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참을 먹으려는 것도 아닌데 음식 애기가 나오는 책 두 권에 눈길이 가서 같이 묶어놓는다. 뉴욕의 에세이스트 애덤 고프닉의 <식탁의 기쁨>(책읽는수요일, 2014)과 배명훈의 소설 <맛집 폭력>(북하우스, 2014)이다.

 

 

내겐 생소한 이름인데, 애덤 고프닉은 나름 유명한 '뉴요커 글쟁이'란다. 먼저 소개된 <파리에서 달까지>(즐거운상상, 2008)와 <뉴요커, 뉴욕을 읽다>(즐거운상상, 2009) 모두 미국에선 화제작이었다지만, 한국에선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그러니 모를 만하다!). 그래도 <식탁의 기쁨>은 뭔가 어필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먹는 얘기니까. 더불어 프랑스 미식문화를 소개하는 역할도 겸한다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베스트셀러, 생각하는 미식가를 위한 완벽한 책.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메달을 수상한 뉴욕의 에세이스트, 애덤 고프닉이 미식의 철학과 식탁에 둘러앉음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프랑스의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자, 최고의 셰프가 은밀히 펼쳐 보는 비법과 가족의 기억을 떠올리는 요리를 담고 있는 레시피북이다.

책값이 레스토랑의 파스타 한 끼 가격 정도니까 남들보다 먹는 일에 아주 약간이라도 신경쓰는 독자라면 구비해놓을 만하다. 식탁의 퀄리티를 조금 높여줄 듯하니까.

 

 

짐작에, 기발하지 않으면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작가가 배명훈 아닐까. 무얼 쓸지 어림하기도, 말리기도 힘든 작가가 새로 내놓은 건 뜻밖에도 맛집 이야기다. 그것도 폭격 당한 맛집 이야기!

배명훈 작가가 가볍게 써내려갔다는 이 소설은 인도 음식 마살라 도사에 대한 군침 도는 묘사로 시작된다. 근심이라고는 없는 화사하고 상큼한 오렌지 샐러드, 승리한 전투의 전리품처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쟁반 위에 쌓여 있는 찹쌀 탕수육, 짭조름한 바다 맛 속에 담백한 끝맛을 감추고 있는 빨갛지만 맵지 않은 짬뽕, 입안에 넣기도 전에 새콤하고 향긋한 향이 도는 사르마 돌마. 작가는 맛깔 나는 묘사로 책장을 넘기다 말고 인터넷을 검색해 그 식당이 진짜 있는지 확인하고 싶게 하다가는 돌연, 어디선가 날아온 미사일로 맛집들을 날려버린다. 그러고는 추억의 공간을 공유하는 옛 여자친구에 대한 기억을 단서로 이 맛집들이 왜 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쫓게 만든다.  

그러니까 맛집도 좋아하고 미스터리물도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메뉴인 셈. 왠지 이 책은 서재가 아닌 식탁에서 읽어야 할 것 같군...

 

15. 0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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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나카이 히사오의 <분열병과 인류>(마음산책, 2015)를 고른다. 부제가 '정신병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다. 당장 떠오르는 게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1-4>(아카넷, 2014)과 프로이트의 정신병리학 관련서들, 그리고 조르주 캉길렘의 <정상과 병리>(한길사,1996, 인간사랑판 제목은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등이다. 거기에 푸코의 <광기의 역사>(나남, 2003)와 들뢰즈/가타리의 <안티 오이디푸스>(민음사, 2014)까지도 배치해볼 수 있겠다. '정신과 의사'라는 이력이 소개돼 있지만, 저자의 시각은 독특해서 문화인류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간략한 소개는 이렇다.

 

정신과 의사로서 오랫동안 일본 정신의학계의 일인자로 자리했으며 탁월한 문장가로 존경받는 노학자 나카이 히사오의 대표작이다. 정신병 중에서도 ‘분열’과 ‘강박’을 통해 인류의 발전사를 돌아보는 책이다. 소유 개념도 없이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하던 ‘비강박적’ 시대의 인류가 강박적인 농경·목축 인류에 떠밀려 어떻게 정신병적 소수자로 치달았는지,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강박은 왜 오늘날의 인류사를 이룩하는 데 미덕이 돼왔는지, 그리고 이렇게 변천해온 역사에는 어떤 이점과 부작용이 따랐는지 저자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인류학적 견지에서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간다.

분량은 두껍지 않지만 스케일로는 <광기의 역사>와 <안티 오이디푸스>를 능가한다고 할까(수렵채집시대부터 다룬다니 말이다!). 아무튼 흥미를 끄는 책이다.

