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선과 악의 심리학

7년 전 페이퍼다. 성탄절에 읽어볼 책을 뒤적이다가 다시 불러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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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과 사법부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게 되는 날들이다. 역사는 길게 봐야 한다고 자주 되뇌이지만 때로는 그 '속도'에 속이 터지기도 하는 것. 소위 법기술자들의 '연성 쿠데타'가 비유가 아니라는 실감을 하게 된다. 사법농단발 법비들과의 전쟁은 이제 전면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법원과 검찰의 역사와 그 두 얼굴에 대한 책들을 리스트로 묶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사법부-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한홍구 지음 / 돌베개 / 2016년 3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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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
권석천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20년 12월 24일에 저장

법률가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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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의 탄생- 사법 불신의 기원을 찾아서
이국운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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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야우스와 블루멘베르크

14년 전에 쓴 페이퍼다. 블루멘베르크의 책은 예고돼 있음에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영어판만 미리 구하고 여전히 대기중이다. 독서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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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408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황석영의 <손님>(2001)에 대해 적었다. 1989년 방북 경험이 계기가 된 소설이고,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시에도 공식방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였다. <손님>을 그런 분위기를 타고 출간된 작품이기도 했다. 참고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은 신천 학살사건을 모티브로 한 그림으로 추정된다...


 














주간경향(20. 12. 28) 신천 양민학살사건의 진실


2000년대 벽두에 “황석영이기에 가능한” 소설로까지 격찬을 받았던 소설 <손님>을 뒤늦게 읽었다. 한국전쟁 시기 황해도 신천의 학살사건(1950)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사후 50년 만에 그 역사적 진상이 문학적 프리즘을 통해 드러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작가의 노고 덕분이다. 1989년 방북 시기에 북한 측의 안내를 받아 직접 학살 현장을 방문하고, ‘미제 학살기념 박물관’도 견학한 작가는 공식적인 진실과는 ‘또 다른 진상’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후 10년간의 조사와 준비 끝에 학살의 진실을 새롭게 밝힌 소설이 <손님>이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류요섭 목사다. 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고향인 황해도 신천의 찬샘골을 찾게 돼 같은 미국 이민자인 형 요한을 찾지만 그는 동생의 방북을 마땅찮게 생각한다. 요한은 전쟁 때 마을 사람들에 대한 학살에 앞장선 전력이 있다. 그렇지만 늦게라도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동생의 제안에 화를 낸다. 당시 빨갱이들은 마귀의 무리였고, 자신은 신의 뜻에 따른 십자군이었다는 것이 요한의 생각이다. 요한은 동생의 제안을 거절한 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동생 요섭은 화장한 형의 뼈 한조각을 갖고서 방북길에 오른다. 그의 방북은 북한에 남아 있던 형의 가족과 재회하는 여정이면서 고향을 찾아 형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려는 속죄의 여정이다.

그렇다고 형을 대신한 대속은 아닌데, 죽은 형과 형에게 죽임을 당한 고향 사람들이 환영으로 그와 동행하는 여정이어서다. 이 환영의 증언을 통해서 요섭이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해방 직후에 북한에서 벌어진 한국현대사다. 이미 일제강점기에 북한에서는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가 적극 유입되었고, 이는 전통시대의 계급적 대립을 대체했다. 해방과 함께 기독교와 공산당의 대립은 차츰 격화했다. 양 진영의 테러가 자행되던 형국에서 전격적으로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기조로 한 토지개혁이 단행되고 이는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무산계급 농민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길 만한 혁명적 조처였지만 교인들의 다수를 구성했던 지주와 자본가 계급에는 청천벽력이었다. 전체 주민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3만5000여명이 희생당한 신천 학살사건이 터지게 된 배경이다.

구체적인 학살 장면도 포함돼 있지만 <손님>은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학살의 사회적 배경을 묘사하는 데에도 주력한다. 확장된 시야에서 보자면 그 배경은 보편적인 계급투쟁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지주와 농민의 계급적 충돌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한국사회에서는 그러한 이행과 변화가 단기간에 급속하게 이루어져 갈등의 폭발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 <손님>은 미군의 양민학살이란 공식적인 설명 너머로 신천 학살의 진실이 기독교와 공산당으로 분열된 민족 내부의 학살극이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작가는 ‘황해도 진지노귀굿’ 열두마당의 형식을 차용해 이 비극적 사건의 해원을 시도한다. 죽은 뒤에야 고향을 다시 찾은 형 요한은 아우에게 “이제야 고향땅에 와서 원 풀고 한 풀고 동무들두 만나고 낯설고 어두운 데 떠돌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러한 화해가 넋굿의 형식으로 가능한가는 의문이지만 잊힌 역사적 사건을 다시 불러내 현재적 비극으로 읽게끔 한 것만으로도 <손님>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P.S. 한국전쟁 시기 양민학살에 관한 책들은 그간에 여럿 나왔다. <손님>은 자연스레 이 책들에도 눈길을 돌리게 한다. 어디에 있는지 손이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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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의 책이 나란히 나와서 같이 적었다. 동시대 미국문학의 최전선으로 보이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 <니클의 소년들>(은행나무)과 포르투갈 문학의 거장 주제 사라마구의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해냄)가 그것이다. 















화이트헤드(철학자 화이트헤드와 함께 두 명의 '백두'를 기억하게 되었다) <언더드라운드 레일로드>가 전미도서상과 퓰리성을 동시 수상했을 때만 해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보였다. 하지만 연이은 후속작들을 통해서 화이트헤드는 자신의 문학이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문학사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도 미국 현대문학 강의가 계획돼 있는데, 2000년대 미국문학의 대표 작가로 언젠가 다루고 싶다. 
















주제 사라마구는 늦깎이 작가인데, 대략 <바닥에서 일어서서>(1980)부터 주요작으로 간주한다. 국내 번역된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앞선 소설이다. 그에 이어지는 소설이 <수도원의 비망록>(1982)이고,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1986)가 뒤를 잇는다. 그러니까 사라마구 소설을 연대기적으로 읽는다면, 세번째로 읽게 되는 소설이 <히카르두>인 것. 
















가장 유명하고 많이 읽힌 <눈먼 자들의 도시>(1995)는 세번째 단계쯤 되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는 <돌뗏목><리스본 쟁탈전><예수복음> 등의 작품을 발표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강의에서는 주로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게 되기에 아직 강의에서는 다루지 못한 작품들이다(포르투갈 문학이나 주제 사라마구 강의를 따로 기획해야 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의 소설들은 초기작들보다 앞서 소개되었는데, <동굴>과 <도플갱어> 등을 거쳐서 <눈뜬 자들의 도시>(2004)까지다.
















그 이후가 노년의 작품들로 <죽음의 중지>(2005), <작은 기억들>(2006), <코끼리의 여행>(2008), 그리고 마지막 작품 <카인>(2009)까지다(사라마구는 2010년에 타계했다). 국내에는 열다섯 권 가량이 번역돼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절반 정도는 강의에서 다루면 좋겠다. 사라마구 탄생 100주년이 되는 후년쯤? 문학강사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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