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율 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 때문에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 출간됐다. 조르주 미누아의 <자살의 역사>(그린비, 2014)다. 저자는 프랑스의 역사학자로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써내고 있는데, 국내엔 <노년의 역사>(아모르문디, 2010)가 먼저 소개된 바 있다(둘다 영어로도 번역돼 있다).

 

 

서양학자가 쓴 책인 만큼 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겠는데, 부제는 '자발적 죽음 앞의 서양 사회'이고 주로 16-18세기 유럽 사회가 바라본 자살의 모습을 다룬다고 한다. 소개는 이렇다.

크게 중세, 르네상스, 계몽주의 시대로 구분되는 16-18세기 유럽 사회의 계급적.철학적.개인적이었던 자살 원인과 수단의 실례를 이야기하며, 당시 자살이라는 행위가 어떻게 심판되고 평가되었는지를 추적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살에 대한 서양의 의식구조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자살에 대해서라면 지난해 나온 천정환의 <자살론>(문학동네, 2013) 외에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청아출판사, 2008)과 알바레즈의 <자살의 연구>(청하, 1995)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찾아보니 토머스 조이너 같은 전문 학자도 있다. 자살 전문가?

 

 

 

국내서 가운데는 박형민의 <자살, 차악의 선택>(이학사, 2010)이 자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자살 전공자의 책이다. 아마도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한 단행본인 듯한데, 소개는 이렇다. 

이 책은 3개 경찰서(각각 서울, 수도권, 비수도권 소재)의 관할에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발생한 1,321건의 자살 사건에 대한 수사 기록과 각 수사 기록에 첨부되어 있는 405건의 유서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 또한 양적인 분석으로는 개별적인 자살 현상의 심층적인 부분에 대해서 살펴볼 수 없기 때문에 양적인 자료를 통해서는 자살 현상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만 살폈으며, 주로 유서와 수사 기록에 대한 질적 분석을 통해 자살자들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했다.

 

 

한편, '자살의 모든 것'을 담은 책으로는 마르탱 모네스티에의 <자살백과>(새움, 2008)도 눈에 띈다. <자살, 도대체 왜들 죽는가>(새움, 1999)로 처음 출간됐다가 <자살>이란 제목으로 두 번 표지를 바꾼 끝에 <자살백과>로 낙착된 책이다...

 

14. 03. 03.

 

P.S. 찾아보니 <자살의 역사>의 불어본 표지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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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강의 공지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로쟈의 세계문학: 노벨문학상 수상작 읽기' 시즌1 강의가 지난주에 끝났다(http://blog.aladin.co.kr/mramor/6713174 참고). 시즌2는 4월과 5월에 8주간 진행되는데(매주 화요일 저녁 7:30-9:30이고, 석탄일인 5월 6일은 휴강이다), 이번엔 1968년부터 1983년까지의 수장작가 가운데 여덟 명의 대표작을 읽는다(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8&tolclass=0002&lessclass=0003&subj=F91496&gryear=2014&subjseq=0001&booking=). 세계문학 읽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구체적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의 세계문학클럽 : 노벨문학상 수상작 읽기 2(1968~1983)

 

1강 4월 1일_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 1968(일본)

 

 

2강 4월 8일_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 1969(아일랜드)

 

 

3강 4월 15일_ 하인리히 뵐,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1972(독일)

 

 

4강 4월 22일_ 솔 벨로, <오기 마치의 모험> - 1976(미국)

 

 

5강 4월 29일_ 아이작 싱어, <원수들, 사랑이야기> - 1978(미국)

 

 

6강 5월 13일_ 엘리아스 카네티, <현혹> - 1981(불가리아)

 

 

7강 5월 20일_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1982(콜롬비아)

 

 

 

8강 5월 27일_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 1983(영국)

 

 

14. 03. 02.

 

P.S. 한편, 이미 한 차례 공지한 바 있지만, 푸른역사아카데미의 월요강좌에서는 이달에 '로쟈의 러시아문학 특강: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진행한다(http://cafe.daum.net/purunacademy/8Bko/144). 강의는 3월 1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30-9: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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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세계문학총서의 하나로 다닐로 키슈(1935-1989)의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문학과지성사, 2014)가 출간됐다. 제목이나 저자보다 사실은 동유럽 문학, 특히 구 유고슬라비아 출신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게 나로선 흥미를 갖는 이유다. 발칸 지역의 역사와 문학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어서다.