 

 

같은 '정신과학' 분야의 책들을 검색해보다가 구미에 당기는 책 몇 권도 덧붙여서 소환한다. '뇌과학이 만든 섹시즘에 관한 환상과 거짓말'이 부제인 코델리아 파인의 <젠더, 만들어진 성>(휴먼사이언스, 2014)과 '우리의 신경을 긁는 것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으로서 조 팰카 등의 <우리는 왜 짜증나는가>(문학동네, 2014), 존 카치오포 등의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민음사, 2013) 등이다. 매주 새로 나오는 책들에 밀려 제쳐두었는데, 막상 제목을 다시 보니 흥미가 생긴다. 책장 어느 구석에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15. 0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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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실종자>를 찾느라 방안의 책을 300권 가량 베란다로 옮겨놓으며 한 시간 동안 일을 벌였지만 결국은 또 찾지 못했다. 자주 벌어지는 책과의 숨바꼭질이지만, 책을 찾는 건 반타작에 그친다. 한 시간 더 투자하면 찾을 확률은 좀더 오를지 모르겠는데, 혹시나 그래도 못 찾을까봐 겁이나 일단은 철수하면서 그런 수색작업 중에 발견한 책 두 권에 대해 적는다. 이굴기의 <꽃산행 꽃시>(궁리, 2014)와 신준환의 <다시, 나무를 보다>(알에이치코리아, 2014)다. 둘다 식물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저자가 적접 찍은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

 

 

'이굴기'란 저자명은 생소한데, 약력을 보니 이갑수 시인의 필명이다. 시인이면서 출판인으로 바로 책을 낸 궁리출판사의 대표다. 오랜 전이고 이미 절판됐지만 <신은 망했다>(민음사, 1991)란 시집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난다('오늘의 작가상' 수상시집이었다). 이후에 <현대적>(민음사, 1994)이란 시집도 냈지만(이 역시 절판됐다) 상당 기간 저자로는 활동이 없다가 <인왕산 일기>(궁리, 2010)와 <신인왕제색도>(궁리, 2010)를 나란히 펴낸면서 시인이 아닌 산문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고, 산문집 <오십의 발견>(민음사, 2013)을 거쳐서 <꽃산행>에 이르렀다. 책은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인데, 지금은 따로 경향신문에도 '꽃산 꽃글'을 연재하고 있다고. 저자가 서문에 적은 바는 이렇다.  

지난 3년간 제법 많은 산을 돌아다녔다. 그동안 꽃산행을 하면서 꽃도 꽃이지만, 꽃이 자연에서 처한 자리에서 엮어내는 풍경에도 주목을 해왔다. 아니 꽃만이 아니었다. 그것이 없다면 도무지 자연이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을 벌레나 곤충은 물론 지형과 바위 등의 무정물에서도 특별한 감흥을 느꼈다. 고마운 것은 이 특별한 상황에 걸맞게 내가 읽었던 시 한 편이 맞춤하게 찾아와 준다는 점이었다. 이런 사정을 맞닥뜨리기 훨씬 이전에 그러한 시심(詩心)을 일구어낸 시인들께 탄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목에 '꽃시'도 들어간 것. 저자는 "식물에 관한 한 아직 초보자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했으니 아주 무연한 건 아니겠다. 겨울이라 지금은 식물원에나 가야 꽃을 볼 수 있겠지만, 봄이 오기 전에 저자와 함께 사계절 '꽃산행'을 따라가보는 것도 그럴 듯하겠다. 

 

 

<다시, 나무를 보다>는 <자연이 향기 속으로>(동아일보사, 2007), <숲이 희망이다>(책씨, 2009) 등의 공저를 펴낸 저자의 단독 저서다. 부제는 '전 국립수목원장 신준환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30여 년간 나무 연구자로 살아온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인류의 오랜 지혜자 나무의 철학을 전하는 책"이다(구성도 '나무의 인생학', '나무의 사회학', '나무의 생명학' 세 부로 짜여졌다). 국립수목원장을 역임했다면, '나무의 지헤'를 전달해줄 중개자로 최적격이지 않을까. 고은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 책은 깨달음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뒤늦게 나마 철이 들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치 나무 이야기가 나무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주와 인생 그리고 자연의 철리에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과연 나무의 세계가 진리의 세계였다. 하나 더 지적할 바는, 이 책의 저자는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 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

꽃은 보기 힘들어도 겨울 나무들이 사방에 굳건하다. 책을 읽고 나면, 저 겨울나무들이 무심히 건네는 말들이 우리에게도 들려올지 모르겠다...

