를 찾아가는 한국의 사회 혁신가들'을 다룬 <우리에게는 또 다른 영토가 있다>(알렙, 2014)도 대안사회운동의 한 사례로 눈길을 끈다.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라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회 혁신가들 17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개는 이렇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가들의 현재 화두와 쟁점을 살피고, 이들이 일구어가는 희망과 대안, 그리고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저자인 송화준(사회적 기업가 포럼 대표)과 한솔(사회적 탐험가 네트워크 운영자)은, 강성태, 김정태, 도현명, 최장순, 한동헌 등 청년 사회적 혁신가들뿐만 아니라, 김종휘, 정선희, 조한혜정, 전효관 등 1세대 활동가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임팩트 비즈니스(선한 영향력)라는 새로운 가치를 말하고자 한다.

'백만 개의 조용한 혁명'은 이러한 운동과 흐름을 뭉뚱그려주는 말로 적합해보인다...

 

14.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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