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공지다. 내달 11월 5일부터 12월 24일까지 8주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광명지부에서 '문학속의 철학' 강의를 진행한다. 현재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좌와 같은 커리인데, 시간대가 목요일 오전이란 점이 다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5.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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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조운 콥젝의 <여자가 없다고 상상해봐>(도서출판b, 2015)를 고른다. 대표적 라캉주의 이론가의 저작으로 번역중이라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출간 소식은 그럼에도 반갑다.

 

 

 

콥젝은 성적 차이에 관한 라캉주의자들의 글모음 <성관계는 없다>(도서출판b, 2005)를 통해서 소개된 바 있다. 대표작은 <여자가 없다고 상상해봐>와 함께 <나의 욕망을 읽어라>가 꼽힌다(이 또한 번역되는 걸로 안다). <여자가 없다고 상상해봐>의 부제는 '윤리와 승화'다. 책소개는 이 부제의 해설에 맞춰져 있다.

라캉주의 정신분석학자 조운 콥젝은 충동과 윤리를 매개하는 수단으로 승화라는 개념을 끄집어낸다. 콥젝은 프로이트에게서 승화 개념이 불충분하게 발달되었다고 진단하고, 승화를 통해 우리의 결점을 꾸짖기 위해 초자아가 설정하는 상상적 이상들에 대한 우리의 굴종을 촉진시키는 그런 감정들로부터 정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신분석에서 통상 초자아는 윤리의 자리였지만, 콥젝은 초자아로부터의 해방을 승화와 연결시킨다.

친절한 소개는 아니다. 동료인 슬라보예 지젝의 추천사가 좀더 피부에 와닿는다.

 

“누가 가장 위대한 작곡가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로시니는 “베토벤”이라고 대답했다. 인터뷰어가 “모차르트는?”이라고 물었을 때 로시니는 조용히 되쏘아주었다. “모차르트는 가장 위대한 작곡가가 아니오. 그는 유일한 작곡가요.” 조운 콥젝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해야 한다. 그녀는 단지 미국의 ‘가장 위대한’ 라캉주의자가 아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의미에서 그녀는 미국의 유일한 라캉주의자다.

그렇다, '미국의 유일한 라캉주의자'의 저작이 이번주 우리에게 도착했다...

 

1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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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국내 저자 3인이다. 먼저 16세기 조선 성리학 전공의 동양철학자 전호근 교수가 '원효부터 장일순까지'의 한국 지성사를 갈무리했다. <한국철학사>(메멘토, 2015).

 

원효 이래 1300년에 걸친 한국 지성사를 일관된 관점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한국 철학사. 신라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유를 서술한다. 20년간의 고전 강좌 경험으로 다져진 저자 전호근은 유학은 물론 불교, 도교 사상, 동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기독교 사상에 이르는 폭넓은 사유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철학사의 전모를 파악한다.

아무래도 현대철학자의 면면이 궁금한데, 저자는 신남철과 박치우, 박종홍, 유영모, 함석헌, 그리고 장일순 선생을 꼽았다. 방대한 기획을 성사시킨 저자의 노작이라 평가할 만하다.

 

 

한국의 대표적 이슬람 학자 이희수 교수도 이슬람 문화에 대한 강의록을 책으로 펴냈다. <이슬람 학교 1,2>(청아출판사, 2015).  

이희수 교수의 종횡무진 이슬람 강의록. 1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도시 메카와 메디나에서 출발한 이슬람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을 알아본다. 이를 통해 오늘날 세계 3대 종교로 자리 잡은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를 만나고, 이슬람교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율법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슬람 여성들을 살펴본다. 2권에서는 1,200년에 걸친 이슬람과 서구의 갈등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의 기원을 살피고, 이슬람의 문화와 비즈니스 관습을 알아본다. 또한 9.11 테러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는 테러 문제와 국제 사회를 좌우하는 석유 문제도 짚어 본다.

저자 자신도 이슬람 문화에 대해 펴낸 책이 많지만, 이 '종횡무진 이슬람 강의록'을 가장 표준적인 교재로 삼을 만하다.

 

 

소설 <조드>의 작가이기도 한 김형수 시인이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2014)에 이어서 '작가수업' 시리즈의 2탄으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2015)를 펴냈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가 '문학관'의 가치관을 통해 기성 이론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자 했다면,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관'의 가치관을 통해 의미 있는 움직임들을 모아서 독자적 실천 담론을 구성하려 했다. 시인.소설가.평론가로서 치열하게 논쟁하며 담론을 생산해왔던 저자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문학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헌사와 같다.

소개대로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문학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일독해봄직하다. 

작품이 낳는 것이라고 한다면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문학이 작가에게서 태어나는 것이요, 작품이 독자적 생명체로 살아가는 거라고 보면 작품마다 자기 운명이 따로 있어야 옳아요. 만약에 작품이 낳는 것이라고 한다면 창작의 첫 걸음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당연히 누군가를 사랑하는 수밖에는 길이 없어요. ‘사랑하기에서 창작은 이미 시작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창작의 첫 단계를 연애의 기술에 두고자 합니다.”(62)

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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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이자 가장 반가운 책의 하나는 <존 프리먼의 소설가를 읽는 방법>(자음과모음, 2015)이다. 저자는 생소한데,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계간지 '그랜타'의 편집장을 지냈고, 편집자로서는 오에 겐자부로, 헤르타 뮐러, 살만 루시디, 응구기 와 시응오 등 쟁쟁한 작가들을 담당했다고.

