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달력에는 빠졌지만 네이버에 따르면 작가 이효석(1907.2.23.-1942.5.25.)의 출생일이다(네이버는 엉뚱하게도 타계한 날이라고 띄워놓았다. 관리자가 출생과 타계의 뜻을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또 '불끈' 이효석 작품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사실 작품 분량이 많은 건 아니어서 두 권 정도로 갈무리가 되기에, 연구서 두 권을 덧붙였다. 단편전집은 애플북스판과 가람기획판이 나와 있는데, 나는 좀더 저렴한 판본으로 구입해볼까 한다. 최근에 나온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에는 이효석의 작품이 빠져 있다(이 단편선집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과연 건질 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는 것인지 오랜만에 다시 읽고 생각해봐야겠다. 메밀꽃 필 무렵까지 여유를 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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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단편선
이효석 지음, 서준섭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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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단편전집 1- 일요일, 낙엽기, 해바라기, 거리의 목가, 황제 외 22편
이효석 지음, 방현희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6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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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유령 : 이효석 단편전집 2- 도시와 유령, 노령 근해, 깨트려진 홍등, 마작철학, 분녀, 석류 총 43편
이효석 지음, 방현희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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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삶과 문학- 증보판
이상옥 지음 / 집문당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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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F 시리즈가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소설의 새로운 얼굴(New Face of Fiction)이란 뜻이었다. 출판사는 '현대문학의 새로운 얼굴'로 옮기고 있다. 새로운 얼굴이라고 하기엔 이미 나이가 꽤 든 작가이지만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의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시공사, 2014) 덕분에 알게 된 시리즈다. 노르웨이 작가 셰르스티 안네스다테르 스콤스볼의 <빨리 걸을수록 나는 더 작아진다>(시공사, 2014)도 바로 이 시리즈의 하나다.

 

 

사실 이 책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란 건 어제서야 알았다. 원고를 검토하다 읽어야 할 필요 때문에 손에 든 터였다. 일단 너무 장황한 작가의 이름을 그냥 성으로만 부르면 스콤스볼은 1979년생으로 2009년, 나이 서른에 발표한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한데 25개국에 번역될 정도로 '대박'을 쳤다. 이 정도로 세계독자들에게 어필한 작품이라면 한국 독자들에게도 뭔가 통하는 게 있어야 맞을 것이다. 소개대로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말이다.

 

 

소설의 독특함은 첫 단락에서부터도 느껴진다. 한데 뭔가 뜻이 통하지 않는 번역이다. 주인공 '나'는 어떤 일에서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소개되고, 사례들이 나열된다. 남편 옙실론에게서 난초를 생일 선물로 받은 '나'는 좀 당혹스러워한다. 이어지는 문장.

나는 생일 선물로 난초를 원하지 않았다. 사실 꽃을 선물로 주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금방 시들시들해져 죽을 것이 뻔하니까. 내가 진짜 원한 건 엡실론이 직장 일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겐 숨쉴 공간이 필요해. 모든 것에서 벗어나..." 엡실론은 이렇게 말했고, 나는 곧 그가 "같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대신 "발가벗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내가 물었다. "꼭 누구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야." 그가 대답했다.

내가 뜻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건 그 다음에 "그래서 나는 난초 대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곧 꽃망울이 터지면 분홍색 꽃잎이 사방에서 머리를 내밀겠지. "당신이 내게도 그렇게 대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엡실론이 중얼거렸다."라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편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발가벗는 것을 원한다고 하니까 아내가 난초 대신 옷을 벗었다? 논리적으론 이어지는 것 같지만, (변태가 아닌 다음에야) 난초가 옷을 벗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 다행히 영어본도 나와 있기에 찾아봤다. 남편 엡실론이 앞에서 한 말을 이렇게 옮겼다.

"But I need a refuge from all the..." -for a second I thought he was going to say "togetherness," but instead he said "nakedness."

