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책으로 필립 후즈의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돌베개, 2015)를 고른다. '흰부리딱따구리와 생태 파수꾼 이야기'란 부제가 대략 어떤 책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저자 필립 후즈는 국제자연보호협회 활동가로 일하면서 여러 권의 논픽션을 저술했는데, 국내에는 <문버드>, <열다섯 살의 용기> 등이 번역돼 있다.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는 어떤 책인가.

 

한때 미국 남부 저지대의 울창한 숲을 주름잡았던 ‘흰부리딱따구리’가 불과 한 세기 만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멸종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아울러 흰부리딱따구리를 손에 넣으려고 안절부절못했던 사람들, 혹은 흰부리딱따구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 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던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덧붙여,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흰부리딱따구리의 이야기를 통해 멸종의 잔인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책"이기도 하다고.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이런 추천사를 붙였다. "경이로운 책이다…… 전설이 된 동물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인간이 지닌 고귀한 기상에 바치는 찬사이다." 가뜩이나 얼굴 찌푸려지는 시국에서 잠시라도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책으로도 손에 들어볼 만하다...

 

1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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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이론분야의 책 두 권을 같이 묶는다. 영국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대담집 <비평가의 임무>(민음사, 2015)와 라캉주의 분석가 백상현의 <고독의 매뉴얼>(위고, 2015)이다.

 

 

먼저 이글턴 독자들에게 <비평가의 임무>는 종합선물 같은 책이다(<문학이론 입문> 이후 그의 독자로 자연스레 입문한 나 같은 경우도 '이글턴 독자'에 해당한다).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영문학자인 매슈 보몬트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의 9개월간 나눈 일련의 대담을 엮은 이 책은 이글턴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그가 집필한 모든 책, 그리고 가장 최근의 비평적 화두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생애를 포괄하고 있다. 초점은 비평가로서의 이글턴의 학문적 여정에 맞춰져 있는데, 근 반세기가 넘는 기간에 걸쳐 이글턴이 실존주의,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일련의 이론적 담론들을 취하여 어떻게 마르크스주의를 심화하고 갱신하고 재정립하는지를 낱낱이 보여 준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새로운 지적 도전들에 대응하며 계속 발전하고 변화해 가는 모범적 능력을 보여 주는 이글턴을 만날 수 있다.

'비평가의 임무'는 발터 벤야민의 유명한 에세이에서 제목을 가져왔는데, 이글턴의 벤야민론, <발터 벤야민 혹은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이앤비플러스, 2012)도 이 참에 다시 소환해도 좋겠다.

 

 

<고독의 매뉴얼>의 부제는 '라깡, 바디우, 일상의 윤리학'이다. 맹정현과 함께 한국프로이트라깡칼리지에서 상임교수로 활동하면서 라캉주의 전파에 힘쓰고 있는 저자의 신작이다.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의 저자 백상현의 신작. 저자는 고독이라는 주제에 대한 이론적인 동시에 실천적인 글쓰기를 시도한다. 정신분석과 철학의 틀로 우리 삶의 당면한 문제, '벌거벗은 삶'에서 다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추리소설적 기법을 차용해, 라깡과 바디우의 이론적 개념을 삶의 실천과 연결시켜 급진적인 사유의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맹정현의 <프로이트 패러다임>(위고, 2015)과 함께 한국의 정신분석 담론의 현단계를 일별하게 해줄 듯싶다...

 

15. 10. 27.

 

 

