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가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7월 한 달 동안 ‘무비꼴라쥬 스크린문학전’을 진행한다. 자세한 일정은 CGV 홈피 이벤트 코너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문학톡플러스'에서 '로쟈가 읽고 본 안나 카레니나'를 진행한다. 조 라이트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와 톨스토이의 원작을 비교해서 설명하려고 하며 행사는 7월 13일(토) 오후 4시  신촌 아트레온에서 있을 예정이다. <안나 카레니나>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참고하시길.

 

CJ CGV의 다양성영화 전문 브랜드 무비꼴라쥬가 명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스크린문학전을 연다. 무비꼴라쥬가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하는 스크린문학전은 CGV신촌아트레온(다음달 6~19일), CGV압구정(다음달 20~26일), CGV소풍(다음달 29~8월4일) 3곳에서 열리며 고전, 모던, 특별전의 세 분야로 나누어 상영한다.
 
고전은 '위대한 개츠비(2013)' '레미제라블'(2012)' '오만과 편견(2005)' '안나 카레니나(2012)' '파우스트(2011)'를, 특별전은 '성(1997)' '아메리카(1994)'와 작가 김영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3편의 영화를 묶은 '숏!숏!숏! 2013: 소설, 영화와 만나다(2013)'를 상영한다.
 
모던은 현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문제작들을 선정했다. 면면을 살펴 보면 '빅 픽처(2010)'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어톤먼트(2007)' '인 디 에어(2009)'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2008)'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09)' '피아니스트(2001)'다.  

 



이들 상영작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된다. CGV신촌아트레온에서는 철학자 강신주, 소설가 김영하, '로쟈' 이현우 등이 참여하는 '문학 톡플러스'와 영화 평론가인 이동진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상용이 진행하는 '시네마톡'이 열린다.(노컷뉴스)

 

13.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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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 학술서들이 연이어 출간돼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짐작에 매달 리스트로 만들어도 될 만큼 쏟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호승의 <아편전쟁에서 5.4운동까지>(인간사랑, 2013)가 '인간사랑 중국사'의 첫 권으로 나왔고, 쩌우전환의 <지리학의 창으로 보는 중국의 근대>(푸른역사, 2013)도 출간됐다. '1815~1911년 중국으로 전파된 서양지리번역서'를 상세히 살핀 책이다. 요나하 준의 <중국화하는 일본>(페이퍼로드, 2013)은 '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가 부제여서 눈길을 끈다. 모리 가즈코의 <현대 중국정치>(한울, 2013)는 중국 외교사 전문가가 쓴 '글로벌 강대국의 초상'. 제임스 캐힐의 <중국미술사연구 입문>(한국학술정보, 2013)은 중국미술사 연구자들에게 가이드북이 될 만한 책. "20세기 중국미술사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들인 미국의 제임스 캐힐, 방문, 제롬 실버겔드, 무홍 교수와 중국의 설영년, 석수겸, 진지유 등의 교수들이 직접 집필한 중국미술사 연구사 및 연구의 기초가 되는 논문을 번역 하여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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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전쟁에서 5.4운동까지- 중국근대사
호승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3년 7월
39,000원 → 37,050원(5%할인) / 마일리지 1,12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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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의 창으로 보는 중국의 근대- 1815~1911년 중국으로 전파된 서양지리번역서
쩌우전환 지음, 한지은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6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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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 하는 일본- 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
요나하 준 지음, 최종길 옮김 / 페이퍼로드 / 2013년 7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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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 중국정치 (양장)- 글로벌 강대국의 초상, 제3판
모리 가즈코 지음, 이용빈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3년 6월
42,000원 → 42,000원(0%할인) / 마일리지 2,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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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032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지난주에 지방을 오가며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남해의봄날, 2013)을 읽고 적었다. 출판사 남해의봄날은 경남 통영에 위치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이제껏 네 권의 책을 출간한 작은 출판사이지만, 신선한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도 기획의 힘이 돋보이는 책이다.

