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나온 묵직한 인류학 이론서는 마르셀 에나프의 <진리의 가격>(눌민)이다. '증여와 계약의 계보학, 진리와 돈의 인류학'이 부제다. 소개에 따르면, "저자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회에 여러 형태의 증여가 있음을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을 비롯한 인류학 저작에 기대어 논증하고, 모스가 미처 글로 정교화하지 못한 지점들을 찾아내어 보완하는 데에 성공한다. 저자는 엄청나게 다양한 민족지 기록들로부터 일방적이고 대가를 바라지 않은 증여 이외에도 집단 간의 상호 대갚음의 증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모스가 <증여론>을 통해서 물꼬를 튼 이 증여라는 인류학적 문제는 영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프랑스의 모리스 고들리에, 그리고 마르셀 에나프에 이르러 정치적 상상력에까지 이른다(일본의 가라타니 고진도 당연히 포함시켜야겠다). 이 계보의 사유를 되짚어보게 해주는 용도로도<진리의 가격>은 도전해볼 만한 저작이다. <증여론>에서 <진리의 가격>까지를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진리의 가격- 증여와 계약의 계보학, 진리와 돈의 인류학
마르셀 에나프 지음, 김혁 옮김 / 눌민 / 2018년 7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2018년 08월 05일에 저장
절판
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교환과 가치, 사회의 재구성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서정은 옮김 / 그린비 / 2009년 4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2월 29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8년 08월 05일에 저장

증여의 수수께끼
모리스 고들리에 지음, 오창현 옮김, 오명석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28,000원 → 26,600원(5%할인) / 마일리지 840원(3% 적립)
2018년 08월 05일에 저장
품절
증여론
마르셀 모스 지음, 이상률 옮김 / 한길사 / 2002년 7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12월 29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8년 08월 05일에 저장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름휴가 기간이기도 해서 8월을 독서에 좋은 달이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도 하는데 갈수록 기후변화가 난폭해질 거라고 하니까(사피엔스라는 종의 자업자득인 면이 크다)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기도 어렵다. 그렇다고는 해도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는 얼마든지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는 게 8월이다.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1. 문학예술


노벨문학상 강의를 오랫동안 해온 덕분에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들이 수상작가들인데, 최근에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작품집이 연이어 나왔다. 그 가운데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문예출판사)와 르 클레지오의 <원무, 그 밖에 다양한 사건사고>(문학동네) 등은 소설집이다. <19호실로 가다>는 레싱의 초기 단편소설들로 <사랑하는 습관>이라는 제목의 작품집이 뒤를 이을 예정이라 한다. 르 클레지오의 작품집은 앞서 <배회, 그리고 여러 사건들>(한불문화출판, 1988)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는데(노란색 표지가 기억난다), 이번에 새로 번역되었다. 1988년이면, 르 클레지오 작품으로서는 최초로 소개된 단편집인 것도 같다. 그리고 쿳시의 <소년시절>(문학동네)도 이번에 출판사를 옮겨서 다시 나왔다.   


 

아직 현역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신작 <빨강머리 여인>(민음사), 그리고 노벨상 수상작가 대우라고 해야 할 필립 로스의 자전적 에세이 두 권, <사실들>과 <아버지의 유산>(문학동네)도 따로 챙겨두어야 하는 책들이다. 



2. 인문학


인문 쪽에서는 밀린 숙제로 묵혀 두었던 책을 읽으려고 한다. 고대희랍문학사에 대한 책을 볼 겸,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을 읽어보려고 하는 것. 찔끔찔끔 읽다가는 읽어내지 못할 것 같아서 목록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루마니아 여행기로서 <유럽의 그림자>(글누림)은 올여름의 여행서로 꼽을 만한 책이고, 바이킹의 역사를 다룬 라스 브라운워스의 <바다의 늑대>(에코리브르)와 래리 고닉의 '만화 미국사'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국사>(궁리)는 청소년도 읽어볼 만한 책으로 더 고른다. 



3. 사회과학


제목이 신의 한 수로 여겨지는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폭염사회>(글항아리)와 기본소득 문제를 다룬 기본서와 결정판에 해당하는 가이 스탠딩의 <기본소득>(창비)와 필리프 판 파레이스 등의 <21세기 기본소득>(흐름출판)은 좀 무거운 주제의 책이지만, 땀 흘려 읽어볼 만한 책으로 고른다. 



국내서로는 4대강 지킴이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한겨레출판), 정욱식의 <핵과 인간>(서해문집),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 도서라고 주목받은 진천규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타커스) 등을 모두 한국사회 이슈 도서로 읽어봄직하다. 


