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대표작이 하나 더 번역됐다. <미국의 목가>(문학동네, 2014). 퓰리처상 수상작인데, "필립 로스는 <미국의 목가>를 시작으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휴먼 스테인>으로 이어지는 '미국 3부작'을 발표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어떤 작품인가.

 

1997년에 발표된 <미국의 목가>는 광기와 폭력으로 얼룩진 1960년대 말의 혼돈스러운 미국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몰락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팍스아메리카나의 위상에 도취되어 한껏 달아오른 미국의 취기가 베트남전쟁의 실패와 맞물리며 어떻게 한순간에 사라지는지를, 그 몰락의 파도 속에 개인의 삶이 어떻게 비극 속으로 휩쓸려 가는지를 예리하게 펼쳐 보인다.

개인적으론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미국문학 강의를 해오면서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포크너를 다루었고, 5월에는 스타인벡을 다룰 예정인데(http://blog.aladin.co.kr/mramor/6947583), 내년쯤에는 20세기 후반기로 넘어와서 솔 벨로와 필립 로스 등을 일정에 포함시키려고 한다. 주요 작품 서너 편을 고르려고 하는데, 미리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미국의 목가 1 (무선)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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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2 (무선)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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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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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1 (무선)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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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시사IN(346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안나 폴릿콥스카야의 <러시안 다이어리>(이후, 2014)를 다루었다. 2006년 암살당한 러시아의 인권운동가이자 여성 기자 안나의 마지막 일기인데, 2004년은 나도 러시아에 있던 때라서 많은 시사적 사건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암담한 러시아의 현실과 우리의 현실이 겹쳐지기도 해서 마음을 무겁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시사IN(14. 05. 03) 우리는 러시아와 얼마나 다를까

 

안나 폴릿콥스카야를 아시는가. 푸틴 정권의 반테러 정책과 민주주의 파괴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 비판하고 고발해온 여성 기자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런 비판을 허용할 만큼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2005년 당시 러시아는 세계에서 언론활동을 하기에 가장 위험한 다섯 나라 가운데 하나였고,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폴릿콥스카야는 2006년 10월 자신의 아파트 계단에서 괴한의 총격에 의해 살해되었다.


‘러시아의 양심’이 암살당한 이후로 불행하게도 러시아 국민은 이제 또 다른 안나 폴릿콥스카야를 갖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 그녀의 기록과 증언이 러시아인들에게만 의미를 지니는 건 아니다. 권력자와 권력집단의 탐욕과 비양심이 어떤 국가적 재난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폴릿콥스카야의 경고는 우리에게도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체첸전쟁의 비리와 참상을 폭로한 <더러운 전쟁>에 이어서 출간된 <러시안 다이어리>가 갖는 의의다.

 


<러시안 다이어리>는 그녀가 남긴 최후의 기록이다. 2003년 1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을 기술했다. 2003년 12월에는 두마(러시아의 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고 2004년 3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실시되었다. 우리가 아는 바대로 푸틴이 재선에 성공해 집권 2기로 접어들게 되는 해였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옐친이 러시아연방을 통치하던 시기에 이슬람 주도로 체첸 지역의 분리‧독립 요구가 거세게 일어나자 러시아가 이를 강제로 진압하면서 발생한 것이 제1차 체첸전쟁(1994-1996)이다. 그리고 폴릿콥스카야는 이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주역 가운데 한 명이기도 했다. 하지만 KGB 국장 출신으로, 옐친에 의해 전격 후계자로 발탁된 푸틴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크렘린에 입성하기 위해 또 한 번 전쟁을 일으킨다. 제2차 체첸전쟁(1999-2000)이다. 러시아군은 전쟁 중에 위법적 살인과 납치, 강간, 고문 등을 일삼았고 폴릿콥스카야는 그 실상을 대담하고도 용기 있게 폭로했다.


