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 휴양지로 1박2일의 짧은 휴가를 다녀올 예정이라 오전부터 분위기가 어수선한데(그래봐야 강의할 책들을 싸들고 가는 휴가다), '이주의 고전'까지는 골라놓고 떠나도록 한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서커스, 2016)가 정식 판권계약을 맺고 출간되어서다. 

 

"양자역학을 창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학문적 자서전이다. 한 과학자의 학문적 이력을 넘어 원자물리학의 황금시대에 대한 일급 기록이기도 한 이 책에는 원자라는 미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혁명을 일으킨 양자역학의 발전에 참여한 수많은 천재들의 캐릭터와 일화가 밀도 높게 기록되어 있다. 정식 한국어판에서는 최신판 독일 원전을 꼼꼼히 옮기고 전공 학자가 감수를 맡고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각주를 추가했다. 낯선 물리학 용어들과 철학 용어들을 최대한 일반인들의 언어로 풀어 설명해 이해를 돕고자 했고 생생한 대화의 내용을 살리는 문체로 가독성을 높였다."

사실 이 책이 '고전'으로서 확실한 지위를 갖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영역본도 잘 찾을 수 없기 때문인데, 영어권에서 하이젠베르크의 대표 저작은 <물리학과 철학>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우 이 세계적 물리학자의 '학문적 자서전'은 오랜동안 '필독서'로 추천돼왔다. 나도 학부시절에 누군가로부터 추천받아서 처음 읽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전설의 이면에는 뒷소문도 따라다녔는데, 번역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었다(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도 그런 소문이 따라붙는 대표적인 책이다). 읽은 지도 오래됐고, 독어판과 대조해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니어서, 나는 그냥 누군가(대개 젊은 학생들)에게 추천할 일이 생기면 '번역이 좋지는 않지만'이란 단서를 붙이곤 했다. 잘 읽히지가 않아서 중간에 책을 덮더라도 그게 독자의 역량 탓만은 아니라는 암시를 미리 주려고 했던 것이다. 이번에 나온 새번역판은 그런 염려에서 벗어나게 해줄 듯싶어 반갑다. 그래서 바로 구입은 했는데, 언제 다시 읽을지는 아직 장담하지 못하겠다... 

 

16.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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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는 제임스 배럿의 <파이널 인벤션>(동아시아, 2016)을 고른다. '인공지능, 인류 최후의 발명'이 부제. 인공지능 관련서는 거의 매주 출간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뭔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줄 만한 책이다 싶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열광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의 논리와 윤리를 차분히 재검토한다.

 

"저자 제임스 배럿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대중과의 소통 없이 먼저 완성하겠다는 전문가들의 욕구와 경쟁에 휩쓸려 있음을 지적한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올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극단적인 미래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개발자들이 그 위험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10년간 미국 내 인공지능 개발자들과 이론가들을 모두 만났고 공개된 인터뷰 영상, 저작, 공개되지 않은 자료까지 섭렵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떠한 태도로 인공지능 개발에 임하는지, 아시모프 3원칙에서 발전하지 못한 인공지능의 논리와 윤리가 얼마나 박약한지를 꼬집는다."

 

서평강좌에서 과학분야의 책은 주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다루고는 하는데, 내년에도 유사한 강의를 진행한다면 인공지능 관련서를 골라야겠다. 이 분야의 책들을 누군가 갈무리해주었으면 싶다...

 

16.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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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은 이탈리아의 라캉주의 연구자 마시모 레칼카티의 <버려진 아들의 심리학>(책세상, 2016)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텔레마코스 콤플렉스로'라는 부제에서 저자의 의도 혹은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표되는 프로이트의 패러다임을 뒤엎고 '텔레마코스 콤플렉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아버지의 위상이 추락한 시대, 아버지가 '증발'한 시대, 아버지가 부재하는 시대에 아버지와 아들, 부모와 자식, 세대와 세대, 나아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읽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텔레마코스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아버지를 원망하는 법 없이 아버지의 귀환을 꿈꾸고 기도하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이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불가능한 세계, 부성이 증발된 세계의 '버려진 아들'이라는 운명을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저자는 텔레마코스라는 아들/인간의 상을 통해 현대인의 심리 구조가 오이디푸스의 원형을 탈피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조명한다."