 


이론서로는 새로 번역돼 나온 캘리니코스의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책갈피)과 좀비 현상의 의미를 고찰한 후지타 나오야의 <좀비 사회학>(요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챕터하우스)를 고른다.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이슈 이론서'로 시간을 내서 읽어볼 만하다. 



4. 과학


세계적인 한국 수학자 김민형의 수학 교양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은 수학적 사고의 본질이 무엇인지 감을 잡게 해주는 책이다. 프랑스 수학자 미카엘 로네의 <수학에 관한 어마어마한 이야기>(클)도 수학 대중화를 겨냥한 책. 영국의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의 <보통 사람을 위한 현대수학>(휴머니스트)은 저자의 지명도로 봐서는 매우 훌륭한 책임에 분명하지만, 필시 저자의 '보통 사람'이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달에 읽어야 할 두꺼운 과학서는 단연 제프리 웨스트의 <스케일>(김영사)이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기에 군말은 생략한다. 그리고 제럴드 폴락의 <물의 과학>(동아시아). 평이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물에 관해서 우리가 어디까지 아는지 확인해보면 좋겠다. 한겨레의 과학전문기자 조홍섭의 <다윈의 섬 갈라파고스>(지오북)은 따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분들 위한 책으로도 골랐다. 나부터가 그런 경우다.



5. 책읽기/글쓰기


알베르트 망구엘의 모든 책은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그가 서재의 책들을 상자에 넣고 포장하며 느낀 소회를 적었다. 나 역시도 이달에 일부 책을 옮겨야 해서 남의 얘기로 읽히지 않는다(솔직하게 말하면 읽기 싫은 책이다!).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북바이북)는 <독서만담>의 저자 박균호의 신작이다. 자신만의 독서와 글쓰기 비법을 알려준다. 조현행의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하는 소설들>(이비락)은 '카프카/ 카뮈/ 쿤데라 깊이 읽기'가 부제여서 관심을 갖게 된다. 세 작가에 대해서라면 남못지 않게 많이 강의한 터라 다른 이들의 강의도 읽어보는 편이다. 일반 독자들이라면 고전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읽어도 되겠다...


18. 08. 05.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독일 작가 제발트(1944-2001)의 마지막 작품 <아우스터리츠>(2001)를 고른다. 한데, <아우스터리츠>를 읽기 위해서는 제발트의 작가적 여정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최소한 <공중전과 문학>과 <토성의 고리> 정도는.




제발트의 초기작과 휴작으로 <자연을 따라. 기초시>와 <현기증. 감정들>, 그리고 <캄포 산토>는 옵션이다. 물론 제발트의 세계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독자라면, 이 책들에서 발을 빼기가 어렵다. 제발트와의 몇 주를 보내고 나면 폭염이 사그라져 있을까. 우리는 가을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의 공지다. 일산 화정도서관에서는 이달의 '아주 특별한 주제 강의'로 고전을 주제로 한 4회 특강을 갖는다. 나도 한 꼭지를 맡아서 8월 16일(목) 저녁(7시 30분-9시)에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다. 고전에 대한 실제 독서를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강연 공지다. 8월 18일-19일 양일에 걸쳐서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인디고서원이 주관하는 '2018 인디고 유스 북페어'가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인간이라는 가능성'이며, 나는 8월 18일(토) 오후(4시-5시 30분)에 '문학은 자유다'를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갖는다. 전체 일정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일정표를 참고하시길...


18. 08. 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강의 공지다. 천안예술의전당 인문아카데미 가을강좌는 '문학 속의 철학'을 주제로 진행한다(http://www.cnac.or.kr/exhibit/info_view.html?p_team=exh&pfmIng=1&p_idx=757). 9월 4일부터 12일 4일까지 10회에 걸쳐서(오전 10시-12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부터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 읽어나가는 일정이다(공유일 외에 10월 16일과 23일은 휴강이다). 지역에서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문학 속의 철학


1강 9월 04일_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2강 9월 11일_ 볼테르, <캉디드>



3강 9월 18일_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



4강 10월 02일_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5강 10월 30일_ 조이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6강 11월 06일_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7강 11월 13일_ 헤세, <싯다르타>



8강 11월 20일_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9강 11월 27일_ 로렌스, <사랑에 빠진 여인들>



10강 12월 04일_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연인>



18. 08. 05.


P.S. 강의할 작품들은 주로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책세상)에서 다룬 작품들이지만, <달과 6펜스>와 <그리스인 조르바>는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에서, 그리고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에서 골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