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기 전에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조르조 아감벤이나 장 뤽 낭시 같은 철학자들의 신작이 나왔지만 따로 다루기로 하고 역사학자 세 명을 골랐다.

 

 

먼저, 원로 서양사학자 이광주 교수의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나의 유럽 나의 편력>(한길사, 2015)과 <담론의 탄생>(한길사, 2015)이다. <나의 유럽 나의 편력>은 <내 젊은 날의 마에스트로 편력>(한길사, 2005)의 개정판이고 <담론의 탄생>은 신간이다. 부제가 '젊은 날 내 영혼의 거장들'인 <나의 유럽 나의 편력>은 저자가 "평생 가까이한 유럽 최고의 교양인들의 삶과 사유, 저작들을 단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교양서이자 지적인 에세이"이고, <담론의 탄생>은 "유럽의 살롱과 카페 문화라는 친숙한 주제를 그 속에서 꽃핀 자유로운 담론문화의 전통을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지성사와 문화사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편력을 가늠하게 해준다.

 

 

그밖에 <교양의 탄생>(2009), <동과 서의 차 이야기>(2002),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2001), <아름다운 책 이야기>(개정판 2014) 등이 이광주 컬렉션을 이룬다. 문화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유익한 읽을 거리다.  

 

 

아울러 중국의 스타 학자 이중톈의 <국가를 말하다>(라의눈, 2015)도 출간됐다. 신간은 아니고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에버리치홀딩스, 2008)로 소개됐던 책의 개정판이다. 2005년에 홍콩에서 먼저 출간되고 중국에서는 2007년에 나온 것으로 중국의 고대 정치제도를 다룬 책이다. 스스로 '이중톈 최고의 역작'이라고 자부하는데 여느 '강의책'들과 달리 다소 학술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국내에 먼저 소개된 <제국의 슬픔>(에버리칭홀딩스, 2007)은 이 책을 쓰면서 함께 정리한 수필식 기록에 해당한다. <국가를 말하다>가 '정전'이라면 <제국의 슬픔>의 '외전'이라는 설명이다. 기억엔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를 읽어본 듯싶은데, 완독을 했던 것인지 일부만 읽은 것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의 역사논설 <역사와 책임>(한겨레출판, 2015)도 챙겨두어야 할 책. <유신>(한겨레출판, 2014)에 이어지는 것으로 오늘의 현실을 반추하게 하는 현대사의 교훈들을 짚는다.

이 책은 박근혜 정권 2년차, 구체적으로는 비서실장 김기춘의 등장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까지의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교훈을 찾는 내용이다. 특히 이런 문제의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기까지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현대사를 복기한다.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악착같이) 그대로인지 저자와 함께 복기해보도록 하자. 4월이 가기 전에...

 

15.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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