 

 

 

주간경향(13. 07. 02) 서울을 탈출해서 어떻게 살까

 

지방 강연을 가면서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으니 나름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대열에 합류한다는 기분도 냈다.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이라는 부제도 나와 동떨어진 게 아니니 필독할 만도 했다.

 

알다시피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밀집돼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피로도시서울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어서는 아니다. 서울을 찾거나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대개 일자리 때문이다. 서울을 떠나면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막막함이나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 게 다반사다.

 

그래도 그렇게 주저앉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홉 명의 지식노동자가 선택하고 실행한 서울 탈출기를 참고해보아도 좋겠다. 다니던 직장이 갑작스레 제주도로 옮겨가는 바람에 제주에 정착하게 된 인터넷 포털서비스 기획자에서부터, 귀향한 예술공간 대표, 지방대 교수, 서울에서의 과로로 건강을 잃고 일 년쯤 안식년을 갖기 위해 내려간 남해안 통영에 아예 눌러앉아 출판사까지 차린 출판사 대표까지(바로 이 책을 펴낸 남해의봄날 대표다) 다양한 사례가 본보기다.

 

다들 단단한 결심을 하고 오랜 준비 끝에 서울을 떠난 건 아니다. 제주도에 카페를 차린 이담씨는 원래 서울 근교에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던 직장인이었다. 10여년 동안 컴퓨터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면서 하루 4시간가량을 출퇴근 길 위에서 허비했다. 그러다 거대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 달쯤만 쉴 생각으로 제주에 내려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서 먹고 자고 쉬는 동안 제주의 풍광이 눈에 들어왔고 그 매력에 빠지면서 급기야는 서울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접었다. 의료보험료가 체납될 정도로 형편은 어려워졌지만 도시를 떠난 삶의 여유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직접 볶는 커피와 오무라이스를 주 메뉴로 하는 카페를 운영한다. “내게 필요한 건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자급자족의 삶. 그러기 위해 마음의 여유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서너 시간을 버리는 도시인들에게는 불가능한 삶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발견이자 자부심이다.

 

 

부산에서 로큰롤 스타를 꿈꾸던 가수 사이의 인생행로는 규격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실례다. 부산에는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상경한 그는 국립극장의 기관실에서 일하다가 출판사 편집자 생활도 하고, 길거리 밴드를 만들어 떠돌기도 했다. 그러다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돼 아내와 함께 경남 산청의 깊은 산속 마을로 들어가 생태근본주의적 생활도 했다. 그것은 대단한 삶이었지만 행복한 삶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다시 충남 괴산으로 이사한 그는 유기농 펑크 포크를 창시하고 지역 음악축제를 개최하는 등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신나게 하면서 살고 있다. 통장에 잔고는 별로 없더라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먹고, 가고 싶은 곳에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자유를 누리며 산다. 얼핏 별스런 삶처럼 보이지만, 사이가 만든 괴산페스티벌은 해마다 수백 명이 참여해 같이 놀고 즐기는 성공적인 동네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잘 놀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낸 경우라고 할까.

 

 

미리 가방에 넣었지만 사실 내가 책을 읽은 건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KTX 객차 안에서였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야기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읽는 기분은 묘했다. 아직은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의 압력을 다시 확인하게 되지만 한편으론 서울에서 서너 시간만 벗어나도 뭔가 다른 삶이 아직 가능하다는 사실에 위안도 받는다. 떠나는 것이 가능하다면 최악은 아닌지도 모른다.

 

13.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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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간단히 골라놓는다. 이번주엔 흥미를 끄는 책이 많아서 이주의 저자도 후보들 가운데 추려야 했다. 먼저 인류학자 웨이드 데이비스의 <나는 좀비를 만났다>(메디치, 2013). 원제는 <뱀과 무지개>. 

 

 

소개에 따르면, "인류 최고의 미스터리 ‘좀비’를 파헤친 책으로 저자의 독특한 프로필처럼, 인류학과 과학, 역사학뿐 아니라 탁월한 비유가 섞인 인문학 탐사 다큐멘터리다. 11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고, 출간 이래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 왔다. 공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이 <악령의 관>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웨이드 데이비스는 TED 강연에서 10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유명 민속식물학자다."  