인터넷에는 다른 영어번역도 떠 있는데, 거기에선 'togetherness'를 'twosomeness'라고 옮겼다. '같이 있는 것' 내지는 '둘이 있는 것'. 문제는 영어본에서 이 단어가 a refuge from의 목적어라는 데 있다. 한국어판에 따르면, "모든 것에서 벗어나 같이 있는 것"이라고 말할 줄 알았더니 "모든 것에서 벗어나 발가벗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인데, 실상은 정반대다. "같이 있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라고 말할 줄 알았더니 "발가벗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라고 말했다는 것. 영어본과 한국어본이 정반대로 옮기고 있으니 둘 중 하나가 오역일 테지만, 문맥상 한국어본을 지지하기 어렵다(정황적으로도 어렵다. 작가가 영어본은 읽어봤을 테지만, 한국어본을 읽었을 리는 없으므로). 어떤 문맥인가?

그래서 나는 난초 대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곧 꽃망울이 터지면 분홍색 꽃잎이 사방에서 머리를 내밀겠지.

이 부분의 영어 번역은 이렇다(다른 영어 번역도 대동소이하다). 

So I undressed for the orchid instead, and soon the buds began to blossom, little pink flowers were springing out everwhere.

무슨 뜻인가. 남편이 발가벗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니까(부부관계에 대한 완곡한 회피인가?) 아내는 남편 대신에 난초를 위해서 옷을 벗었다는 것이다. 난초 대신 옷을 벗은 게 아니라! 그러니까 난초가 여기저기서 활짝 꽃망울을 틔웠다는 것(한국어본의 미래시제도 과거시제로 바뀌어야 한다).

 

대번에 알 수 있는 건 번역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수십 번은 읽어봤을 첫 단락에서부터 오역하고 있다면, 게다가 문맥에 대한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면,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어에 능통한 전공자나 전문가가 희소한 탓에 역자가 노르웨이어 책은 전담해서 번역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번역이라면 중역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역시나 노르웨이 작가로 스콤스볼보다 10년 윗 연배의 에를렌 루의 화제작 <나이브? 슈퍼!>(문학동네, 2009)가 국내에서 '찬밥'이 된 것도 혹 번역이 부실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개인적으로는 지난 2004년 모스크바 체류중에 한 대형서점에서 69년생인 이 '젊은' 작가의 사인회가 있었고 우연이었지만 나는 줄을 서서 작가의 사인본까지 받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언어적으로는 변방이기에(물론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차별받지 않겠지만) 노르웨이 문학을 우리가 자주 접하기는 어려운데, 정확한 중개가 어렵다면 실망스러운 일이다. 당장의 대책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다만 출간 과정에서 더 확실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

 

15. 02. 22.

 

 

P.S. 외국소설 번역과  관련하여 최근에 또 한 가지 난감했던 사례는 더글러스 케네디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밝은세상, 2014)이다. 의도적인 누락이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http://asnever.blog.me/220240921764 참조). 어쩌다 한두 줄 누락은 실수라 쳐도 이 번역본의 경우엔 (분량을 줄이기 위한 것인지) 터무니 없는 누락이 너무 많아서 몇 퍼센트 번역인지 밝혀주는 게 옳겠다 싶을 정도다(이렇게 되면 작품을 인용할 수가 없다). <빅 픽처> 등의 대표작도 다 이런 방식으로 번역, 출간한 것인지 역자나 출판사의 도의(저의?)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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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그렇게 적으니 뭔가 운동하는 기분이 든다(페이퍼 운동?).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다룬 책이 출간되었기에 나머지 책들도 덩달아 떠올려본 것인데, 로버트 펜의 <자전거의 즐거움>(책읽는수요일, 2015)이 계기다. 원제를 보니 '자전거의 모든 것'이다. '자전거 레이서'들이 환호할 만한 책.

