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도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 되어 어제까지 느긋했던 마음도 슬슬 바빠지고 있다. 며칠 손에 닿는 대로 책을 읽었지만 이제 강의준비도 해야 하고 독서도 모종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러시아혁명사에서 20세기 이데올로기로, 독일근현대사로 종횡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은 이제 더이상 내 편이 아니다. 모래시계로 치면 뒤집힌 이후에는 적들의 시간이다.

윌리 톰슨의 <20세기 이데올로기>(산처럼)는 진도가 더디게 나가는 책이다. 공부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책. 아렌트의 <전체주의의기원>과 같이 읽어나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박노자의 <러시아혁명사 강의>(나무연필)는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책과함께)의 보충으로 읽고 있는데, 강의니 만큼 수월하게 읽힌다. 최일붕의 <러시아혁명>까지 이 참에 읽어두려고 한다. 더 무리하면 레닌과 스탈린 평전에 이르게 된다.

<20세기 이데올로기>를 읽다가 독일사를 보충하려고 손에 든 책이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돌베개)다. 역시나 기대만큼 잘 쓰인 책. 아직 초반부임에도 남은 분량을 체크해보게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아쉬워하듯이 다 읽는 게 아쉬워서. 여기서 더 무리하면 <바이마르 공화국의 해체>(나남, 전3권)로 가게 된다. 몇 페이지 읽기는 했는데 역시나 이번 연휴에는 무리다.

그밖에 뇌과학과 윤리, 사회적 협력, 지식의 사회사 관련서 등 벌려놓은 책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이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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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다. 유력 후보군에는 빠져 있었기에 신선하지만 지난해처럼 충격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이미 맨부커상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파이기 때문에. 짐작에 이로써 올해 유력 후보였던 응구기나 하루키는 노벨상과는 당분간 인연이 없을 듯싶다. 더불어, 도박사이트의 예측은 앞으로도 계속 빗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어깃장을 놓기로 작정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미를 부여하자면, 한국계 미국작가 이창래의 수상 가능성이 한국인 작가의 수상 가능성보다 더 높을 듯싶다는 것(맨부커상을 먼저 받아야겠지만).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이미 주요작이 번역되어 있는 상태다(올해는 민음사의 완승이로군). 다섯 권을 리스트로 골라놓는다.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품절

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9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구판절판
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17년 10월 05일에 저장

창백한 언덕 풍경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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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생각연구소)를 고른다. 저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 ˝최신의 뇌과학과 심리학이 새롭게 밝혀낸 감정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책에 대한 흥미의 근거다.

여러 동료학자들의 추천사가 신뢰를 갖게끔 하는데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의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감정의 과학에 관한 뛰어나고 독창적인 책˝이라고 평했다. 감정에 관한 새로운 발견들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원저는 올해 나왔고 보급판(페이퍼백)은 내년 봄에야 출간된다. 그만큼 따끈한 책.

번역서론 700쪽 분량인데 책을 옮긴 최호영 박사는 이 분야의 책을 부지런히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슈아 그린의 <옳고 그름>(시공사), 매튜 리버먼의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시공사) 등 내가 구입한 것도 여러 권이다. <사회적 뇌>는 요즘 다시 관심을 갖게 된 주제여서 책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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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rjfnr 2024-10-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 뇌‘ 이 책에 관심이 갑니다.
같이 읽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문뜩 듭니다. ♡♡
 

배송은 안 되지만 연휴라고 해서 주문마저 안 되는 건 아니다. 필요한 책이나 관심도서는 그때그때 주문하는데 다음주에 배송될 책 가운데 고대하는 것은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평전 <괴테, 예술작품 같은 삶>(휴북스)이다.

지난봄에 독문학 강의를 하면서 영역본은 이미 구해놓고 번역본도 나오면 좋겠다고 바라던 책인데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독문학 전공자들의 공역이어서 가능했던 듯(역자가 10여 명이다).

부제처럼 붙은 ‘예술작품 같은 삶‘은 ‘예술작품으로서 삶‘이라고도 옮겨진다. 알렉산더 네하마스의 저명한 니체 연구서의 제목이 <니체: 문학으로서 삶>(연암서가)이기도 하다. 니체가 ‘예술작품(문학)으로서의 삶‘의 모델로 생각했던 인물이 괴테이기도 하다. 괴테 자신이 전인(whole man)의 모델이기도 하고.

옛날 초등학교 본관 건물에 교육목표로 붙어 있던 ‘전인교육‘의 모델이 괴테라는 걸 알게 된 건 훨씬 나중의 일이다. 동아시아에서라면 공자 이래로 ‘성인‘이나 ‘군자‘가 인간이 도달해야 할 이념형이었다면 괴테 시대 이후 서양에서는 ‘전인‘이 된다. 이 ‘전인‘은 독일 교양주의 세례를 받은 마르크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그가 도래할 공산주의 사회의 새로운 인간을 상상할 때도 ‘전인‘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괴테 평전 읽기는 한 거인의 평전 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근대인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성취가 무엇인가를 가늠해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계급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면 그것은 교양 있는 시민계급의 이상형을 재평가하는 일이다.

‘예술작품 같은 삶‘, 혹은 ‘전인적 삶‘은 우리 시대(포스트휴먼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모델이 될 수 있는지, 여전히 우리는 괴테 패러다임 안에 있는지 이제 검토해볼 수 있겠다. <괴테, 예술같은 삶>을 읽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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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오랜만에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국내 저자 3인이다. 먼저 김용택 시인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마음을 따르면 된다>(마음산책, 2017)를 펴냈다.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마음산책, 2005)의 속편 격인데,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 


"<마음을 따르면 된다>는 그 이후 요리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들 민세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학을 갔지만 자퇴를 하고 방황을 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스펙' 없는 청춘의 모습을 대변한다. 다시 새롭게 공부를 하고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민세에게 여전히 아버지는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는다. 질풍노도의 청춘을 지나 서른 살이 된 민세의 인생 여정에 언제나 함께한 아버지의 간곡한 마음 78편을 엮었다.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아들 민세의 편지 30편도 수록했다는 점이다."


가족을 생각하게끔 되는 추석 연휴에 읽어봄직한 산문집이다. 



소설가 김종광도 첫 산문집을 냈다.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교유서가, 2017).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처음의 아해들> 등의 소설을 통해 특유의 입담과 해학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짧은 글 속에 우리네 이야기를 능청스럽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읽고 나면 마음이 짠해지게 만드는 저자의 주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김종광의 트레이드 마크는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이다. 산문집에서도 주특기가 발휘된다고 하니까 가을 우울증 증세가 있는 분들에게 좋은 처방이 될 듯싶다. 



소설가이자 번역가로서 이제는 원로에 해당하는 안정효 선생이 자서전을 펴냈다. <세월의 설거지>(세경, 2017). '안정효의 3인칭 자서전'이 부제. 자서전이란 말이 붙지 않았다면 자전소설로도 읽을 수 있겠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지난해에 <낭만시대 명배우 55>와 <반항시대 명배우 50>(세경, 2016)을 출간하기도 했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원작자답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9)는 현재 절판된 상태인데(영화의 시나리오만 찾아볼 수 있다),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어느 새 20년이 되어 간다...


17. 10.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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