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다솜이친구(170호)에 실린 '감각의 도서관' 꼭지를 옮겨놓는다. 최근 아들러의 심리학을 맛깔나게 소개함으로써 잔잔한 붐을 일으키고 있는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2014)와 함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강의>(열린책들, 2004)를 다루었다. 두 권은 편집부에서 고른 것이다.

 

 

 

다솜이친구(15년 2월호) 심리학의 거장들을 만나다

 

세계는 단순하고 오늘부터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누군가 설파한다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철학관에서나 들어볼 만한 이런 메시지의 제출자가 인본주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이다.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지만, 프로이트의 그늘에 가려 오랫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프로이트와 달리 학파를 조직하는 데 힘쓰지 않았고, 그나마 그를 따르던 제자들 다수가 나치의 유대인 박해 때 학살당한 것도 이유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전집과 두툼한 평전까지 소개돼 있는 프로이트와 융에 비해 아들러는 상대적으로 홀대받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반가운 책이 출간됐다.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프리랜서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합작한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두 저자는 아들러의 새로운 심리학이 어떤 독창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조언은 무엇인지 철학자와 학생의 대화라는 형식을 빌려서 진지하면서도 친절하게 소개한다. 아들러의 저작들을 직접 읽으려는 독자라도 유익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아들러도 애초에는 프로이트가 창설한 정신분석협회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프로이트와의 이견으로 탈퇴해서는 자신의 독자적인 개인심리학을 제창한다. 어떤 의견 차이인가. 아들러 심리학의 획기적인 점은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한다는 데 있다. 프로이트는 과거의 트라우마(심리적 외상)가 현재의 나를 지배한다고 보는 원인론의 입장이라면, 아들러는 정반대로 개인은 각자가 설정한 목적에 따른다는 목적론을 주창한다.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이나 기질은 원인에 의해서 고착되지 않았으며, 목적의 재설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사는 방식으로서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기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즉 우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좌우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들러가 자기계발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납득할 수 있다

     

아들러는 또한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타인과의 인정투쟁에서 탈피하라고 충고한다. 그는 과제 분리를 요구하는데,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어디까지가 나의 과제이고 어디부터가 타인의 과제인지를 분명하게 분리하라는 것이다. 그런 분리를 통해서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대인관계에 대한 아들러의 처방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된다.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다는 건 부자유스러울뿐더러 불가능한 일이다. 거꾸로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기도 하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한편으로 그가 대척점에 놓고 있는 프로이트 심리학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두 심리학자가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정반대의 견해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움받을 용기> 덕분에 프로이트에 대한 관심도 촉발됐다면 프로이트에 저작에 도전하는 용기도 내볼 만하다.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은 <꿈의 해석>이지만 이론적인 저작으론 <정신분석 강의>(열린책들)가 기본서에 해당한다.

 

'정신분석입문'으로도 많이 번역된 바 있는 <정신분석 강의>는 원제가 정신분석 입문을 위한 강의들이다. 1차세계대전까지 정신분석학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고 있기에 몇몇 이론적 주장은 1920년대 이후 수정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내용은 정신분석학의 골격으로 계속 유지되므로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저작이다.

 

프로이트는 주로 실수, , 신경증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매우 꼼꼼하면서도 철저하게 이들을 설명한다. 이후의 그의 생각들은 <새로운 정신분석강의>에서 읽어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프로이트냐 아들러냐라는 선택지를 놓고 공정하게 판단하려면 아들러의 <인간이해>(일빛)와 대비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15. 0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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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의 하나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현대문학, 2015)이 출간됐다. 대표작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기이한 사례> 외 7편이 수록됐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란 제목으로 익숙하지만 원제는 좀 길다. 아마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스티븐슨의 작품도 반복 번역되는 게 아닌가 싶다(심지어 웹툰까지 나왔다). 근년에도 수 종의 번역본이 출간됐는데, 따로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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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외 7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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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송승철 옮김 / 창비 / 2013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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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남장현 옮김 / 부북스 / 2012년 9월
6,000원 → 5,400원(10%할인) / 마일리지 3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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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11,800원 → 10,62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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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구면이기에 '이주의 발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주의 쳘학서'로는 꼽을 만한 책이 출간됐다. 비토리오 회슬레의 <독일 철학사>(에코리브르, 2015)다. '독일 정신은 존재하는가'가 번역본의 부제다.

