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종강한 프랑스문학 강의의 마지막 작품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1883)이었다. 통상 19세기 프랑스문학 강의의 마지막 순번은 에밀 졸라에서 모파상으로 이어진다. 일종의 레퍼토리인데, <여자의 일생>에 등장하는 하녀 로잘리(인생은 사람들 생각처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유명한 대사는 주인공 잔느가 아닌 로잘리의 대사다) 때문에 <어느 하녀의 일기>도 떠올리게 되었다. 옥타브 미르보(1848-1917)의 1900년작. 더불어 동년생 작가 조리스카를 위스망스(1848-1907). 모파상에서 앙드레 지드로 넘어가기 전에 다룰 수 있는 두 작가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일정에 포함시키고 싶다. 
















세기말 데카당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위스망스의 소설은 국내에 세 권 번역돼 있다. <궁지>는 단편집이다(강의에서 다룬다면 우선 순위는 <거꾸로>다)


<거꾸로>(1884)

<궁지>(1887)

<저 아래>(1891)
















그리고 미르보의 작품은 <어느 하녀의 일기>가 유일한 번역본. 하녀가 주인공인 점에서는 공쿠르 형제의 <제르미니 라세르퇴>(1865)와 비교해볼 수 있다. 졸라의 <목로주점>(1877)에 영향을 주었다는 작품이다(공쿠르 형제 작품으로 현재는 유일한 번역본이다. POD판이라는 게 흠). 순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여자 주인공의 운명을 다룬 프랑스 여성소설들만 모아 따로 강의를 진행해봐도 좋겠다 싶다. 대략 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래와 같다. 


















조르주 상드, <앵디아나>(1832)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1857)

플로베르, <순박한 마음>(1877)

공쿠르 형제, <제르미니 라세르퇴>(1865)

졸라, <목로주점>(1877)

졸라, <나나>(1880) 

모파상, <여자의 일생>(1883)

미르보, <어느 하녀의 일기>(1900)


발표순으로는 그렇지만,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나 주인공의 계층에 따라서 순서는 조정해볼 수 있겠다. 아무려나 영화로도 나와 있는 만큼(대부분의 작품에 해당되지만) <어느 하녀의 일기>를 다음 프랑스문학 강의에서는 다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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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한우리 광명지부에서는 다음달 7월에 4주에 걸쳐서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읽는다(매주 목요일 오전 10:10-12:10이며,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기에 지방에서도 수강 가능하다). 여름과 겨울학기 진행하는 사상고전 읽기 강좌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유료강의이며 수강문의 및 신청은 02-897-1235/010-8926-5607)


로쟈와 함께 읽는 사상고전


1강 7월 01일_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1)



2강 7월 08일_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2)



3강 7월 15일_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3)



4강 7월 22일_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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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1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2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로쟈 > 세일즈맨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

2년 전에 쓴 리뷰다. 주간경향에 수년간 격주로 리뷰를 실었는데 지난주에 지면개편과 함께 종료되었다. 리뷰를 쓰는데 통상 (독서시간을 제외하고) 2시간쯤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한달에 한나절을 여유로 갖게 되었다(심리적으로는 하루쯤). 당분간은 휴가로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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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이나 휴일의 루틴은 강의준비다(주말에도 강의가 있을 경우 일요일의 몫이 두 배가 된다). 매주 평균 10강 이상의 강의에서 10명 이상의 작가(와 작품)를 읽기에 강의준비에도 꽤 시간이 걸린다(절반 이상은 이전에 강의한 작품이어서 자료를 보완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처음 강의하는 작품은  준비에 품이 든다). 이번주에 강의할 도스토예프스키의 <아저씨의 꿈> 강의자료를 업데이트하다가 마침 1859년에 나온 다른 러시아 소설 목록을 보게 되었다. 주목할 작가들의 작품이 한꺼번에 나온 해였다가는 걸 알게 된다. 나이순으로 곤차로프와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톨스토이의 작품들이다. 같이 나열해본다. 


1. 곤차로프의 <오블로모프>


 














이반 곤차로프(1812-1891)의 대표작 <오블로모프>가 1859년에 나왔다. 곤차로프는 관직에 있으면서 1847년에 <평범한 이야기로>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다. 1869년작 <절벽>이 <평범한 이야기><오블로모프>와 함께 그의 3부작을 구성한다. 번역본은 <오블로모프>만 두 종 나와있는 상태. 기억에 두번쯤 강의한 작품인데, 분량 문제 때문에 강의에서 다룬 지 오래되었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이 매우 아름다운 영상으로 옮긴 소설로도 기억된다. 


2. 투르게네프의 <귀족의 보금자리>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의 두번째 장편소설 <귀족의 보금자리>도 1859년에 나왔다(<귀족의 둥지>로도 번역됐었다). 첫 장편 <루진>(1856)에 뒤이은 것이다. 현재 번역본은 신원문화사판과 민음사판 두 종(<첫사랑>에 같이 수록돼 있다). <오블로모프>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귀족(지주)의 영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강의에서 읽은 건 재작년 겨울이 마지막이다.


3. 도스토예프스키의 <아저씨의 꿈>과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의 '중기 소설'로 분류되는 두 권의 '희극 소설'도 1859년에 발표되었다. 시베리아 유형을 마치고, 그해 말에 도스토예프스키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게 된다. 새로운 시도로서의 두 소설은 작가로서 귀환을 알리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귀환 이후 성공작은 1860년에 1부가 발표되는 <죽음의 집의 기록>이다(이 달에 역시 강의할 작품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분신> 같은 초기작, 그리고 <죄와 벌> 이후의 후기 대작들에 견주에 중기 소설들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었다. '과도기적' 작품이어서 그러한데, 그런 중에서도 <죽음의 집의 기록>과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후기 장편으로 넘어가는 이정표적 작품으로 주목받은 데 비하면 두 편의 '희극 소설'은 에피소드적인 작품으로 간주돼 왔다. 지난해 전작 강의 이후 이들 작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 나로서는 강의의 소득이다.   


4. 톨스토이의 <가정의 행복>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초기작 <결혼의 행복>도 1859년작이다. 펭귄클래식의 <크로이체르 소나타>에 <가정의 행복>이란 제목으로 수록돼 있다(강의 교재로 주로 이용하는 판본이다). 결혼의 행복을 주제로 다루지만, 톨스토이가 아직 결혼하기 이전에 쓴 소설로(톨스토이는 소피야 베르스와 1862년에 결혼한다) 비교적 '약한' 소설로 분류된다. 곧 <전쟁과 평화>(1865-69) 같은 대작의 작가로 거듭나게 되기 때문. 그럼에도 톨스토이의 결혼관의 추이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지난봄 톨스토이 강의에서도 첫시간에 읽었다).  


이상 다섯 편의 소설(중장편이다)을 함께 적으니 1859년의 문학적 상황이 그려진다. 1861년 농노해방 전야, 러시아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제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러시아소설은 <전쟁과 평화>나 <죄와 벌> 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유럽뿐 아니라 세계 정상의 문학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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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금각사를 찾아서

오전 강의에서 <금각사>를 읽었는데 마침 4년 전 오늘 교토의 금각사를 찾아갔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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