 

자전거를 타고 전 세계 5개 대륙, 50여 나라, 4만 킬로미터를 달린 남자, 자전거 마니아가 본업이고 작가는 부업이라 말하는 자유인, 자전거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남자. 이 모두가 로버트 펜의 별칭들이다. 그런 그가 새로운 자전거를 원했다. 자신과 함께 늙어갈 수 있고,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 바로 ‘꿈의 자전거’였다. 자전거 특유의 리듬이 창조하는 사고의 공간, 내리막을 질주하는 자유로움, 목표에 도달했을 때의 만족감, 바람과 영혼이 빚어내는 고독과 자유처럼,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에 대한 탁월한 묘사야말로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자전거 책들, 가령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으면서나, 읽기 전에 읽어보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의 즐거움을 다룬 책은 자연스레 '걷기'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끈다. 생각나는 책들이 있어서인데, 다비드 르브르통의 <걷기예찬>(현대문학, 2002)과 프레데리크 그로의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책세상, 2014). 뛰기(달리기)의 모든 것을 다룬 책으로 토르 고타스의 <러닝>(책세상, 2011)까지도 손이 뻗칠 수 있겠다. '한편의 세계사'란 부제에 걸맞게 700쪽이 넘는 책.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민속학자인 토르 고타스가 달리기를 주제로 쓴 문화사 책. 방대한 자료를 바탕 삼아 역사적 사실과 신화, 전설 사이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달리기의 역사를 면밀히 추적한 이 책은 풍부한 사례와 명쾌한 문장으로 문화사 읽기 특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타기가 대등한 신체활동인 듯싶지만, '운동'의 느낌이 확연한 것은 역시나 '달리기'다. 그리고 달리는 사람들도 그 점을 잘 의식하고 있는 듯싶다.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한문화, 2003)이 증거다. '존재하기'란 말이 옆에 붙어서 어색하지 않은 건 달리기밖에 없지 않을까. 

저자 조지 쉬언은 심장병 전문의이자 러너이다. 그는 의사 생활을 하는 틈틈이 달린 것이 아니라, 의사라는 직업을 대신할 다른 직업으로 달리기를 선택했다. 이 책은 싸구려 대회셔츠를 입고, 주머니에 한 푼도 넣지 않고 생활하며, 고통스러운 자신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점차 러너가 되어가는 자신을 관찰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기에 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은 여러 차례 마라톤경기 완주 경력을 갖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문학사상사, 2009)이다. 그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슈팅 라이크 베컴'을 패러디한 알렉산드라 헤민슬리의 <러닝 라이크 어 걸>(책세상, 2014)도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책. '달리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란 부제는 하루키 책을 패러디한 듯하다.

<러닝 라이크 어 걸>은 자신 없는 몸매로는 절대 딱 달라붙는 러닝복을 입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마라톤 풀코스를 뛸 것도 아닌데 왜 달리기 연습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 힘겨운 하루를 마무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코 트랙을 계속 도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한 평범한 여성이 특별한 재능 없이도 계속해서 달릴 수 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담긴 이 책에는 달리려는 마음을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대한 훌륭한 지침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폐나 관절의 상태가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로선 그냥 이야기로서만 즐길 따름이다. 남은 선택지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인데, 거실에 있는 '자전거'를 오늘은 몇달 만에 타봐야겠다(설마 몇 년만인가?)...

 

15. 0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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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건강서'에도 눈길을 주게 된 것이다. 관리를 잘 해오지 않은 만큼 중년에 이르러 건강에 무리가 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몸도 마음도 준비가 안된 탓에 아직은 불편하다. 쑤시는 곳은 아직 없지만 걸리적거리는 곳은 많아졌다. 안 먹던 위장약을 먹어서인지 졸음도 계속 쏟아지고. 그래서 건강과 피트니스 분야의 책들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젊을 땐 거들떠도 보지 않던 분야다!), 심지어 책도 몇 권 주문했다.

 

 

아직 주문한 책은 아니지만 '이주의 발견'이라 할 만한 것은 에이미 랜스키의 <임파서블 큐어>(지식공감, 2015)다. "이 책은 호메오퍼시의 객관적인 특징과 가능성을 설명하며 원인을 모르거나 난치병이라 치료하지 못했던 모든 병들에 관한 희망을 준다"고 소개되는 책.