그렇더라도 현실적으로 한 기자의 힘이 최고 권력자를 꺾을 수는 없었다. 푸틴은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또다시 대통령에 당선되고 더욱 강력한 권력체제를 갖춘다. 그는 의회를 무력화하고 입법부와 행정부를 실질적으로는 통합함으로써 과거 소련 체제를 부활시켰다(‘푸틴의 제국’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국민의 동의다. 민주주의에 대한 침해와 도전, 곧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아무도 항의하거나 궐기하지 않았다. 폴릿콥스카야가 보기에 그 결과는 소련 시절로의 회귀다. “다만, 이제는 관료적 자본주의를 가미해서 국가 관료가 어떤 사유재산가나 자본가보다 더 부유한 거물급 올리가르히(산업, 금융재벌)로 존재하는, 약간은 손보고 가꾼, 세련된 소련으로.”  


일례를 들어보자. 2004년 9월 러시아 남부 베슬란 시의 한 초등학교에 체첸 반군이 잠입해 학생 1000여 명을 인질로 잡은 사건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살해당하는 참사로 끝났는데, 그녀가 문제 삼는 것은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였다. 기자로서의 양심과 신념을 저버린 텔레비전 진행자와 방송기자들이 내보낸 보도의 대략 70%가 거짓이었고, 국영방송의 경우는 90%가 거짓이었다. 1,200명에 이르는 여자와 어린이들이 인질로 잡혀 있었지만 언론은 354명이라고 보도함으로써 테러범들을 자극했다. 언론의 기만적인 자기 검열이 작동한 최악의 사례였다.


폴릿콥스카야의 폭로와 염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의 경고에 귀를 닫고 있고, 당국자들은 자기 몫 챙기기에만 바쁘다. 뭔가 기시감이 들지 않는지. 우리는 러시아와 얼마나 다른 사회에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14.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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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고 좋은 소식은 없었다. 저녁에 인문학협동조합에서 기획한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하여 녹음을 하고 귀가했다. 6월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밀린 일들로 넘어가기 전에 습관처럼 새로 나온 책들을 검색하다가 두 권에 눈길이 멈춘다. 하나는 로렌스 H. 킬리의 <원시전쟁>(수막새, 2014)이고, 다른 하나는 워드 윌슨의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플래닛미디어, 2014)다.

 

 

<원시전쟁>의 원제는 <문명 이전의 전쟁>(1996). 그밖에 책소개는 아무것도 뜨지 않지만, 옥스포드대출판부에서 나온 것이니 엉터리는 아니겠다. 부제는 '평화로운 야만인이라는 신화'. 즉 문명 이전 사회에서는 다들 평화롭게 살았을 거라는(요순시절처럼?) 추정이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폭로이겠다. 발굴된 두개골 가운데 성한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혹했던 시절이었다는 얘기. 암튼 관심도서로 바로 주문할 참이다.

 

'이주의 발견' 일순위는 <원시전쟁>이지만, 덧붙일 내용이 별로 없어서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까지 더 얹는다. 이 또한 소개글이 없기는 마찬기지다. 다만 “핵무기가 왜 효과가 없는지를 가장 잘 분석한 훌륭하고 독창적이며 중요한 책”이라는 추천사가 붙어 있다. 분량도 별로 두껍지 않다.

 

 

최근 올리버 스톤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역사(The Untold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에서 2차 세계대전 편을 보다가 당연히 핵무기(원폭)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됐는데, 마땅히 찾아볼 수 있는 책이 별로 없었다(보통 핵무기와 국제정치를 다룬 책).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가 기본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 폭력에 관해서라면 언어학자이자 인지/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 왜 폭력이 감소했는가>도 소개됨직하다(짐작엔 번역중이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TED강의를 보니 핑커는 통계자료를 근거로 구석기 시대와 견주어도 현대인이 훨씬 덜 폭력적이고 온순해졌다는 주장을 입증한다. 문제는 그렇게 온순해진 현대인이 누른 단추 하나로 수만 명, 혹은 수십 만 명이 희생될 수도 있는 유례 없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 총기 살상만 하더라도 그렇다. 온순해진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는지...