 

15. 0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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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첫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직장인들이야 상관이 없지만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겐 독서하기에 좋은 달이다. 혹은 좋은 달이어야 한다. 실상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합본판으로 다시 나온(그래서 값도 더 내려갔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까치, 2014)을 포함해 세 권을 골랐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표지에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란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문구를 덧붙이려고 표지갈이를 한 건가 싶기도 하다(물론 세 권짜리보다 더 낫긴 하다). 한 인터뷰에선가 지젝은 이 책을 어린시절에 가장 인상적으로 읽을 책이라고 꼽기도 했다(다시 찾아보니 인터뷰가 아니라 칼럼에서였다. 가디언지에 실린 '내 인생을 바꾼 책'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3/aug/12/agota-kristof-the-notebook-slavoj-zizek 참조). 생각해보니 지젝의 책들에도 실린 내용이다.

 

그리고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2015). 1965년작으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셰익스피어 전공의 문학교수의 삶을 산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그린다. 한국소설로는 젊은 작가 박솔뫼의 신작 장편 <도시의 시간>(민음사, 2014). "박솔뫼 소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사를 압도하는 개성적 문체와 그런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솔뫼 문체의 매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예민한 의식은 여전한 가운데, 친구 관계에 있는 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선을 따라 진행되는 서술의 힘, 그 사이사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돋보인다"는 소개다.

 

 

예술 쪽은 영화 관련서로 세 권을 골랐다. 허문영 평론가의 <보이지 않는 영화>(강, 2014), 그리고 이혜정, 한기일의 <명화남녀>(생각정원, 2014),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펴낸 <데뷔의 순간>(푸른숲, 2014) 등이다. <데뷔의 순간>은 "이준익,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최동훈, 변영주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7명의 영화감독이 들려주는 데뷔의 순간들"이다. 한국영화 팬들에겐 흥미로운 읽을 거리. <명화남녀>는 들어보진 못했지만 팟캐스트 '명화남녀'의 시즌1 방송을 재구성해 엮은 책이라고 한다('팟캐스트 책'은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될 듯하다. '팟북'이라고 불러야 할까?). "영화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미술의 세계, 그림이 향기롭게 더해주는 영화의 깊이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2. 인문학

 

인문학 책으론 역사분야의 묵직한 책들로 골랐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농업이 주업인 사회에서는 토지(농토) 소유 문제가 사회구성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민중)이 바라는 건 '경자유전(耕者有田)'인데, 농경사회의 모든 개혁과 혁명의 목표는 이 원칙의 실현으로 모아진다. 유용태 교수가 엮은 학술논문모음집인 <동아시아의 농지개혁과 토지혁명>(서울대출판문화원, 2014)는 이런 전제하에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례를 비교했다. "경자유전의 실행 방안에는 자본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한국, 일본, 대만)로 지주의 농경지를 유상매수한 방식과 사회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북한, 중국, 북베트남)로 지주의 모든 토지를 무상몰수한 방식이 있다." 각기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황보영조 교수의 <토지, 정치, 전쟁>(삼천리, 2014)는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을 다룬 책이다.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한 연구서이다. 사회경제는 기본적으로 정치 구조의 토대가 되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 에스파냐에서는 특히 정치 활동을 통해 진보와 후퇴를 거듭했다. 토지개혁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헌법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정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기도 했다. 공화국의 가장 큰 역사적 사명은 토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토지개혁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끝내 프랑코 쿠데타와 내전으로 치닫게 되는 발단이 되었다." 동서양의 사례를 통해서 토지 문제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겠다. 덧붙여 조너선 펜비의 <장제스 평전>(민음사, 2014)도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긴히 도움이 될 만한 책.

 

 

철학 분야도 좀 하드한 책들로 골랐다. 현상학을 주제로 한 책들인데, 일본 학자 닛타 요시히로의 <현상학이란 무엇인가>(도서출판b, 2014)는 후설 후기 사상을 주로 다루고 있는 현상학 입문서이다. 일본에서는 기본서에 속한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국내 학자들이 쓴 <프랑스 철학의 위대한 시절>(반비, 2014)은 "현상학의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 프랑스 현대철학의 흐름을 깊고 넓게 다룬다. 책을 쓴 열한 명의 현상학 전문가들은 후설 현상학이 탄생한 1900년부터 한 세기에 걸쳐 프랑스 현상학자 열 명의 사상을 살펴본다." 단독 연구서로는 김태희의 <시간에 대한 현상학적 성찰>(필로소픽, 2014)도 관심도서 목록에 올려놓을 수 있겠다. 원로 철학자 소광희 교수의 <시간의 철학적 성찰>(문예출판사, 2001)과 비교해볼 수도 있겠고.

