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국내 저자 3인이다. 먼저 16세기 조선 성리학 전공의 동양철학자 전호근 교수가 '원효부터 장일순까지'의 한국 지성사를 갈무리했다. <한국철학사>(메멘토, 2015).

 

원효 이래 1300년에 걸친 한국 지성사를 일관된 관점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한국 철학사. 신라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유를 서술한다. 20년간의 고전 강좌 경험으로 다져진 저자 전호근은 유학은 물론 불교, 도교 사상, 동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기독교 사상에 이르는 폭넓은 사유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철학사의 전모를 파악한다.

아무래도 현대철학자의 면면이 궁금한데, 저자는 신남철과 박치우, 박종홍, 유영모, 함석헌, 그리고 장일순 선생을 꼽았다. 방대한 기획을 성사시킨 저자의 노작이라 평가할 만하다.

 

 

한국의 대표적 이슬람 학자 이희수 교수도 이슬람 문화에 대한 강의록을 책으로 펴냈다. <이슬람 학교 1,2>(청아출판사, 2015).  

이희수 교수의 종횡무진 이슬람 강의록. 1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도시 메카와 메디나에서 출발한 이슬람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을 알아본다. 이를 통해 오늘날 세계 3대 종교로 자리 잡은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를 만나고, 이슬람교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율법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슬람 여성들을 살펴본다. 2권에서는 1,200년에 걸친 이슬람과 서구의 갈등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의 기원을 살피고, 이슬람의 문화와 비즈니스 관습을 알아본다. 또한 9.11 테러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는 테러 문제와 국제 사회를 좌우하는 석유 문제도 짚어 본다.

저자 자신도 이슬람 문화에 대해 펴낸 책이 많지만, 이 '종횡무진 이슬람 강의록'을 가장 표준적인 교재로 삼을 만하다.

 

 

소설 <조드>의 작가이기도 한 김형수 시인이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2014)에 이어서 '작가수업' 시리즈의 2탄으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2015)를 펴냈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가 '문학관'의 가치관을 통해 기성 이론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자 했다면,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관'의 가치관을 통해 의미 있는 움직임들을 모아서 독자적 실천 담론을 구성하려 했다. 시인.소설가.평론가로서 치열하게 논쟁하며 담론을 생산해왔던 저자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문학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헌사와 같다.

소개대로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문학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일독해봄직하다. 

작품이 낳는 것이라고 한다면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문학이 작가에게서 태어나는 것이요, 작품이 독자적 생명체로 살아가는 거라고 보면 작품마다 자기 운명이 따로 있어야 옳아요. 만약에 작품이 낳는 것이라고 한다면 창작의 첫 걸음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당연히 누군가를 사랑하는 수밖에는 길이 없어요. ‘사랑하기에서 창작은 이미 시작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창작의 첫 단계를 연애의 기술에 두고자 합니다.”(62)

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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