문제의 구도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끄는 책이다. 라캉 정신분석에서 아버지란 존재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는 책으로는 필리프 쥘리앵의 <노아의 외투>(한길사, 2007)가 가장 요긴한데, 현재는 절판됐다. 라캉주의자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정신분석가 루이지 조야의 <아버지란 무엇인가>(르네상스, 2009)도 아버지에 대해서 역사적, 문화적, 심리학적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버려진 아들의 심리학>의 배경이 될 만하다.

 

 

한편 '라캉' 혹은 '라캉주의'란 말의 원 출처가 되는 자크 라캉의 세미나 가운데 1권이 번역돼 나왔다. 11권 <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 개념>(새물결, 2008)이 나오고 무려 8년만이다(역자는 동일하므로 다음 '세미나'까지는 또 그만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일까?). 세미나 2권과 함께 라캉의 주저 <에크리>와 <또다른 에크리>도 근간 목록에는 포함돼 있지만 이 역시 얼마나 가까운 시기에 출간된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이미 한국어판이 나온다는 얘기가 떠돈지도 10년이 넘었기에). 그래도 두 권 정도 나왔으니 '시작이 반'이라는 의미를 되살리자면 절반 이상은 나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프랑스어판도 아직 완간되지 않은 세미나 전체는 스무 권을 훌쩍 넘는다). 라캉 세미나 전체에 대한 개관은 강응섭의 <자크 라캉의 '세미나' 읽기>(세창출판사, 2015)를 참고할 수 있다. 물론 라캉에 대한 소개서는 부지기수로 나와 있다...

 

16.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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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개강은 9월말이지만 접수는 이미 시작되었기에 공지하는 것인데, 수원평생학습관 '시민인문학교'의 일환으로 '로쟈의 서평, 어떻게 쓸 것인가'를 진행한다(https://learning.suwon.go.kr/lmth/02_pro/view.asp?idx=312). 기간은 9월 2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9시30분이며, 서평 첨삭도 병행한다. 구체적인 일정과 커리 도서는 아래와 같다.

 

1강 9월 28일_ 서평이란 무엇인가

 

 

2강 10월 05일_ 분야별 서평쓰기

 

3강 10월 12일_ 한강, <채식주의자> 

 

 

4강 10월 19일_ 마거릿 맥밀런, <개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

 

 

5강 10월 26일_ 오구라 기조, <새로 읽는 논어>

 

 

6강 11월 02일_ 아툴 가완디, <어떻게 죽을 것인가>

 

 

7강 11월 09일_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

 

 

8강 11월 16일_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16.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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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출판문화(608호)에 실은 '책읽는 세상' 꼭지를 옮겨놓는다.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비즈니스북스, 2016)의 내용과 문제의식을 간추렸다. 직장인이면서 책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독자들이 딱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서점에서 한 시간 정도만 시간을 할애해도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칼럼 제목 '도구로써의 독서'는 '도구로서의 독서'로 교정되어야겠다).

 

 

출판문화(16년 8월호) 읽는 인간 & 안 읽는 인간

 

