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론 무슨 지도책인가 싶은데 ‘경이로운 장소들‘에 대한 카탈로그다. <아틀라스 옵스큐라 >(쌤앤파커스) ‘경이롭고 미스터리하고 매혹적이며 신비로운 세상의 모든 곳‘의 목록. 어지간한 여행은 성에 차지 않는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도 좋겠다. 연휴 방콕중이라 책으로만 이곳저곳 구경해보았다. 몇곳만 사진으로 재음미해본다.

첫 사진은 체코 프라하의 스트라호프 수도원. 12세기 중반에 건립됐는데 ˝17세기 지구본과 6만점의 고서, 바로크풍 천장프레스코화가 어우러진 장려한 서재가 백미로 꼽히는 수도원˝이다. 방문은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두번째 사진은 팔레스타인의 성 제오르지오 수도원. 이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은 요르단강 서안의 와디 켈트 협곡 끝의 절벽에 매달려 있다. 현재에도 소수의 정교회 수사들이 기거하고 있다고. 예루살렘에서 차로 20분 이동한 뒤, 15분간 걸어가거나 낙타를 타고 이동.

세번째 사진은 베트남의 호치민 영묘. 1969년에 사망한 호치민의 방부처리된 시신을 보존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버스로 이동가능한데, 매년 10-11월에는 호치민의 시신이 러시아로 보내져 단장된다고(아직도?). 스탈린의 마지막 안식처를 본떴다고 하는데 외관만으로도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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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트로츠키의 <그들의 윤리, 우리의 윤리>(책갈피)가 번역돼 나왔길래 목차를 훑어보다가 부록에 ‘트로츠키와 빅토르 세르주의 논쟁‘이 들어 있어서 다시금 세르주의 책들을 떠올렸다. <러시아혁명의 진실>(책갈피)과 함께 회고록 <한 혁명가의 회고록>(오월의봄)이 번역돼 있다. <회고록>은 2014년 ‘빅토르 세르주 선집‘의 1권으로 나온 것인데 그 이후로 아직 추가된 목록이 없다.

세르주의 <러시아혁명의 진실>은 1917년 11월부터 이듬해 1918년 11월까지를 다룬 기록으로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 그리고 미국 기자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과 함께 ‘고전‘으로 꼽힌다고. 책은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으므로 점심을 먹고 찾아봐야겠다. 러시아혁명 관련서만 하더라도 서가 두칸은 채울 듯한데 연휴가 길어도 읽을 책을 다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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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식사 외에 다른 명절 일정이 없기 때문에(게다가 이동거리도 30분 이내다) 편안한 추석이지만, 피로감으로 아침을 먹고 잠깐 눈을 붙였음에도 눈 상태가 좋지 않다(얼마나 더 자야 한다는 말인가?). 오전에 책을 못 읽었다는 생각에 신기욱의 <슈퍼피셜 코리아>(문학동네, 2017)를 슈퍼피셜하게 훑어보고(미국 대학에 대한 소개와 한국대학 개혁에 대한 제안이 흥미롭고 한미관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대한 칼럼들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새로 나온 책들을 훑어보다가 '아무튼 시리즈'가 특이해서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3개 출판사의 공동 프로젝트로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한권 읽어봐야 가늠이 될 듯하다. 다섯 권이 모두 중구난방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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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트니스-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류은숙 지음 / 코난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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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서재- 자기만의 책상이란 얼마나 적절한 사물인가
김윤관 지음 / 제철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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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게스트하우스-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장성민 지음 / 위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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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쇼핑- 나는 오늘도 바다로 갑니다
조성민 지음 / 위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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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설겆이하고 지난여름 교토에서 사온 전병 남은 걸 커피와 함께 먹어치우고, 이제 배를 깔고 엎드려서 책을 펼친다. 이시영 시집 <하동>(창비)을 뒤적이다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생각함‘에서 눈길이 멎는다. ‘김남주를 생각함‘으로 읽어도 되는 시다. 아래가 전문이다.

임종이 임박했다는 새벽 전화를 받고 고려병원에 달려갔을 때의 일이다. 황달이 퍼져 샛노란 눈빛의 김남주가 주변을 돌아보며 외쳤다. ˝개 같은 세상에 태어나 개처럼 살다가 개처럼 죽는다. 부탁한다. 남은 너희들은 절대로 이렇게 살지 마라!˝ 그의 숨이 끊어지고 난 뒤 병실 복도에 나와 나는 나에게 다짐했다. 빗방울 하나에도 절대 살해되어서는 안되겠다고!

마지막 문장은 김남주가 옮긴 브레히트의 시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의 마지막 행에서 차용했다고 시인은 덧붙였다.

잠시 브레히트와 김남주와 개 같은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개처럼 살지 말아야 할 사명에 대해서도. 어젯밤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의 억울한 희생자들에게도 세상은 얼마나 개 같았을 것인가. 우리는 빗방울 하나에도 절대로 살해되어서는 안될 사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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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고백록>(을유문화사)이란 정체불명의 책이 나와서 지난주에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도스토예프스키의 <작가일기> 일부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합본해놓은 것이다.

거기에 편역자의 길지 않은 해설이 붙여졌는데, 차라리 <작가일기>에서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부분을 소개했더라면 훨씬 좋았겠다. 초역이라고 하지만 새로 번역소개한 <작가일기>는 77쪽 분량이다.

<작가일기>는 러시아어 전집에서 두권 정도 분량으로 전체를 번역하면 얼추 1000쪽은 될 것 같다(현재 나와있는 건 지만지판의 얇은 선집. 예전에 벽호에서 나온 조금 두툼한 <작가의 일기>는 절판되었다).영어판으론 두 권짜리 완역본이 나와 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번역본이 10종 이상 나와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재번역의 의의를 찾기 어렵다. 올초에도 작가와비평사판이 추가된 상태다.

덧붙여, 을유문화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판에서 작가명을 ‘도스토예프스키‘라고 표기하고 단행본에서는 다시 ‘도스토옙스키‘로 표기했다. 보통은 출판사마다 원칙을 정해서 외국어 표기를 통일하는데 이 경우는 책마다 다른 것인지 궁금하다. 그때그때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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