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출판문화(593호)에 실은 칼럼을 옮겨놓는다. 최근에 나온 누치오 오르디네의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있음>(컬처그라퍼, 2015)을 빌미로 삼아서 '왜 고전을 읽는가'라는 문제를 다루었다.

 

 

출판문화(15년 4월호) 인생을 바꾸는 고전의 힘

 

서양문학 고전을 읽고 강의하는 게 주로 하는 일인 터라 ‘왜 고전을 읽는가’라는 질문을 종종 던진다. 이탈리아의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가 쓴 <왜 고전을 읽는가>(민음사, 2008)를 가끔씩 펴보는 이유이기도 한데, 칼비노는 고전에 대한 열네 가지 정의를 제시함으로써 그 질문에 답한다. 고전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자동적으로 도출된다는 식이다.


고전에 대한 다양한 정의 가운데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고전은 독자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이며,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고전은 독자에게 들려줄 것이 무궁무진한 책이며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러한 정의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고전은 무언가 ‘유용하기’ 때문에 읽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때 유용성은 넓은 의미의 유익함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효용가치를 뜻한다.


칼비노가 인용한 에밀 시오랑을 재인용해보자. “소크라테스는 독약이 준비되는 동안 피리로 음악 한 소절을 연습하고 있었다. ‘대체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이오?’ 누군가 그렇게 묻자,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래도 죽기 전에 음악 한 소절은 배우지 않겠는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피리를 배우는 소크라테스에게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질문하는 이의 관심은 그것의 실제적인 효용에 닿아 있다. 그런 기준으로 보자면 소크라테스의 행동은 쓸데없는 일이다. 반면에 죽기 전에라도 음악 한 소절은 더 배우지 않겠느냐고 대답하는 소크라테스에게 그것은 그 나름의 쓸모를 갖는다. 말하자면 ‘쓸모없는 일의 쓸모’다. 


이탈리아의 인문학자 누치오 오르디네의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있음>(컬처그라퍼, 2015)은 ‘인생을 바꾸는 고전의 힘’을 그 역설적인 용도에서 발견한다. 그가 대비시키는 것은 쓸모 있는 지식과 쓸모없는 지식이다. 그것은 다르게 말하면 이윤을 생산하는 지식과 생산하지 않는 지식이다. 고전을 읽고 공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직접 이윤을 생산해내는 것과 무관한 지식이다. 그럼에도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그것은 ‘유용하다’. 그것이 ‘쓸모없는 지식의 유용성’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특히 한국 대학에서 학문과 지식의 유용성을 이윤의 논리에서만 평가하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인문학은 구조조정이란 명분으로 퇴출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오르디네의 문제의식은 우리에게도 적실성을 갖는다. 그가 직시하는 유럽의 현실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현실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수십 년 동안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누렸던 기업들은 잔인하게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정부는 일자리와 교육기관을 줄이는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공공의료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는 시장의 지배에 종속되었고, 인간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존중도 점차 사라질 위험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실을 낳은 ‘사악한 경제 메커니즘’을 그는 괴물이라고 부른다. 경제 논리라는 괴물이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는 모든 것을 유용성의 관점에서 재단한다. 소위 ‘지배적 유용성’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모든 활동을 무익한 것으로 치부한다. 인문학과 고전어 교육, 예술적 상상과 비판적 사고 등이 무익한 활동의 목록이다(대학에서도 이러한 교양교육 대신에 회계학이 새로운 필수과목으로 권장된다). “공리주의 세계에서는 교향곡보다 망치가, 시보다 칼이, 그림보다 스패너가 더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다.”


고전 공부란 쓸모없는 공부이고 고전으로부터 얻는 지식은 쓸모없는 지식이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정신을 수양하고 시민의 덕성을 기르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지식이다. 그것이 ‘지배적인 유용성’에 맞서는 ‘쓸모없는 지식의 유용성’이다. 이 두 가지 유용성은 플라톤의 구분을 이어받자면 노예와 자유로운 인간의 차이에 상응한다. 오르디네가 다시 들려주는 대화편 <테아이테토스>에서 플라톤은 자유로운 인간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늘 자유로우며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반면에 노예는 언제나 시간에 쪼들리고 무슨 말이건 주인의 반응을 의식한다고 구분지어 말한다. ‘지배적인 유용성’이란 바로 이윤의 논리라는 괴물을 섬기는 노예의 유용성 아닌가.