 

14. 0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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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고전'으로는 운문 번역을 표방한 새로운 셰익스피어 전집을 고른다. 최종철 교수의 번역으로 2019년까지 10권짜리로 나온다고 하고, 이번에 1차분 두 권이 출간됐다. 소개는 이렇다.

 

셰익스피어를 전공하여 꾸준히 그의 극작품을 연구해 온 최종철 교수(연세대 영문과)의 번역으로 선보이는 국내 최초 '운문 번역' 셰익스피어 전집. 셰익스피어 희곡들은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운문 형식이며, 그 비율이 80퍼센트 이상인 희곡도 전체 38편 가운데 22편이나 된다. 따라서 이런 운문 형식의 대사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기느냐 하는 문제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와 곧바로 연결된다. 1993년 처음으로 <맥베스>를 운문 번역한 데 이어 지난 20여 년간 셰익스피어 번역에 매진해 온 최종철 교수는 셰익스피어의 '약강 오보격 무운시'라는 형식을 우리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에 적용하여 운문 형식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원문의 뜻을 최대한 정확하게 번역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 여부는 역자나 출판사보다는 독자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여하튼 여러 번역본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번역 시도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불어, 셰익스피어 일인 번역은 김재남, 신정옥, 김정환에 이은 시도로 의미가 있다. 현재 김재남본은 절판된 상태에서 몇몇 작품만 다시 나와 있고, 김정환본은 아직 완간되지 않은 상태다. 신정옥본은 너무 풀어서 옮긴 대목이 많아서 '운문성'을 감지하기 어렵다. 운문성을 살린 번역으로는 김정환 시인본과 경합이 되겠다. 한국일보의 기사를 더 참고해본다.

최 교수는 시 형식으로 쓴 연극 대사를 산문으로 바꿀 경우 시의 함축성과 상징성 및 긴장감 그리고 음악성이 거의 사라진다면서 "시적 효과와 음악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정확성을 확보하는 우리말 번역"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역자는 "두 언어가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영어의 음악과 리듬을 우리말로 꼭 그대로 재생할 수는 없다"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오보'에 해당하는 단어들의 자모 숫자와 우리말 12~18자에 들어가는 자모 숫자의 평균치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멕베스' 등 셰익스피어의 극작품 중 정수라 불리는 비극이 담길 4, 5권도 내달 출간된다.

 

4대 비극을 포함하여 2차분으로 나올 책들도 사실은 이미 번역본이 나와 있는 상태이므로 전집판으로 판갈이만 되는 게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 최종철본은 "시 형식으로 쓴 연극 대사"에서 '시 형식'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연극 대사'라는 점은 간혹 잊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모든 걸 충족시킬 만한 번역이 가능하지 않다면, 각각을 만족시킨 번역본이 따로 나오는 것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은 든다. 막바지에 이른 김정환본도 조만간 완간되기를 기대한다...

 

14. 04. 27.

 

 

P.S.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이번 전집과 함께 가장 최근에 나온 건 펭귄클래식판의 <베니스의 상인>이다. 주요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와 있고 김정환, 신정옥 전집판으로 있기에 비교해서 읽어볼 만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도 강의에서 종종 다루곤 하는데(<햄릿>과 <맥베스>, <템페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주로 다뤘다), <오셀로>, <리어왕>과 함께 <베니스의 상인>도 기회가 되면 다루려고 한다. 그러자면 작품 연구를 먼저 해야하는데, 복수의 번역본만큼 요긴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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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중국인 이야기>의 저자 김명호, 일본의 중국문학자 요시카와 고지로, 그리고 영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필립 볼이 내가 고른 이주의 저자다. 고전평론가 고미숙과 중국의 인문학자 이중톈도 같이 언급하도록 한다.