 

'호메오퍼시'는 다른 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동종요법(동종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자페증과 발달장애도 치유했다고 하니까 내가 아는 동종요법을 가리키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의미가 더 있는 걸까? 아무튼 '임파서블' 해보이는 병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관심을 갖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2003년 이래 11년간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라고도 하고(아마존에 들어가 보니 평은 좋은 편이다). 저자의 최근작은 <능동적 의식>(2011).

 

 

건강서 분야로 오니까 나도 장님이나 다를 바 없다. 어떤 저자가 믿을 만한 저자이고, 어떤 책이 읽은 만한 것인지 감이 안 오기에 제목에 주로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주문한 책이 후지모토 야스시의 <피곤하지 않은 몸 만들기>(삼호미디어, 2014).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마약' 같은 유혹이지 않을 수 없다(마약 경험이 없으니 실감나는 비유가 아니군). 소개에 따르면, "피곤해지고 그 피로가 안 풀리는 이유는 우리 몸의 ‘센서’, 즉 눈 · 코 · 입 · 귀 등의 감각기관을 잘못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로 누적의 근본적 원인을 밝히고 이를 개선할 방법, 나아가 피곤해지지 않는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준다." '셀프 클리닉' 시리즈의 하나인데, 내용이 괜찮으면 다른 책들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또다른 책은 인문서로도 분류되는 장지청의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판미동, 2015)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가 부제. 중의학/한의학 관점에서 본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를 오랜만에 복습하고 싶어서 주문했다. 더불어, <마음과 질병의 관계는 무엇인가?>(한언출판사, 2015)는 두 독일인 저자가 쓴 것으로 자연치유에 관심을 가진 심리치료사들이다. 병과 치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해주지 않을까란 기대에서 주문했다. <몸은 알고 있다>(이지앤, 2006) 란 제목으로 한번 나왔던 책이다. 헛다리를 짚은지도 모르겠지만, 이상이 새해를 맞아 건강서로 주문한 몇 권의 책이다.

 

 

운동을 하라는 충고를 자주 듣고 있어서 나대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던 참에 눈에 띈 책은 송영규의 <피트니스가 내몸을 망친다>(위즈덤하우스, 2010)이다. 운동을 한다면 통상 집앞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는 걸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니 관심이 안 갈 수 없는 책이다. 약이나 병과 마찬가지로 운동 또한 온갖 속설로 둘러싸여 있는 게 우리의 처지니까 말이다.

운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속설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진실에 도달하고자 했다. 운동에 관한 한 우리는 일부는 잘못 알고 있고, 일부는 속고 있고, 일부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것을 깨어 부술 때 건강을 위한 진정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유사한 책으로 지나 콜라타의 <헬스의 거짓말>(사이언스북스, 2005)도 눈길을 끈다. '당신의 트레이너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헬스와 피트니스의 진실과 오해'가 부제다. <생존체력, 이것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위즈덤하우스, 2014)부터 시작하려고 하는데, 지난 여름에 눈도장만 찍고 구입은 미뤄둔 모양이다. 이것도 주문 목록에 포함시켜야겠다. 

 

 

마흔을 넘긴 지가 얼마 안된 듯싶은데, 이젠 쉰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50세부터는 탄수화물 끊어라>(니들북, 2013)는 아직 읽고 싶지 않다(지옥에나 떨어져라!).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터이다. 그게 나이의 순리이므로. 또다른 속설에 따르면, 50세에 인생 역전을 이룬 인물들도 많으며, 55세부터는 '헬로 라이프'가 시작된다고 한다(무라카미 류가 그 나이를 넘겼구나). 이런 유혹 역시 필시 '마약'임에 틀림없을 듯싶다...

 

15. 02. 21.