독서의 힘을 주제로 한 책이 드물지 않게 나온다. 책은 왜 읽는가? 왜 책을 읽으면 좋은가? 등의 질문에 답하는 책들이다. 오에 겐자부로의 책 제목대로 읽는 인간이라면 읽는 이유가 있을 터이고, ‘안 읽는 인간이라면 또 그 반대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차피 안 읽는 인간이라면 독서의 힘을 주제로 다룬다고 해서 거들떠 볼 이유가 없을 터이니, 이런 책의 용도는 읽는 인간의 자기 확인이나 안 읽는 인간의 개종에 있을 듯싶다. ‘읽는 인간으로 변신을 개종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비즈니스북스)은 제목부터 독서의 힘을 웅변한다. 저자는 아예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까지 주장하므로 독서는 선택이 아니리 필수다. ‘안 읽는 인간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니까. 물론 이때의 생존은 사회적 생존을 뜻한다. 책을 안 읽게 되면 사회에서 제대로 자기 구실을 하거나 평가받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경고다. 더 정확하게는 예언이다. 그는 앞으로 사회가 독서 습관이 있는 사람과 독서 습관이 없는 사람으로 양분되는 계층 사회가 될 거라고 전망한다. 일본의 통계인데, 책을 한 달에 한권도 안 읽는 사람이 전체의 47.5퍼센트로 얼추 절반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책을 읽는 인간과 안 읽는 인간으로 양분되는 것. 문제는 책을 읽지 않을 경우에 자기 나름의 의견을 갖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면 남의 의견을 짜깁기 할 수는 있을 테지만 독자적인 자기 의견을 정립하지는 못한다. 인생의 기준이나 가치, 자기만의 의견 등은 독서를 통해서 얻어진다는 게 저자의 체험적 주장이다.

 

 

후지하라 자신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였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와 쥘 르나르의 <홍당무> 같은 책을 초등학생 때 과제로 읽었는데, 전혀 재미가 없었고 그런 어두운 이야기를 왜 굳이 읽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소위 권장도서로 읽은 세계명작이 오히려 그로 하여금 독서와 담을 쌓게 만들었다. 그러다 대학생이 되어 비즈니스 전문서적을 처음 접하고서 을 재발견한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한권의 책은 로렌스 피터의 <피터의 원리>였는데, “승진을 기뻐한다면 점점 무능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경고를 담고 있었다. 하루빨리 비즈니스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는 갈망을 품게 된 그는 대학의 경제학부를 졸업하자마자 리크루트에 입사한다.

 

하지만 그의 본격적인 독서 입문은 서른 살에 이루어진다. 업무차 자리한 술자리에서 한 프로덕션 업체의 사장이 그에게 던진 질문이 계기였다. “그런데 후지하라 씨는 순수문학 읽어요?” 대학입시만을 위해 문학사를 공부한 그에게는 순수문학이라는 말의 의미조차도 정확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순수문학을 읽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성장하지 못하네.”라는 충고는 발끈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다. 이튿날 서점으로 달려가서 업체의 사장이 순수문학 작가의 예로 든 미야모토 데루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을 찾아 읽었다. 뜻밖에도 그는 조금은 뒤늦게도 독서 삼매경에 빠지게 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심상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있다는 게 그가 순수문학에 빠져든 이유다.

 

이후에 그는 도서관에서 최대한도로 책을 대출해 와서는 책상 위에 쌓아놓고 한 권 한 권 읽어나가게 된다. 그러다 직장 생활의 후유증으로 몸에 병까지 얻은 뒤로는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1년에 1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되었다. 독서가 후지하라의 탄생이다. 그리고 그렇게 3년간 300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되자 그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생겨났다. 그의 베스트셀러 데뷔작 <처생술>은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되었다. 저술가 후지하라의 탄생이다.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는 말의 한 실례가 바로 후지하라인 셈이다.