 

 

먼저,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3>(한길사, 2014)이 출간됐다. 2012년에 첫 권이 나온 이후로 매년 한 권씩 보태지고 있는데, 꾸준히 이어진다면 적절한 페이스다. 몇 권까지 이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완결된다면 '현대사 중국인 열전'으로 한 자리 차지하겠다. "제3권에서는 제1ㆍ2권과 다르게 혁명을 완수한 후 4인방이 몰락하면서 중국 현대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장면을 다루었다. 노련한 호랑이들 네룽쩐, 예젠잉, 천윈, 왕둥싱, 화궈펑이 하나가 되어 4인방인 왕흥원, 장춘차오, 장칭, 야오원위안을 몰아내는 장면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연출되었다.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덩샤오핑과 장징궈가 중국와 타이완의 결합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서술되었다."

 

 

그보다 빠른 페이스로 선보이고 있는 건 <이중톈 중국사>다. 작년 11월에 1권이 나오고 이번에 3권이 나왔다. 그럼에도 완간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36권의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분기에 한번씩 몰아서 읽어봐도 좋겠다.

 

 

두번째 저자는 <요시카와 고지로의 공자와 논어>(뿌리와이파리, 2006)로 처음 소개됐던 요시카와 고지로다. 두보 강의 <시절을 슬퍼하고 꽃도 눈물 흘리고>(뿌리와이파리, 2009) 이후 상당히 오랜만에 그의 독서론이 나왔다. <독서의 학>(글항아리, 2014). '읽기의 무한에 관한 탐구'가 부제다.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데, 어떤 독서법을 말하는가.

도대체 ‘독서의 학學’이란 무엇인가? 요시카와 고지로는 텍스트에 ‘천착’하여 그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른 차원을 드러낸다. ‘천착’이라는 말은 우선 “깊이 살펴 연구한다”는 뜻이지만, 한학 전통에서 천착이란 마치 ‘구멍이 없는 곳에 억지로 구멍을 내듯 탐구하는 것’, 대체로 ‘그래야 할까 싶은 것까지 굳이 파고들어 건드린다’는 뉘앙스를 갖는다. 실제로 이 책에서 요시카와 고지로는 “아이쿠 난 이제 죽었다阿與, 我死也”라는 <구당서> 안록산의 대사 하나, “서자여사부逝者如斯夫, 불사주야不舍晝夜”라는 공자의 표현 한 줄, 사마천 <사기>「고조본기」의 첫 문장 단 스무 자를 놓고 무섭도록 ‘천착’하는 독법을 실행해 보이고 있다.

그런 천착의 독서가 모든 독자에게 가능한 것도 아니고 또 그럴 필요도 없지만, 공부에 뜻을 둔 독자라면 저자의 솜씨를 한번쯤 눈여겨볼 만하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근대성 3부작'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충분히 이주의 저자에 값하지만, 이 3부작이 신간이라기보다는 재편집본이어서 언급에 그치기로 한다. 소개에 따르면,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2001), <나비와 전사>(2006), <이 영화를 보라>(2008)를 계몽, 연애, 위생이라는 주제별로 리메이크하였다. 1권 <계몽의 시대 : 근대적 시공간과 민족의 탄생>, 2권 <연애의 시대 : 근대적 여성성과 사랑의 탄생>, 3권 <위생의 시대 : 병리학과 근대적 신체의 탄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번째 저자는 이번에 '형태학 3부작'이 나온 필립 볼이다. "19세기 후반에 참신한 학문으로 등장한 이후로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형태학에 전보다 더 명확한 체계와 근거를 부여한 책이다. 저자인 필립 볼은 생물학, 물리학, 수학부터 최근의 진화 발생 생물학과 천문학에 이르는 자연 과학의 다양한 학문들을 ‘형태의 자발적 발생’이라는 주제로 융합시켰다."

 

 

참고로 형태학의 고전은 다르시 톰슨의 <성장과 형태에 관하여>다. 개정판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고전으로서의 의의는 여전한가 보다. 우리에게도 소개되면 좋겠다. 톰슨의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된 건 프랑스의 수학자 르네 톰의 <카타스트로프의 과학과 철학>(솔, 1995)을 통해서였다. 형태학 쪽으로 톰의 대표작은 <구조적 안정성과 형태발생>이다. 로저 펜로즈의 책들에 견줄 만큼 어려운 책이지만 야심찬 젊은 세대라면 이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14.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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