 

 

 

다닐로 키슈의 작품은 <보리스 다비노비치의 죽음>(책세상, 2003)이 10년도 더 전에 나왔고, '다닐로 키쉬'를 저자명으로 나온 <안디의 벨벳 앨범>(현대문학, 1999)은 절판된 상태다. 1983년작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는 어떤 작품인가.

이보 안드리치와 함께 '유고슬라비즘의 이상을 가장 잘 표현해낸 작가'로 지칭되며, 이스마일 카다레, 밀란 쿤데라, 체스와프 미오슈와 함께 동유럽의 대표작가로 평가받는 유대계 세르비아인 작가 다닐로 키슈의 최후의 역작. 온갖 민족과 종교,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는 '유럽의 화약고'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홀로코스트로 아버지를 잃고, 나치 체제와 사회주의 정권의 공포정치를 겪으며 자란 키슈는 전쟁으로 야기되는 인간의 고통을 다루며 시대의 아픔을 오롯이 표현한 작가였다. 또한 유고의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정치계와 어용 문단을 꾸준히 비판해 보수 진영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다닐로 키슈의 사상과 문학세계가 잘 구현된 것이 연작소설집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다. 이 작품으로 다닐로 키슈는 유고연방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이보 안드리치 상'을 받았고,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과 문학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유고의 대표작가 이보 안드리치와 같이 언급되는데, 연대기이자 서사시 <드리나강의 다리>의 독특한 서술과 구성을 고려하면 <죽은 자들의 백과전서> 역시 예사롭지 않은 작품일 거란 예감이 든다.

 

 

 

발칸의 대표적 작가로는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를 꼽을 수 있지만 불가리아 작가 요르단 욥코프의 <발칸의 전설>(문학과지성사, 2006)과 역시나 구 유고 작가 두샨 코바체비치의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문학과지성사, 2010)도 국내에 소개돼 있다. 역사서로는 마크 마조워 <발칸의 역사>(을유문화사, 2014)가 최근에 다시 나왔고.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는 구 유고의 대표감독 에미르 쿠스투리차(에밀 쿠스트리차)의 <언더그라운드> 원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쿠스투리차가 <드리나강의 다리>도 영화화한다는 얘기가 있다. 일종의 '메가 프로젝트'일 텐데, 엎어졌는지 계속 진행중인지 궁금하다. 제작중이라면 가장 기대되는 영화 중의 하나다.

 

 

14.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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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예 12년>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계기로 한꺼번에 5종의 번역서가 나옴으로써 미국의 노예제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는데, 관련서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중 가장 중량감 있는 책이 에드먼드 모건의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비봉출판사, 1997)인데, 이미 절판된 책이라 '사라진 책들'에 넣어둔다. 책은 두 주 전에 헌책방에 주문해서 구했다(2008년에 쓴 페이퍼에서도 한번 다뤘지만 확인해보니 그때는 구입하지 않았었다).

 

 

거기에 보탠다면 디스커버리 총서의 <흑인노예와 노예상인>(시공사, 1998)도 유익한 참고도서다. 디스커버리 총서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펴내는 총서인데, 역시나 갈리마르에서 나온 '인물 역사 발자취' 시리즈의 <노예>(종이비행기, 2006)도 나왔었다. 지금은 절판된 상태(이 시리즈는 전 20권 가운데 <알라딘>만 살아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다시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로 돌아오면 "미국 초창기 신대륙 식민지의 생생한 이야기. 미국 역사의 가장 큰 모순은 노예제도와 자유가 동시에 발전했다는 사실. 초창기 버지니아 식민지를 중심으로 탐험가, 인디언, 식민지 지사, 대농장주 등을 통해 노예제를 기반으로 건설된 미국의 모순을 파헤쳤다."

 

 

 

새삼 미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바로 노예제도와 민주주의의 병행발전이다(그리스 민주정과 비교해보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지). 저자인 에드먼드 모건은 예일대의 미국사 교수로 재직했으며 식민지 시기와 미국혁명이 전공 분야다. 특히 18세기 버지니아인들에 관한 연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는 바로 그 연구를 집약하고 있다. 역자는 이렇게 소개한다.