P.S. 라캉과 정신분석 독자들에겐 이번 가을에 읽을 거리가 몇 권 더 있다. 라캉의 <아버지의-이름에 대하여>와 <종교의 승리>, 그리고 브루스 핑크가 쓴 <라캉의 사랑론> 등이 출간되었기 때문이다(라캉의 책들은 영역본). 분량이 얇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번역본들이 나와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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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조선시대 편의 마지막 권으로 <19세기, 인민의 탄생>(민음사, 2015)이 출간되었다. 첫 권인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민음사, 2014)이 지난해 1월에 나온 걸 고려하면 만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대 편의 20세기가 사실 기다려지는데, 여하튼 학계의 새로운 성과를 반영하고 풍부한 자료와 도표를 실은 이 시리즈가 한국사의 새로운 표준이 될 듯싶다. 교과서 국정화라는 헛된 시도에 국력을 낭비하느니 출판계의 이런 시도에나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이란 헛된 바람을 적어본다. 겸사겸사 다섯 권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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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9세기, 인민의 탄생- 조선 5
김정인 외 지음, 강응천 엮음 / 민음사 / 2015년 10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2015년 10월 25일에 저장
품절
민음 한국사 : 18세기, 왕의 귀환- 조선 4
김백철 외 지음, 강응천.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2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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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7세기, 대동의 길- 조선 3
문중양 외 지음, 강응천 엮음 / 민음사 / 2014년 6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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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 조선 2
한명기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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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먼저 비평가 김윤식 선생의 월평집이 한권 더 추가되었다. <내가 읽은 우리 소설>(강, 2015). 2013년에 나온 <내가 읽은 우리 소설>(강, 2013)에 이어지는 것이라 기간이 2013.3-2015.3으로 표기되었다. 2년간의 소설 월평을 모은 것. 현재로선 죄장수 현장비평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렇듯 정기적으로 월평집을 묶어낸 비평가로는 유일무이하게 남지 않을까 싶다. 서문에서 저자는 "작가는 쓸 수밖에 없다. 비평가는 읽을 수밖에 없다. 그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적었다. '그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는' 책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

 

 

 

김윤식 선생의 책은 이번에 한권 더 나왔는데, <아비 어미 그림 음악 바다 그리고 신>(역락, 2015)이 그것이다. 여섯 가지 주제의 글을 묶었기에 제목이 그렇게 붙여졌다. 저자가 대학 1학년 때 쓴 산문 '밤바다'도 수록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최근 중단편전집(전7권)을 묶어낸 박범신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과 함께 문학앨범을 펴냈다. <작가 이름, 박범신>(문학동네, 2015)이 문학앨범의 이름이고, <당신>(문학동네, 2015)이 장편소설의 제목이다. 문학앨범은 제자이자 평론가 박상수가 엮었다.  

소설가 박범신. 1973년 중앙일보로 데뷔했으니 문단 나이로는 마흔둘인 셈, 늘 그랬듯 뜨거운 열정과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매번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걸작들을 선보였던 그의 문학적 일평생을 이쯤에서는 한번 묶는다 해도 무리는 아니겠지 하는 조심스러움 속에 박범신 문학 앨범 <작가 이름, 박범신>을 엮어낸다. 평생을 글쟁이로 살아온 그에게 어쩌면 당연하다 싶을 ‘작가’라는 단어와 ‘이름’이라는 단어를 타이틀로 붙인 데는 평생을 성실과 책임을 담보로 살아온 그의 이력에 이쯤해서는 붙여줄 수 있는 제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작가의 제자이자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박상수가 방대한 그의 인생 여력과 문학적 연대를 꼼꼼하게 정리하여 ‘박범신’이라는 한 작가를 이해하기 위한 작품론과 작가론을 그러모아주었다.

 박범신 문학의 가이드북으로도 읽을 수 있는 책.

 

 

이제는 소설가라기 보다는 기행작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유재현도 '유재현 온더로드'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을 펴냈다. <동유럽-CIS 역사기행>(그린비, 2015). 지역이 지역이니만큼 나로선 특히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코카서스에서 동베를린까지'가 부제. 간략한 소개는 이렇다.

20여 년간 새로운 삶과 사회의 단초를 찾기 위해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곳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소설가이자 르포 작가 유재현이 '유재현 온더로드'의 일곱 번째 책으로 <동유럽-CIS 역사 기행>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몰도바나 아르메니아와 같이 구 소련에 속해 있다가 소련의 해체와 함께 독립한 독립국가연합(CIS)의 국가들, 그리고 역시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동유럽의 국가들을 돌아보고 있다.

전작인 <시네마 온더로드>(그린비, 2011)가 영화에세이였던 걸 고려하면, 미국기행문 <거꾸로 달리는 미국>(그린비, 2009)에 이어서 6년만에 나온 셈. 아시아와 미국, 쿠바, 그리고 동유럽과 구 소련 지역을 다 둘러보았으니 이젠 중남미와 아프리가가 남은 셈인가. 서남아시아까지 포함하면 여정은 한동안 더 이어질 수도 있겠다...

 

15.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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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현암사가 창업 70주년을 맞아 기념전시회와 함께 '열린 강좌'를 개최한다(http://hyeonamsa.blog.me/220516071159). 전시회는 11월 13일부터 11월 30일까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전시장에서 열리며, 열린 강좌는 11월 14일부터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강좌의 마지막 날인 11월 28일에는 '20세기 러시아문학'을 주제로 내가 강의를 맡게 되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5.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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