 

 

그런 경력의 저자가 쓴 '소설가를 읽는 방법'? 다른 게 아니라 인터뷰집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7명, 퓰리처상 수상 작가 8명, 부커상/맨부커상 수상 작가 7명,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 작가 9명,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작가 12명 등 불멸의 고전을 만든 거장들과 세계문학의 최전선을 확장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 대한 짜릿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독보적인 시선과 필치로 이 책에 담았다." 

 

 

 

동시대 현역 작가 상당수를 포함하고 있어서 파리 리뷰의 인터뷰집 <작가란 무엇인가1,2,3>의 연장선상에서도 읽을 수 있는 책. 작가들의 인터뷰집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대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원서도 바로 주문했다).  

 

 

저자 존 프리먼의 고백에 따르면 그를 소설과 소설가들의 세계로 이끈 이는 <달려라, 토끼>의 작가 존 업다이크다.

"업다이크에 대한 찬탄은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 이어졌고,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업다이크광이 되엇다. 나는 전부 50권이 넘는 업다이크 초판본을 거의 다 모았다. 업다이크에게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여자 친구는 이런 내 모습을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종종 나를 따라 서점에 가서 책에 사인을 받곤 했다."

이런 경험이 그를 문학잡지의 편집장과 인터뷰어의 길로 이끈 것이리라. 비록 여자 친구와는 결혼하고 이어서 이혼했지만 이런 저자라면 믿을 만하다...

 

15.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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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고른다. 역사 분야의 책들로 골랐는데, 타이틀은 하지연의 <기구치 겐조, 한국사를 유린하다>(서해문집, 2015)에서 가져왔다. '을미사변에 가담한 낭인에서 식민사학의 선봉장으로'가 부제. 기구치 겐조는 누구인가.

 

'을미사변'에 가담한 살인자들 가운데 '기쿠치 겐조'가 있었다. 그는 1893년 스물셋의 나이에 한국에 첫발을 디딘 후, 을미사변, 청일전쟁 등 일본이 일으킨 주요 사건에 개입했다. 특히 청일전쟁에서 종군기자로서 한국 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귀국선을 타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까지 한국에서 자그마치 52년간 언론인이자 재야 사학자로 활동한 대표적 조선통이었다.

더불어 일본 우익 사관의 표본쯤 되는 인물이었다. 문제는 이런 류의 식민사관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국정교과서 파문을 보노라면 '박근혜, 한국사를 유린하다'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는 박태원의 <약산과 의열단>(깊은샘, 2015)이다. 영화 <암살>로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김원봉의 항일 투쟁 암살 보고서'. 저자는 다름아닌 <쳔변풍경>의 작가 박태원이다. " 당대 최고의 작가이던 박태원이 쓴 책으로, 의열단 단원 유자명의 '의열단간사(義烈團簡史)'와 근근이 보존되어있던 의열단 단원들의 편지 및 당시의 신문기사를 참조하였고 약산 김원봉의 생생한 구술을 받아 완성한 책이다."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세번째는 이로카와 다이키치의 <메이지의 문화>(삼천리, 2015)다. "메이지 시대 이미지에 가려진 일본 근대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밑바닥 세계에서 근대를 향해 꿈틀대는 에너지를 밝혀낸다. 저자 이로카와 다이키치는 메이지 문화 속의 근대적인 요소를 민주주의, 자아의식과 개인주의, 자본주의, 내셔널리즘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파악한다." 같은 시기 조선과 일본의 상황을 비교한 책으로 신명호의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위즈덤하우스, 2014)도 같이 참고할 만하다.

 

 

네번째는 서양사로 넘어가서, 토머스 마틴의 <고대 로마사>(책과함께, 2015)를 고른다. 이전에 나온 <고대 그리스사>(책과함께, 2015) 개정판과 함께 나왔는데, 저자 토머스 R. 마틴이 놀라운 필력으로 고대 로마가 소규모 공동체에서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여 그 전성기에 지중해 세계의 최고 국가로 올라서고 그 후 500년 동안 그 세계를 다스린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로마사를 한권으로 압축해놓은 것만으로도 '놀라운 필력' 인정이다. 

 

 

마지막은 현대사 책으로 죙케 나이첼과 하랄트 벨처의 <나치의 병사들>(민음사, 2015)이다.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포로로 잡혀 있던 독일 병사들의 대화를 도청해 기록해 둔 문서"가 발견돼 쓰인 책. 독일 슈피겔 지의 평으로는 “전쟁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문제작”이다. 나치 시대 보통 사람들을 조명한 밀턴 마이어의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갈라파고스, 2014)와도 짝이 될 만하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기쿠치 겐조, 한국사를 유린하다- 을미사변에 가담한 낭인에서 식민사학의 선봉장으로
하지연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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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과 의열단- 김원봉의 항일 투쟁 암살 보고서
박태원 지음 / 깊은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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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의 문화
이로카와 다이키치 지음, 박진우 옮김 / 삼천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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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사- 로물루스에서 유스티니아누스까지
토마스 R. 마틴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15년 10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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