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격차>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르다 보니 자연스레 떠오르는 책이 있다.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동아시아). 사회역학 전공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사회 건강불평등론이다.

이 주제를 다룬 국내서가 몇권 되는데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 가장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 보인다. 그만큼 건강불평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된 때문인지, 아니면 책의 미덕 덕분인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관심사와 잘 부합해서일까.

아무려나 ‘정의로운 건강‘의 추구가 사화적 이슈가 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긍정적인 일이다. 나쁜 정치가 건강을 해치는 만큼 좋은 정치는 우리의 건강에도 이롭다는 사실이 이번 정부에서 입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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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분야로 분류되는 책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마이클 마멋의 <건강 격차>(동녘)와 이안 해리스의 <가짜 수술>(메디치미디어)이다.

마멋은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는 전작으로 소개된 바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저자의 관심은 건강불평등이다. <건강 격차>도 ‘평등한 사회에서는 가난해도 병들지 않는다‘가 부제. 공공의료와 건강불평등 해소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필독서가 되겠다.

현직 외과의사가 쓴 <가짜 수술>은 제목만으로도 섬찟하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비과학적 수술의 진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수술무용론을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과잉 진료나 과도한 치료 개입은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한 차례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가벼운 수술까지 포함하면 국민 상당수에게 수술은 ‘자기 문제‘다. 수술에 대한 잘못된 환상과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일독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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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시리즈의 9-11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같은 문제 내지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세트로 묶을 수 있다. 다름아니라 ‘유신 쿠데타‘가 공통 주제다. 왜 일으켰는지, 왜 못 막았는지, 그 뿌리는 무엇인지 현대사 연구의 권위자와 함께 되짚어보는 시간.

저자는 ˝박정희 신드롬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에 미래가 있을 수 있겠나?˝라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감인데, 향후 몇년간은 그 미래가 가능할지 여부를 판가름하게 해줄 것이다.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지 불과 몇달 되지 않았고 새로운 정치질서와 사회질서는 여전히 모색중인 상황이다(소위 적폐청산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비가역적인 변화, 되물릴 수 없는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중에도 시민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역사교양 지수를 좀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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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예술가들과의 대화‘가 부제다. 김나희의 <예술이라는 은하에서>(교유서가). 저자는 생소한데(그럴 수밖에 없다. 첫 책이니까), 파리에서 피아노와 법학을 전공했다고. 유럽에서 활동하는 덕분인지 인터뷰이의 상당수가 유럽의 예술가들이다(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포함된 게 특이한데, 사실 바디우는 극작가이자 소설가이고 바그너 전문가이기도 하다). 한국인으로는 영화감독 박찬욱, 봉준호 등이, 소설가로 신경숙, 작곡가로 진은숙, 음악가로 정명훈, 백건우, 조수미 등이 포함되었다.

어제 통영의 윤이상기념관을 둘러본 일 때문에 나로선 윤이상과 루이제 린저의 대담집도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에 재출간된 <윤이상, 상처입은 용>(알에이치코리아)이 그것이다. 윤이상의 음악세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파란만장한 그가 삶 자체가 시대의 증언으로서 의미 깊게 여겨진다. 올초에 나온 박선욱의 <윤이상 평전>(삼인)도 제쳐놓았던 책인데 다시금 책상 가까이로 옮겨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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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아오는 길은 정체 없이 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10분 남짓 거리인데 피곤했지만 무거운 짐을 든 건 아니어서 걸어서 귀가했다. 저녁을 먹고 한숨 돌리며 북플을 적는다.

버스에서 적은 페이퍼에서 통영 예술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여러 분이 이미 나와 있다고 알려오셨다. 통영의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나온 <통영 예술 지도>다.

지난달인가 <통영을 만나는 가장멋진 방법: 예술 기행>을 구매하고도 이번에 그냥 내려가는 바람에 <예술 지도>의 존재도 깜박 잊었다. 카프카문학기행을 다녀오느라 박경리문학기행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바람에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고서 사전 답사차 내려간 것이었다. 국내여행도 여행전문 가이드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았는데 좋은 가이드북과 지도가 있다면 대신할 수도 있겠다.

사전답사를 마쳤으니 적당한 일정이 잡힐 때까지 작가와 작품을 좀더 읽는 일만 남았다. 박경리 전집 외에 유치환과 김춘수의 시집도 다시 읽어둘 참이다. 아래 사진은 청마문학관과 김춘수 유품전시관에 찍은 사진들이다(김춘수전시관 앞에서 찍은 통영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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