 

 

'민속식물학자'란 직함이 특이한데, 실제로 저자의 전공분야가 그렇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그는 "원시문화를 아직 밝혀내지 못한 인류의 잠재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원시부족들은 여전히 동물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식물로 치료"하기 때문이다. 좀비 문제를 다루게 된 것도 그러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겠다.

 

아무튼 제목대로 '좀비'에 관한 흥미로운 인류학적 탐사 보고서로 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좀비가 아이티의 식민주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도 관심이 간다. 배경 설명은 이렇다.

1982년 초, 웨이드 데이비스는 죽었던 사람이 좀비로 되살아났다는 뉴스를 파헤치기 위해 좀비의 고향 ‘아이티’로 급파된다. 하버드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던 저자는 좀비 독약에 주목하고 위험천만한 과정을 겪으며 독약 제조법을 입수한다. 그러나 좀비와 관련된 진실은 간단치 않았다. 좀비는 법을 위반하지는 않지만, 이웃에 해를 끼치는 인물을 처단하는 수단이었다. 그것은 재판의 결과에 따른 형벌이었고, 재판의 집행자는 아이티 정부 조직과 별개로 공공연히 활동하는 비밀조직이었다. 비장고 등 비밀조직은 아프리카에서 강제 이주당한 아이티 흑인들이 저항했던 역사 속에서 파생된 것이다.

 

해서 '좀비' 계열의 책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동시에 아이티의 식민주의 역사와 해방운동을 배경으로 해서 읽을 수도 있을 듯싶다. <헤겔, 아이티, 보편사>(문학동네, 2012), <블랙 자코뱅>(필맥, 2007). <식민주의 흑서>(소나무, 2008) 등을 같이 떠올리게 되는 이유다.

 

 

 

한편 저자 웨이드 데이비스의 책으론 <세상 끝 천 개의 얼굴>(다빈치, 2011)과 <시간 밖의 문명>(무우수, 2006)이 더 소개됐었다(<시간 밖의 문명>은 절판된 듯하다. 원제는 <태양 아래 그림자들>). <세상 끝 천 개의 얼굴>은 책을 구하고도 무심히 넘어갔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다시 찾아봐야겠다. 소위 '인종권'을 다룬 책이다.

세계적인 인류학자이자 민속식물학자인 웨이드 데이비스의 책. 그가 40여 년의 세월 동안 외부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세상의 오지들을 탐험하며 생태의 신비와 문화의 다양성을 연구한 결과에서 나온 다양한 저술의 결정을 심도 있는 에세이로 풀어낸 독보적인 기록이다. 아마존의 열대림과 안데스의 산악지대부터 아이티의 보둔교, 말레이시아의 원시림, 북아프리카의 사막과 눈 덮인 티베트, 그리고 북극지방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능숙한 필치와 시선을 압도하는 사진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우리는 일찍이 알지 못한 경이로움과 비극이 펼쳐지는 세상 끝에서 ‘인종권(ethnosphere)’을 만난다.

 

두번째 저자는 정유정이다. 이미 <28>(은행나무, 2013)이 독자와 만나고 있는데, '좀비'라는 말 때문에 떠올리게 됐다. 소위 '문단문학' 바깥의 가장 '핫'한 작가의 이번 소설은 "'불볕'이라는 뜻의 도시 '화양'에서 28일간 펼쳐지는, 인간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존을 향한 갈망과 뜨거운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아직 보진 않았지만 대니 보일의 좀비 영화 <28일 후>를 떠올려준다. 왜 하필 28일일까? 혹은 전염병이란 소재에 한정하면 카뮈의 장편 <페스트>도 연상해볼 수 있다. 한국문학에서는 흔치 않은 소재인지라 이 뚝심 있는 작가가 어떻게 써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세번째 저자는 장편 <로베스피에르의 죽음>(문학과지성사, 2013)의 저자 서준환. 2001년에 등단해 <너는 달의 기억>, <고독 역시 착각일 것이다> 등의 소설집을 펴냈고 장편소설은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이어서 두번째로 보인다. 제목이 특이한데, 더 특이한 건 '로베스피에르'가 그 프랑스혁명의 주역 로베스피에르라는 점이다. 로베스피에르의 전기와 프랑스혁명사를 재료로 삼아 쓴 소설(나는 이런 소설이 '한국소설'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다. '한국어 소설'과 '한국소설'이 다르다면 말이다). '한국소설'이 아닌 그냥 '소설'로 읽으면 될 터인데, 구성은 또 서막과 에필로그가 포함된 3막 드라마이다. 