 

 

항상 회슬레에 대한 소개로 따라 다니는 건 '서양철학사에 보기 드문 천재'라는 가다머의 격찬인데(노년의 가다머와 함께 철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도 있다) 그런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게 아닌가도 싶지만(독일 철학계에서의 정확한 평판은 알지 못하겠다), 여하튼 국내에는 <현대의 위기와 철학의 책임>(도서출판b, 2014)과 <비토리오 회슬레, 21세기 객관적 존재론>(에코리브르, 2007) 등이 소개돼 있고 주저인 <헤겔의 체계1>(한길사, 2007)는 절반만 나오고 먹통인 상태다(그밖에 더 소개된 세 권은 절판된 상태).

 

 

책은 여러 권 주섬주섬 사모았지만 본격적으로 읽진 않아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독일 철학사>라면 바로 읽어볼 만하다.

 

 

독일 철학사 관련서로는 코플스턴 신부의 서양철학사 시리즈 가운데 <18, 19세기 독일철학>(서광사, 2008)과 함께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독일 관념론 철학>(서광사, 2008), 그리고 베르너 슈나이더스의 <20세기 독일철학>(동문선, 2005) 등을 참고할 수 있겠다(슈나이더스의 책은 놓쳤던 듯한데,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다).

 

 

굳이 태그매치를 하자면,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동녘, 2013)과 짝을 지어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동녘, 2013)과 프레데릭 보름스의 <현대 프랑스철학>(길, 2014)에 맞세우고 싶다. '처음 읽는 철학' 시리즈가 말 그대로 처음 읽을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니긴 하지만. 여하튼 회슬레 입문으로서도, 그리고 독일철학에 대한 입문으로서 요긴할 법한 책이 출간돼 반갑다. 얼마나 유익할지는 확인해봐야겠다...

 

15.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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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막중한 지위에 있었던 서애 유성룡의 전란에 대한 기록 <징비록>의 번역본이 계속 나오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영화 <명량>의 흥행 여파인 듯싶다. 그럼에도 유사 '국가 위기'의 분위기가 가실 것 같지 않으므로 <징비록>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도 현재형이지 않을까 싶다. 근년에 나온 주요한 번역본들을 리스트로 묶어 놓는다. 가장 많이 읽히는 건 서해문집판이고, 학술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카넷의 교감/해설판이다. 최근에 나온 알마판은 김기택 시인의 번역이어서 눈길을 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 국방.군사.정치.외교.민사작전 등 모든 분야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대신 유성룡이 쓴 임진왜란 기록이다. 조선에서 간행된 이후 일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해 새로이 간행했고, 중국 역시 임진왜란 전사의 가장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찍이 영어판까지 나온 국제적으로 공인된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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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
김기택 옮김, 임홍빈 해설, 이부록 그림, 유성룡 원작 / 알마 / 2015년 1월
17,500원 → 15,750원(10%할인) / 마일리지 87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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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 7년의 전쟁- <징비록>이 말하는 또 하나의 임진왜란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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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지옥의 전쟁, 그리고 반성의 기록, 개정증보판
유성룡 지음, 김흥식 옮김 / 서해문집 / 2014년 11월
11,900원 → 10,71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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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부끄러운 역사를 이겨 낸 위대한 기록
유성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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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분야에서도 '이주의 책'을 고른다. 그럴 만한 책이 나왔기 때문인데, 다름 아니라 데이비드 실베스터의 프랜시스 베이컨과의 인터뷰집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디자인하우스, 2015)다.

 

 

그러고 보니 '현대미술가 시리즈'의 하나로 나왔는데, 마틴 게이퍼드의 <다시, 그림이다>(디자인하우스, 2012)와 <내가, 그림이 되다>(디자인하우스, 2013)에 뒤이은 책.

 

 

프랜시스 베이컨의 책은 몇 권 갖고 있고 또 읽었기에 이번에 나온 인터뷰집에도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어떤 책인가.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는 저명한 미술 평론가이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가까운 친구였던 데이비드 실베스터가 25년에 걸쳐 베이컨을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베이컨은 예수 그리스도를 푸줏간의 고깃덩어리로 표현해 충격을 안겨준 ‘십자가 책형 습작’이나 뭉크의 절규를 연상시키듯 공포에 질린 채 비명을 지르고 있는 ‘교황 이노센트 10세의 초상 연구’ 등 공포를 자아내는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설명한다. 특히 인간의 형상을 물감으로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베이컨은 이 문제에 대해 데이비드 실베스터와의 대화를 통해 차분히 풀어낸다.

 

원서를 찾아보니 의외로 그다지 비싸지 않은 책이다. 내용이 마음에 들면 구비해놓아야겠다. 비록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은 소장하기 어려워도 책 정도야 얼마든지...

 

15.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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