 

반면에 그런 괴물의 지배에서 벗어난 ‘쓸모없는 지식’은 자유로운 인간의 지식이요 주인의 지식이다. 왜 노예적 영혼이 문제가 되는가. 플라톤에 따르면 노예는 ‘주인에게 아첨하고 자비를 구하는 기술’을 터득하느라 영혼이 쪼그라든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가 없고 고귀한 감정도 가질 수가 없다. “그리하여 젊은 시절부터 노예가 된 이들은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으며, 쉽게 거짓말을 하고 모욕을 주고받는다. 결국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고 전문가와 현자가 되었다고 믿는 그 순간, 건강한 생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여기서 니체의 ‘도덕의 계보’를 비틀어 ‘지식의 계보’를 말해볼 수도 있겠다. 니체는 현재의 ‘선’과 ‘악’을 거슬러 올라가면, 즉 기독교 이후의 도덕에서 고대 그리스의 도덕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기원에서 ‘나쁨’과 ‘좋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나쁨, 악=좋음’이라는 게 말하자면 ‘가치의 전도’이자 재평가이다. 계보학은 일반화된 가치관을 그렇게 뒤집는다. 이와 비슷하게 ‘쓸모 있는 지식과 쓸모없는 지식’의 대립도 거슬러 올라가면 ‘노예의 지식과 주인의 지식’의 대립으로 재발견할 수 있겠다. 주인의 지식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이자 자기를 발견하는 지식, 자신에게 전념하는 지식이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2015)에서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가 그러한 자기 발견에 이끌리는 장면에 주목해보자. 가난한 농부의 외아들인 스토너는 조금이라도 농사일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배워오라는 부모의 기대를 안고 농과대학에 진학한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1학년을 마친 그는 2학년이 되어서 기초교양강의의 하나로 영문학 개론을 듣는다. 다른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들의 이름과 작품, 연대와 영향력 등을 달달 외워서 첫 시험을 치렀지만 점수는 낙제에 가까웠다. 두 번째 시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스토너는 교수가 과제로 내준 작품을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단어만 읽을 뿐 책의 의미를 이해하는 건 요령부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는 강의시간에 스토너는 교수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같은 학기에 스토너가 들었던 토양화학 강의에서라면 이런 질문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스토너는 토양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흥미를 갖고 공부했다. 하지만 영문학 개론은 달랐다.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스토너 군’에게 건네는 목소리가 들리느냐고 질문했다. 이것은 위대한 셰익스피어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스토너는 교수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순간이 그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그는 비로소 고전이 어떤 것이고, 그에게 어떻게 말을 건네는지 눈뜨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농학에서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대학 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지낸다. “과거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한데 모이고, 죽은 자들이 그의 앞에 되살아났다. 그렇게 과거와 망자가 현재의 살아있는 사람들 사이로 흘러들어오면 그는 순간적으로 아주 강렬한 환상을 보았다.” 고전이란 책을 읽어버리게 된 이후의 스토너는 그 이전과 같을 수가 없었다. 그는 “가끔 몇 년 전의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면 마치 낯선 사람 같아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스토너는 결국 영문학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교수가 된다. 평범한 교수로서 일생을 마치게 되지만 영문학 개론 시간에 읽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그로 하여금 자신을 발견하게 해주었고 그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평생 척박한 땅을 일구며 농부로서 힘겹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부모와는 전혀 다른 삶이었다. 그의 영문학 공부는 부모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공부였지만(다행히 그의 부모는 기대에 어긋난 스토너의 진로를 가로막지는 않았다) 스토너에게는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공부였다. 


