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소하동에 기형도문학관이 건립돼 오늘 개관한다. 문학관이 지어진다는 소식은 언젠가 전해들은 바가 있는데 어느새 3층짜리 번듯한 건물로 완공되었다. 개관을 즈음하여 기념행사도 진행되는 모양인데 나는 나대로 나중에 찾아보고 그의 짧았던 삶과 시에 대해서 반추해보려 한다. 오래전에 기형도 시에 대한 강의도 진행한 적이 있기에 기억을 되살려 새 강의도 진행해볼 참이다.

˝당초 광명시는 시인이 실제 살았던 안양천 끄트머리에 문학관을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땅 주인이 거부해 집 인근이자 시인이 많이 오갔던 소하동에 문학관을 짓게 됐다고 한다. 광명문화재단 관계자는 “유가족들도 ‘외진 안양천 주변보단 번화가에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찬성했다”고 말했다.

문학관 완성까진 시민의 힘도 컸다. 광명지역 문화활동가들은 2003년부터 유가족을 찾아가는 등 기형도기념사업회 활동을 벌여왔다. 시 낭송회는 물론 시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걷는 ‘시길밟기’ ‘추모식’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해 왔다. 광명시에 건의해 광명 중앙도서관 등에 ‘기형도 코너’도 만들고 광명 실내체육관 주변에 시비를 세우기도 했다. 김세경 기형도기념사업회 회장은 “2014년부터 추진했던 시인을 기리는 공간이 드디어 문을 연다니 감개무량하다”고 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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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방강의가 남아있지만 한주간의 일정이 마무리된 터라 커피 한잔 마시며 잠시 숨을 돌린다. 매주 10회 이상 강의를 하다 보니 다루는 작가(작품)가 그만큼이다. 이번주에는 가즈오 이시구로와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플라토노프, 숄로호프, 조세희, 염상섭, 서머싯 모옴을 강의에서 읽었다(도스토예프스키는 두 권. 그리고 모옴은 내일). 내주 강의를 위해서는 또 그만큼의 작가들을 읽어야 하는데 처음 읽는 작품도 들어있다.

이런 강의를 꽤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세계문학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강의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대학에서라면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을 다룰 일이 없고 대학바깥에서는 어지간하면 이렇게 많은 강의를 맡을 성싶지 않다. 그래서 아무튼 예외적인 경력을 갖게 되었는데 내년까지 연속적으로 펴내게 될 책들은 그 경력의 중간 결과물이다.

이달말쯤 나올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속의 철학>도 마찬가지다. 최종교정과 서문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애초에 강의를 기획한 건 작고한 박이문 선생의 <문학속의 철학>을 내 식으로 반복하고 싶어서였다. 그 책에서 다뤄진 작품들 가운데 몇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7편의 작품을 골랐고 8강 강의를 진행했다. 7강이 아니라 8강이 된 건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을 2강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사랑에 빠진 여인들>이 ‘문학속의 철학‘ 강의 기획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본이 없어서 박이문 선생의 논의를 눈으로만 따라갔었는데 비로소 실감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이제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의 출간을 앞두게 되니 이런저런 만감이 교차한다.

한권의 책을 내는 것은 앞으로 내가 낼 책이 한권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를 한살 더 먹는 게 언제까지나 자랑이 되지는 않는 것처럼 책을 내는 일도 마찬가지다. 더 낼 책이 없을 때쯤 저자로서의 삶 또한 종말을 고하리라. 그게 해방이 될지 허무가 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은 서문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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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학자 나카마사 마사키의 강연록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아르테)이 출간되었다. 지난봄에 나도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기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다. 차근히 짚어가면서 내가 강의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려 한다.

나카마사의 책으론 이미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가 출간된 터라 <인간의 조건> 강의록을 펴낸 것도 어색하지 않다. 저자는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과 <칸트 정치철학 강의>를 일어로 옮겼다고도 하니까 아렌트 전문가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그밖에 다른 책으로는 <현대 미국사상: 자유주의의 모험>이 우리말로 번역돼 있다.

역자는 <인간의 조건> 인용시에 일본어판을 따르면서도 한국어판(한길사)의 쪽수도 병기했다. 나처럼 한국어판 대조해가며 읽으려는 독자에게는 적절하면서 요긴한 배려다. <인간의 조건>을 혼자서 독파하려는 독자에게도 유용한 참고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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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위아래가 잘린 파본 형태의 황석영 중단편전집 중고본을 구입했다가 반품처리하지 않고 폐기했는데 두 권을 재구입해서 짝을 맞추었다. <몰개월의 새>는 아직 품절되지 않아서 새책을 구입했더니 출판사 표기가 차이가 난다는 게 옥에 티라고 할까(창작과비평사가 창비사로 바뀌었다). 그렇더라도 책 사이즈는 맞으니까 장서용으로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 이제 <객지>부터 다시 읽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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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공지다. 11월 24일과 12월 8일, 두 차례에 걸쳐서 대구의 동네책방 두 곳에서 강연 행사 겸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두 권의 책,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와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속의 철학>(책세상, 근간)을 거리 삼아 진행하는데 구체적인 건 아래 포스터를 참조하시길(참가비는 강연당 2만원이며, 문의는 오은아 010-5365-1125/ 김정희 010-5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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