 

 

3. 사회과학

 

사회비평 분야의 책으로 박노자의 <비굴의 시대>(한겨레출판, 2014)와 이병민의 <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우리학교, 2014)를 고른다. <비굴의 시대>는 언급한 바 있고, <당신의 영어>는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파헤친 책. 한국사회에서 영어 스트레스는 개인적 스트레스일 뿐더러 사회적 증상이기도 한데, 그 해법은 무엇일지 저자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인간 없는 세상>(랜덤하우스, 2007)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신작 <인구 쇼크>(알에이치코리아, 2015)는 개인적인 기대작. 인구문제를 다룬 책들을 여럿 읽어왔기에 이 '완결판' 같은 책에 구미가 당긴다. "4.5일마다 100만 명씩이라는, 무서운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인류는 과연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인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앨런 와이즈먼은 이러한 의문을 품고 2년 넘게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인구 문제 현장을 직접 탐사해 이 책을 썼다"고 하니까 더더욱.

 

 

4. 자연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책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인터스텔라'가 키워드. 영화에 자문역을 맡았던 물리학자 킵 손의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이 번역돼 나왔고, 그보다 앞서 <이종관 교수의 인터스텔라>(동아시아, 2014)도 선보였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만큼 화제를 모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청소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읽어주면 좋겠다. 항성간 여행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있을 테니까.

 

 

 

5. 책과 전자책

 

책읽기/글쓰기 파트에서도 신간 가운데 세 권을 골랐다. 윤성근의 <책이 좀 많습니다>(이매진, 2014)는 "내 옆에 있고 우리 동네 사는 평범한 애서가 23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알라디너라면 자기 얘기이거나 바로 주변 사람들 얘기이지 않을까. '21세기 출판 키워드 연구'란 부제의 <책은 책이 아니다>(꿈꿀권리, 2014)는 출판학 교재다. "출판이라는 화두의 숲과 나무를 한꺼번에 조명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구성한 21세기형 출판학 기본서이다. 출판의 과거, 현재, 미래와 인쇄출판과 전자출판까지 총망라했다." 출판에 관심이 있거나 편집자를 지망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 책동네 주민이다 보니 나도 거기에 속한다. 세계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다룬 류영호의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14)도 업계 종사자들에겐 필독서가 되겠다.

 

15. 01.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폴란드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쿠오 바디스>(민음사, 2005)를 고른다. 영화로도 유명하고 번역본도 여러 종 나와 있지만 폴란드 원전 번역판으로 다시 읽어볼 만하다).

 

네로 시대 말기인 AD 63~68년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는 역사적 플롯과 낭만적 플롯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몰락해 가는 구시대 로마의 세계관과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종교 사상인 기독교 사이의 팽팽한 갈등과 대립, 그리고 그 변화의 양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치와 향락으로 점철된 구(舊) 로마 문명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이에 맞서 사랑과 자비, 고요한 신앙을 통해 새 세상을 꿈꾸며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려고 애쓰는 인물들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기독교가 고대 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가치관으로 정립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숱한 박해와 수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류의 보편적 종교로 자리 잡는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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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워의 <비트겐슈타인 가문>(필로소픽, 2014)이 출간됐다. 알라딘의 북펀드 도서로 떴을 때 관심을 가졌던 책이다(펀딩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필로소픽에서는 비트겐슈타인 관련서를 꾸준히 출간해왔는데, 리스트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간에 펴낸 것만도 다섯 권이 넘어가기에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평전>(원제는 <천재의 의무>)부터 <비트겐슈타인 가문>까지다. '이주의 책'은 따로 리스트를 만들지 않고 이걸로 대신한다.

 

비트겐슈타인 가문은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부유하고, 예술적이며, 천재적인 재능을 갖춘 가문 가운데 하나였다. 오스트리아의 철강 재벌인 카를 비트겐슈타인은 상당히 권위적이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덟 명의 자녀 모두가 신경증적 긴장과 내면의 적대감을 안고 살았다. 아들 가운데 세 명은 자살을 했고, 넷째 아들 파울은 세계적인 한 손 피아니스트가 되었으며, 막내아들 루트비히는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페라 평론가이자 저널니스트인 저자 알렉산더 워는 유럽과 러시아, 미국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현대사에서 가장 잔인했던 두 차례의 전쟁과 비트겐슈타인 가족 간의 전쟁을 병치시켜 구성해나간다. 모든 것이 예술이 되던 세기말 빈의 풍경에서 시작해 양차대전으로 황폐해져가는 유럽사의 단면과 함께,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 가문
알렉산더 워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비트겐슈타인 평전- 천재의 의무
레이 몽크 지음, 남기창 옮김 / 필로소픽 / 2012년 12월
36,000원 → 32,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00원(5% 적립)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구판절판
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나날과 <논리철학논고>의 탄생
앨런 재닉, 스티븐 툴민 지음, 석기용 옮김 / 필로소픽 / 2013년 5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구판절판
비트겐슈타인, 침묵의 시절- 1919~1929
윌리엄 바틀리 3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1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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