다시 오르디네의 쓸모없는 지식론으로 돌아오자. 그는 수많은 불확실한 것들 가운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말한다. “쓸모없는 것을 생산하길 거부한다면,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달려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무분별하고 병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말 것이다. 이 공동체는 결국 길을 잃고 자기 자신과 생명의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거꾸로 우리가 고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공리주의적 목적과는 무관한 지식을 애써 찾고자 하는 것은 그렇듯 길을 잃지 않고, 인생의 의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이다.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다시 생각해볼 때이다.

 

15.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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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graphic 2020-04-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가슴에 와 닿는 글이네요. 저의 목소리가 항상 사람들과의 벽에 부딪혀 메아리만 남는데..감사합니다
 

저녁을 먹기 전에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조르조 아감벤이나 장 뤽 낭시 같은 철학자들의 신작이 나왔지만 따로 다루기로 하고 역사학자 세 명을 골랐다.

 

 

먼저, 원로 서양사학자 이광주 교수의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나의 유럽 나의 편력>(한길사, 2015)과 <담론의 탄생>(한길사, 2015)이다. <나의 유럽 나의 편력>은 <내 젊은 날의 마에스트로 편력>(한길사, 2005)의 개정판이고 <담론의 탄생>은 신간이다. 부제가 '젊은 날 내 영혼의 거장들'인 <나의 유럽 나의 편력>은 저자가 "평생 가까이한 유럽 최고의 교양인들의 삶과 사유, 저작들을 단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교양서이자 지적인 에세이"이고, <담론의 탄생>은 "유럽의 살롱과 카페 문화라는 친숙한 주제를 그 속에서 꽃핀 자유로운 담론문화의 전통을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지성사와 문화사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편력을 가늠하게 해준다.

 

 

그밖에 <교양의 탄생>(2009), <동과 서의 차 이야기>(2002),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2001), <아름다운 책 이야기>(개정판 2014) 등이 이광주 컬렉션을 이룬다. 문화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유익한 읽을 거리다.  

 

 

아울러 중국의 스타 학자 이중톈의 <국가를 말하다>(라의눈, 2015)도 출간됐다. 신간은 아니고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에버리치홀딩스, 2008)로 소개됐던 책의 개정판이다. 2005년에 홍콩에서 먼저 출간되고 중국에서는 2007년에 나온 것으로 중국의 고대 정치제도를 다룬 책이다. 스스로 '이중톈 최고의 역작'이라고 자부하는데 여느 '강의책'들과 달리 다소 학술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국내에 먼저 소개된 <제국의 슬픔>(에버리칭홀딩스, 2007)은 이 책을 쓰면서 함께 정리한 수필식 기록에 해당한다. <국가를 말하다>가 '정전'이라면 <제국의 슬픔>의 '외전'이라는 설명이다. 기억엔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를 읽어본 듯싶은데, 완독을 했던 것인지 일부만 읽은 것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의 역사논설 <역사와 책임>(한겨레출판, 2015)도 챙겨두어야 할 책. <유신>(한겨레출판, 2014)에 이어지는 것으로 오늘의 현실을 반추하게 하는 현대사의 교훈들을 짚는다.

이 책은 박근혜 정권 2년차, 구체적으로는 비서실장 김기춘의 등장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까지의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교훈을 찾는 내용이다. 특히 이런 문제의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기까지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현대사를 복기한다.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악착같이) 그대로인지 저자와 함께 복기해보도록 하자. 4월이 가기 전에...

 

15.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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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경제학자 이정전 교수의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반비, 2015)다. '민주주의를 위한 경제학'이 부제. "한국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원로, 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이정전 교수의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는 국민의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이 번번이 실망을 안기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두번째는 강수돌 교수의 <여유롭게 살 권리>(다시봄, 2015). '일에 지쳐 삶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전하는 오래된 미래'가 부제다. "덜 일하고도 더 여유로운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저자는 경쟁력 중심의 사회에서 삶의 질 중심의 사회로 바꿔야만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독사회에서 여유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로드맵으로 읽을 수 있겠다.

