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고 좋은 소식은 없었다. 저녁에 인문학협동조합에서 기획한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하여 녹음을 하고 귀가했다. 6월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밀린 일들로 넘어가기 전에 습관처럼 새로 나온 책들을 검색하다가 두 권에 눈길이 멈춘다. 하나는 로렌스 H. 킬리의 <원시전쟁>(수막새, 2014)이고, 다른 하나는 워드 윌슨의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플래닛미디어, 2014)다.

 

 

<원시전쟁>의 원제는 <문명 이전의 전쟁>(1996). 그밖에 책소개는 아무것도 뜨지 않지만, 옥스포드대출판부에서 나온 것이니 엉터리는 아니겠다. 부제는 '평화로운 야만인이라는 신화'. 즉 문명 이전 사회에서는 다들 평화롭게 살았을 거라는(요순시절처럼?) 추정이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폭로이겠다. 발굴된 두개골 가운데 성한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혹했던 시절이었다는 얘기. 암튼 관심도서로 바로 주문할 참이다.

 

'이주의 발견' 일순위는 <원시전쟁>이지만, 덧붙일 내용이 별로 없어서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까지 더 얹는다. 이 또한 소개글이 없기는 마찬기지다. 다만 “핵무기가 왜 효과가 없는지를 가장 잘 분석한 훌륭하고 독창적이며 중요한 책”이라는 추천사가 붙어 있다. 분량도 별로 두껍지 않다.

 

 

최근 올리버 스톤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역사(The Untold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에서 2차 세계대전 편을 보다가 당연히 핵무기(원폭)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됐는데, 마땅히 찾아볼 수 있는 책이 별로 없었다(보통 핵무기와 국제정치를 다룬 책). <핵무기에 관한 다섯 가지 신화>가 기본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 폭력에 관해서라면 언어학자이자 인지/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 왜 폭력이 감소했는가>도 소개됨직하다(짐작엔 번역중이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TED강의를 보니 핑커는 통계자료를 근거로 구석기 시대와 견주어도 현대인이 훨씬 덜 폭력적이고 온순해졌다는 주장을 입증한다. 문제는 그렇게 온순해진 현대인이 누른 단추 하나로 수만 명, 혹은 수십 만 명이 희생될 수도 있는 유례 없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 총기 살상만 하더라도 그렇다. 온순해진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는지...

 

14. 04. 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