미국역사에서 가장 모순된 점은 바로 노예제도와 민주주의가 병행하여 발전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모순을 이해하려면 모건의 버지니아 식민지에 관한 연구를 이해해야만 한다. 미국혁명에서 자유와 평등을 가장 힘차게 주장한 사람들이 바로 버지니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억압에 항거하여 싸운 조지 워싱턴과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이 버지니아 출신이었고, 헌법에 권리장전을 처음 첨부한 주도 버지니아였다. 그리고 신생공화국 초기 36년 중에서 32년 동안 버지니아 출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들 모두가 노예를 소유한 농장주들이었다. 따라서 노예제도와 자유의 기이한 결합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바로 버지니아 식민지의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모건의 저서 <미국의 노예제도와 미국의 자유>는 바로 이러한 기이한 결합에 관한 이야기이다.

 

 

흠, <노예12년>만 앞다투어 낼 게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역사서라도 다시 내면 좋겠다. 원서는 1975년에 나온 것이니 거의 40년 전 책이다. 그 사이에 나온 역저들이 분명 없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대로 마조리 간, 재닛 월렛의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스마트주니어, 2012)도 구입했는데, 이건 청소년용으로 노예제도 5쳔년의 역사를 개관한 책이다. 간략한 서술과 화보로 구성돼 있는데, 전체를 일람하는 데 요긴하다...

 

14.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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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이 후딱 지나가버렸는데, 점심을 먹기 전에 '이주의 고전'을 고른다. '이주의 고전'이라고는 하지만 '오늘의 고전'이라는 카테고리도 가능할 만큼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책에 파묻히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정한 목표는 3할대 '타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10권의 책이 나오면 적어도 3권 정도는 이 코너에서 다루는 것. 혹은 3권 중의 1권 정도는 언급하는 게 목표다. 그런 기준으로 오늘 고른 책은 '스위스의 괴테'로 불리는 고트프리트 켈러의 <젤트빌라 사람들>(창비, 2014)이다.

 

 

 

<젤트빌라 사람들>은 노벨레(중편) 모음집으로 모두 10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전에 나온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열림원, 2002)과 <옷이 날개>(고대출판부, 2008)도 이 모음집에 속한 작품들이다. 얼마전에 인터텟 헌책방에서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구했는데, 이번에 나온 <젤트빌라 사람들>에 수록돼 있다. 그래도 역자가 다른지라 '중복'은 아니다. <옷이 날개>는 <젤트빌라 사람들>에 실린 <옷이 사람을 만든다>와 같은 작품일 걸로 추정된다.

 

 

아쉬운 것은 전체 10편 가운데 4편만 번역된 것. 역자도 마찬가지 소회여서 "완역하지 못하고 유감스럽게도 1부와 2부에서 각각 2편씩만 골라 서언과 함께 번역한 점에 대해서는 번역자로서 미안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고 적었다. 고로 역자의 뜻은 아니었던 듯싶다.

 

 

 

켈러의 대표작은 <초록의 하인리히>(한길사, 2009)다. 독일어권 교양소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는 통상 <녹의의 하인리히>란 제목으로 알려졌던 작품이다('녹색 옷을 입은 하인리히'란 뜻). 소개는 이렇다.

 

한 젊은이의 성장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괴테의 교양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의 전통선상에 있다. 반면 작품의 기본구조가 일인칭 서술자에 의한 연대기 회상의 형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전기적(자서전적) 소설의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초록의 하인리히’라는 별명은 절약가였던 어머니가 아들의 옷을 전부 죽은 아버지의 유품인 초록색 옷을 고쳐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주인공 하인리히가 늘 초록색 옷을 입고 다닌 데서 생겨난 것이다.  

<초록의 하인리히>는 개인적으로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작품이다. 언젠가 독일 교양소설을 강의에서 다룰 기회가 있다면 몰아서 읽어볼 계획만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적어두면, 무언의 압력은 되리라. 참고로, 벤야민의 비평집 <서사 기억 비평의 자리>(길, 2012)에는 15쪽 가량의 '고트프리트 켈러'론이 들어 있다...

 

14.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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