 

 

세번째 책은 정혜신과 진은영의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창비, 2015). "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마련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치유하고 있는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온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이 함께 만나 고민을 나눈" 책이다.

 

네번째 책은 '심리기획자'로 현재 안산 ‘치유공간 이웃’ 대표인 이명수의 사회심리에세이, <그래야 사람이다>(유리창, 2015). "용산 참사, 쌍용차 해고사태, 한진중공업 해고사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강행, 세월호 참사, 부당한 공권력, 어이없는 사회지도층 등 시의성 있는 사회 현안을 다루지만, 결국에는 사람 얘기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성찰이다."  

 

 

마지막은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부키, 2015). 제목 그대로 아이들이 물은 '빅 퀘스천'에 대한 석학들의 대답을 모은 책이다.

책을 기획하고 엮은 제마 엘윈 해리스는 두 살 배기 아들과 조카들로부터 쉴 새 없는 질문을 받으면서, '이럴 때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답할까?' 생각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10곳의 아이들 수천 명에게 가장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아이들의 질문은 '소가 1년 동안 참았다가 뀌는 방귀'에서부터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우주는 왜 반짝거리는지'에 관한 것까지 다양하고 기발했다. 이렇게 모인 질문들은 작가 알랭 드 보통,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보내졌고, 그들은 놀랍고도 감동적인 답을 보내 주었다.

질문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물이 있나요?" "벌레를 먹어도 되나요?" 등등 기발하면서 순진무구하다. 물론 그렇다고 어른이라고 해서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 아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대처하기 위한 아주 요긴한 '컨닝북'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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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한번 하는 청소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전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오랜만에 여행서를 한 권 골랐다. 이원근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벨라루나, 2015).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이 부제다. '주말'이란 말이 제목에 들어간 책의 8할은 여행서로 보이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에 아무데도 못 가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책'. 그나마 '오지'라서 쉽게 갈 수는 없다는 핑계를 대본다. 그렇지만 '눈으로 하는 여행' 가이드북으로서도 쾌적하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싶어도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신발 끈을 단단히 묶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원근 작가의 아버지는 하루라도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몸살이 날 정도로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쟁이이다. ‘승우여행사’의 대표로 국내여행을 개척해왔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원근 작가는 ‘여행박사’라는 여행사의 국내여행 팀장으로 1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답사를 했고, 다양한 코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여행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인솔하고 가이드해왔다. 이 책은 그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배워온 여행과 작가가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오래 전부터 시작된 그들의 동행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손바닥만할 거라고 예단하기 쉽지만 찾아보면 의외의 오지 마을이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절반이 강원도다!).

 

찾아보니 오지만 전문으로 찾는 오지 여행가들도 있는 모양이다. 해외 오지 여행서로서 이정식의 <세상 끝 오지를 가다>(쌤앤파커스, 2010), 박상주의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북스코프, 2009) 등이 눈에 띈다. 세계의 오지까지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책으로 둘러보는 여행쯤이야 언제든지, 얼마든지...

 

15.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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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라는 걸 고른다면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저명한 저술가 미치오 가쿠의 <마음의 미래>(김영사, 2015)가 가장 눈에 띈다.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가 부제. 물리학에서 미래학까지 폭넓은 시야를 보여주었던 저자가 이번에는 뇌과학에 초점을 맞추었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미치오 카쿠의 최신작. 미치오 카쿠가 뇌과학과 신경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 지금까지의 연구동향과 전망을 듣고 특유의 치밀한 정보수집력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발휘해 인간의 의식세계에 대해 집중 탐구한 저작이다.

인간의 뇌가 우리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과학적 탐구 영역이라면, 뇌과학의 미래는 마음의 미래이면서 인류의 미래일 수도 있다(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을 테니). 이 정도까지 동의한다면, 현재 뇌에 대해서 우리가 어디까지 알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지 들어볼 만하다.

 

 

표지는 좀 식상하지만 일단 원서도 주문을 넣었다. 이달의 읽을 만한 과학서를 하나 더 얹는다...

 

15.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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