 

독서는 그에게 어떤 통찰을 갖게 해주었나? 혹은 독서가로서 후지하라의 통찰은 무엇인가? 이른바 성숙사회론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20세기형 성장사회는 1997년을 기점으로 종언을 고했다. 1950년대 중반에 시작된 일본의 고도 성장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일어난 거품 경기로 절정을 맞고 이어서 1990년대 초에 붕괴한다. 주가, 땅값, 주택 가격 등 자산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으로 진입했고 1997년에는 거품경제의 상징인 증권회사와 은행이 파산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후지하라는 이러한 변화를 사회적 패러다임 이동의 징후로 읽는다. 성장사회가 수명이 다했고 이제는 성숙사회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20세기형 성장사회가 다 같이의 시대라면, 21세기형 성숙사회는 개개인 각자의 시대다. 일례로 과거에는 전화기가 집집마다 한 대씩 있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그걸 가족 모두가 다 같이사용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휴대전화보급률이 급상승한다. 그 결과 오늘날 집전화는 거의 유명무실하고 저마다 개개인 각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한다. 이러한 사회상의 변화와 함께 행복관도 달라진다. ‘다 같이의 시대에는 정형화된 행복론이 있어서 생애 전체의 일정이 가늠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각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서야 한다. “개개인 각자가 자기만의 독자적인 행복론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자기만의 행복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양이 필요한데, 그러한 교양은 개개인 각자가 획득해야 하고 이때 근간이 되는 게 바로 독서다. 행복론을 구축하려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생을 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관점이 필요한데, 이러한 관점을 갖게 해주는 것이 독서이기 때문이다.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다변화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독서가 갖는 특장을 상쇄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영상 매체는 해상도가 높을수록 상상력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뇌가 할 일이 별로 없다. 반면에 독서는 문자라는 2차원적 매체를 3차원적 현실로 변형하는 과정이며 이때 상상력이 작동하고 뇌가 활성화된다. 상상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독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며,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구성 작가나 연출가가 모두 하나같이 독서가라는 점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한다.”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의 전환은 퍼즐형 사고에서 레고형 사고로의 전환을 뜻하기도 한다. 퍼즐의 경우는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고 퍼즐 맞추기는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퍼즐 맞추기 교육은 퍼즐형 인간을 양산해내는데, 퍼즐형 인간은 퍼즐을 정확하게 빨리 맞추기는 하지만 처음에 설정된 정답밖에는 알지 못하며 또한 완성된 그림을 변경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정해진 답이 없는 성숙사회에서 퍼즐 맞추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퍼즐과 다르게 레고 블록 쌓기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짜내느냐에 따라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각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면 될 뿐, 정답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레고형 사고를 기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도 독서다. 가령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저자는 굉장히 많은 자료를 섭렵하고 이를 활용한다. 그렇게 쓰인 책을 읽는 과정에서 독자는 책을 매개로 그 저자의 뇌와 연결된다. 독서를 통해서 타인의 뇌 조각과 독자의 뇌가 이어진다는 말은 독자의 관점이 확장된다는 뜻이다. 덕분에 독자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넓혀 다면적이고 복안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독서 습관이 몸에 배어 충분한 책을 충분히 인풋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의 제안은 아웃풋이다. 책을 그저 읽는 것으로만 끝내지 말라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꾼 후지하라는 오랜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2003년에는 도쿄의 구립 와다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하게 되는데, 그는 남다른 독서교육으로 이 학교를 혁신하여 공교육의 메카로 만들었다. 그의 노하우는 특별하지 않다. 그는 아침 독서 시간에 학생들이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받아서 독서 신문을 만들었다. 전교생이 참여해서 만든 독서 신문을 학년별로 제본해서 전교생에게 배부했다. 그렇게 3년 동안 독서생활을 정리한 독서신문이 이 중학교의 졸업문집을 대신했다. 그러다 이 독서신문을 책으로 펴냈고, 이것이 문부과학성 장관상을 수상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이런 결과물이 학생들의 독서를 격려하고 독서욕을 더 자극한 것은 물론이다.

 

아웃풋이 왜 중요한가? “책을 읽고 그것을 자신의 의견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성공 체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독서의 감상과 기록을 모두가 신문이나 책으로 펴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블로그나 SNS 등에 자신의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적거나 추천하는 책의 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오늘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과정에서 독서가 더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 된다는 것이 후지하라의 생각이다. 이런 정도의 협박과 회유에도 안 읽는 인간을 자처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16. 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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