 

P.S. 이번주에는 '이주의 저자'를 건너뛴다. 피곤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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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그렇겠지만, 연휴가 이어지면서 시간 감각을 잃어버렸다. 정확하게는 요일 감각이다. 토요일이라곤 하지만, 오늘도 택배는 쉬는 날이기에 나로선 다른 휴일과의 차별점을 찾지 못하겠다. '먹고 자고 일하고'의 반복이다. 그래도 주말이란 걸 확인하기 위해서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전부 다 아직 손에 들지 못한 책인데, 그럼에도 흥미를 끈다 싶은 책들이다. 봄학기 개강을 염두에 두고 '학문'을 다룬 책들 위주로 골랐다.

 

 

타이틀북은 박승억 교수의 <학문의 진화>(글항아리, 2015)로 골랐다. '학문 개념의 변화와 새로운 형이상학'이 부제인데, 제목과 부제 모두 흥미롭다. "인류 역사 2500년을 ‘학문’이라는 틀로 조명한다. 즉 고대 신화와 형이상학, 중세의 신학과 형이상학, 근대의 과학과 수학 및 철학, 현대의 첨단 기술을 아우른다. 그리하여 이 한 권의 책은 기존의 신념 체계를 흔드는 새로운 시대 이념과 사상이 어떻게 반동과 향수의 흐름들을 극복하여 지배적 위치를 점했는지, 아주 흥미롭게 펼쳐나가고 있다." 분량에 비해 너무 긴 시간대를 다루는 것이 강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책은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와 필립 서튼이 공저한 <사회학의 핵심개념들>(동녘, 2015)이다. 사회과학도등의 기본 공구서에 해당할 책. "<현대사회학>을 집필한 앤서니 기든스와 필립 W. 서튼은 지난 150여 년간 사회학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했던 사회학의 핵심 개념 70개를 선별했다. 그리고 이것을 총 10개의 주요 주제 속에 배치해 현대사회학의 전반적 지형 속에 이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모했다." 사회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현대사회학>과 이 책을 한 학기 동안 통독하는 걸로 사회학 입문을 대신할 수 있겠다. 대학 공부란 다른 게 아니라 각 분야의 기본서 몇 권을 읽어주는 것이다.   

 

 

세번째 책은 존 던의 <민주주의의 수수께끼>(후마니타스, 2015)다. 책소개는 아직 뜨지 않았는데, 저자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오랫동안 정치학을 강의한 걸로 돼 있다(존 로크의 권위자로 보인다). 케임브리지대학 강의실에서 정치학 강의를 듣는다는 기분으로 읽어나가면 되겠다.

 

네번째 책은 <개의 사생활>(21세기북스, 2011)의 저자 알렉산드르 호로비츠의 <관찰의 인문학>(시드페이퍼, 2015)이다. '인문학'이란 제목이 원제에 들어가 있을 리는 만무하고,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도 관찰의 기술을 습득하게 될지 모른다.

맨해튼의 활기 넘치는 생활방식에 매료된 저자는, 평범한 동네 길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걸으며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해보기로 한다. 저자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정하고 혼자 걷기에 나선다. 충분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11명의 ‘관찰전문가’들과 함께 걷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질학자, 일러스트레이터, 의사, 시각장애인, 아기, 음향 엔지니어, 곤충박사, 타이포그라퍼,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반려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섯번째 책은 윌리엄 헬름라이히의 <분노의 심리학>(말글빛냄, 2015)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말글빛냄, 2011)로 처음 소개된 저자라고 적으려다가, 확인해보니 두 책이 같은 책이고 제목만 바뀌었다. 통상 개정판이라고 나오면 이전판은 절판시키는 게 상례인데, 이 책의 경우는 두 종의 번역서가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서 독자가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겠다. <내가 왜 그랬을까>가 원제에 가까운데, 아무래도 판매가 부진했던 모양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는 출판사 대표의 넋두리일지도. 바뀐 제목으로 책이 잘 나간다면, 순전히 작명 효과가 8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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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진화- 학문 개념의 변화와 새로운 형이상학
박승억 지음 / 글항아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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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핵심 개념들
앤서니 기든스 외 지음, 김봉석 옮김 / 동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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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존 던 지음, 강철웅 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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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관찰의 인문학-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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