 

 

 

여러 모로 독일의 천재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당통의 죽음>을 연상할 수밖에 없는데, 발문을 쓴 장정일 작가도 자연스레 두 작품과 두 인물,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을 비교하고 있다(이번 가을에 예술의 전당에서 <당통의 죽음>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제대로 음미하자면 이것저것 공부할 게 많은 소설이다. <당통의 죽음>을 읽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프랑스혁명사를 바탕으로 로베스피에르의 전기와 그의 사상까지도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혁명에 관한 책은 드물지 않은데, 가장 최근에 나온 건 주명철 교수의 <오늘 만나는 프랑스혁명>(소나무, 2013)이다. 그리고 로베스피에르의 전기는 장 마생의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교양인, 2005), 그의 혁명관에 대해서는 지젝이 서문을 쓴 <로베스피에르: 덕치와 공포정치>(프레시안북, 2009)를 참고할 수 있다. <덕치와 공포정치>는 현재 절판된 상태인데, 지젝의 서문은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그린비, 2009)에서도 읽을 수 있다. 고른 건 세 명인데, 읽을 책은 왜 이리 많은 것인가...

 

13.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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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프랜시스 우드의 <실크로드>(연암서가, 2013)를 '이주의 발견'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면서 저자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었다.

 

 

영국 국립도서관의 중국문헌 담당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저자는 국제 돈황 프로젝트의 운영위원이기도 한데, 명성을 얻은 것은 <마르코 폴로는 중국에 갔는가?>(1995)를 출간하면서다. 저자의 주장은 마르코 폴로가 실제로 중국에 간 적이 없으며 <동방견문록>은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라 여러 여행기를 모아놓은 책이라는 것. 학계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흥미를 끄는 주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저자 소개에 이 책으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렸다"고 돼 있어서 혹시나 싶어 찾아봤지만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내친 김에 소개되면 좋을 듯싶다.

학계에서의 결론이 궁금하다고 적었는데, 마침 끄덕끄덕님이 메일로 현재 몽골사 연구자들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 견해라고 알려주셨다. 작년말에 나온 <몽골족의 역사>(모노그래프, 2012)의 저자 데이비드 모건은 우드의 주장에 이렇게 논평하고 있다.

프랜시스 우드의 책(마르코 폴로는 중국을 갔을까?)은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그 책에서 마르코 폴로가 흑해보다 더 동쪽으로 진출하지 않았다고 매력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동조한 학자는 거의 없었고, 라케빌츠는 프랜시스 우드의 책에 권위 있는 반론을 제기했다. 우드의 주장은 마르코 폴로가 언급하지 않고 누락한 내용을 의심하는 것에 근거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마르코 폴로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주장의 근거로 삼는 식이다. 하지만, 마르코 폴로의 기록이 출간되었을 시기에 그가 만리장성을 거의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명백했다. 그 당시에는 만리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왈드론의 논문에 의거하여 이러한 결론을 제시했다. 훗날 출간된 왈드론의 광범한 저서는 어떠한 의심의 여지도 남겨놓지 않았다. 마르코 폴로에 관해 쓰 존 라너의 훌륭한 최신작은 그 신빙성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요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의심을 사기도 했지만 마르코 폴로가 중국(원나라)에 실제로 갔고, <동방견문록>의 저자라는 것. 그게 학계의 정설이며 프랜시스 우드의 주장은 소수 의견이라고 알아두시면 되겠다. 끄덕끄덕님의 귀뀜에 감사드린다...

 

13.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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