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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 진화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두 명의 고고학자와 같이 쓴 <사회성, 두뇌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처음북스, 2016)를 고른다(표지만 보면 '사회성'이 제목이고 나머지는 부제로 보이지만, 그 전체가 공식 제목이다). 앞서 나온 책들을 보건대 던바의 책은 모두 읽어볼 만하다. <사회성>도 곧바로 관심도서로 꼽은 이유다. 진화인류학자와 고고학자가 의기투합하여 연구한 주제가 무엇인가. 바로 사회적 뇌이다.

 

"700만 년 전 우리와 침팬지는 하나의 조상으로 묶여 있었지만 현재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졌을까?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고,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뇌가 발달한 것이다. 사회를 유지하려고 발달한 뇌를 '사회적 뇌'라고 부른다."

 

사회적 뇌(내지는 사회성의 진화)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책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소셜 애니멀>(흐름출판, 2011)이다. "관계와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본성을 밝히며 경험과 학습, 가풍, 주변 사람과 문화, 제도의 중요성을 다룬다." 더불어 매튜 리버번의 <사회적 뇌>(시공사, 2015)도 직접적으로 사회적 뇌가 '인류 성공의 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또 브룩스의 책과 같은 제목을 갖고 있는 엘리어트 애런슨의 <인간, 사회적 동물>(탐구당, 2014)은 사회심리학 개설서다. 사회심리학이 다루는 마음이 사회적 뇌의 소산인 만큼 두 분야의 만남도 충분히 가능하겠다...

 

16. 03. 19.

 

P.S. <사회성>에는 주석과 참고문헌이 빠져 있다. 확인해봐야겠지만 번역서에만 누락된 것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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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책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요즘은 방향감각도 예전 같지 않다.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책들과 중구남방 뻗어나가는 생각의 갈피를 어떻게 정돈해야 할지 감이 잘 서지 않는 것이다. 바쁜 틈에 이번주 '이주의 책'을 고르려니 먼저 탄식부터 하게 된다. 하긴 현실도 책과 다르지 않아서 나오는 건 한숨과 탄식이다. 하여, 타이틀북도 장원석의 <앵그리 2030>(새로운현재, 2016)으로 골랐다.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그 부제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헬조선'이라 할 만하다. 그 중에서도 청년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논의된 키워드라 이제 그 문제의 심각성조차 희석될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청년세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문제점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짚어내고, 그 상황을 변화시킬 현실 가능하고도 구체적인 청년층의 행동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지금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세대 간 연대'를 위한 길을 모색한다."

지난달에 나온 강인규의 <대한민국 몰락사>(오마이북, 2016)와 짝을 이룰 만하다.

 

 

두번째 책은 다시 세월호.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힘, 2016)이 나왔는데,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10개월 동안 방대한 기록과 자료들을 분석해, 세월호 안과 밖에서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해 10시 30분 침몰할 때까지 101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생하게 재현했다."

 

세번째는 존슨 너새니얼 펄트의 <대한민국 무력정치사>(현실문화, 2016). '민족주의자와 경찰, 조폭으로 본 한국 근현대사'가 부제다. 저자의 경력이 특이한데, "한국에서 정치인, 경찰, 조직 폭력배 등을 직접 만나며 공권력과 폭력 조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학위논문에 바탕을 둔 책이 번역돼 나온 것. 김동춘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했어야 할 연구다. 국가 권력과 조폭의 유착, 정치권의 조폭 활용의 역사를 모르고서 한국 정치사와 한국 사회, 아니 그가 강조했듯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말할 수 없다. 이 민감하고 힘든 작업을 외국인 학자가 수행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작업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춤으로써, 폭력 없는 세상을 열어갈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두 권은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다. 템마 카플란의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다른세상, 2016)는 '옥스포드 세계사'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민주주의의 역사 개설이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리의 민주주의거든>(글항아리, 2016)은 "일본의 중견 작가가 '민주주의'를 주제로 쓴 신문 칼럼을 모은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한 우회로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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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2030-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장원석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03월 19일에 저장
품절

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 진실의힘 / 2016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6년 03월 19일에 저장
구판절판
대한민국 무력 정치사- 민족주의자와 경찰, 조폭으로 본 한국 근현대사
존슨 너새니얼 펄트, 박광호 / 현실문화 / 2016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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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템마 카플란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6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6년 03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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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좀 낯선 두 제국에 관한 역사서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분류하자면 인도사와 터키사에 관한 책이다. 인도 무굴제국의 역사를 다룬 다이애나, 마이클 프레스턴 부부의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탐구사, 2016)과 프랑스 역사학자 앙드레 클로의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제국>(W미디어, 2016).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의 부제가 '타지마할과 무굴제국 이야기'다. 소개에 따르면, "칭기즈 칸과 티무르의 후손인 바부르가 인도를 침략하여 무굴제국을 창건한 이후 후마윤, 악바르, 자한기르 황제를 거쳐 샤자한이 황제가 되고, 그의 비 뭄타즈 마할이 죽은 뒤 샤자한이 그녀의 무덤으로 타지마할을 건립하는 과정과 타지의 아름다운 건축적 면모들이 잘 묘사된다. 무굴 왕자들이 벌이는 제위 다툼과 음모, 전쟁과 기아, 궁궐 여인들의 삶과 그들의 문화까지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 이 책은 무굴제국과 타지마할에 대한 생생한 인문학적 안내서이다."

 

 

무굴제국에 관해선 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무굴제국>(시공사, 1998)이 유일한 읽을 거리다. 아마도 인도사 책들을 참고서로 더 봐야 할 것 같은데, 국내서 몇 권이 나와 있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무굴제국에 관한 가장 자세한 책이 이번에 출간된 셈이다.

 

 

한편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 제국>은 오스만제국의 전성기 최고의 술탄인 술레이만(재위 1520-1566)의 시대를 다룬다. "오스만 제국의 토대를 다지며 황금시대를 이룬 술레이만 대제의 정복전쟁과 당시의 사회, 경제, 문화를 알아본다. 술레이만은 제국을 최고 전성기의 반열에 올려놓고, 동방 및 서방 지역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만 제국의 강점과 약점은 물론, 제국의 군대와 재정, 외교, 수도 이스탄불, 건축물, 예술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의 상당 부분은 제국의 정복전쟁에 할애되어 있는데, 유럽 지역에서 승승장구하던 오스만 군대와 중동 지역에서 페르시아 제국에 맞서 싸우던 화려한 전쟁사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역시나 이 시기를 다룬 책으론 디스커버리 총서의 <술레이만>(시공사, 1998)이 유일하다. 터키사를 다룬 국내서 몇 권을 더 참고할 수 있겠지만, 술레이만 시대에 한정하자면 이만한 읽을 거리도 더 없겠다. 충분히 '이주의 발견'에 값한다...

 

16.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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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서울 YMCA에서 주최한 청소년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재작년에 이어서 두번째였다), 오늘 그 수상집이 도착했다. 심사위원단의 일원으로 간단한 심사평을 실었는데, 여기에 옮겨놓는다. 아래 사진은 수상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심사평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문학에 뜻을 둔 많은 청소년이 원고지에 손글씨로 쓴 작품들에서 풋풋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또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문학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좋은 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읽어줄 독자가 없는 문학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독자는 좋은 작가가 탄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더불어 말하자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독자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필수적으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럴 만한 시간과 여유가 지금의 청소년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핑계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쓸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수상자와 참가자 모두 '어떤 책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각오의 열혈 독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문학의 키는 여러분이 읽어치운 만큼 성장합니다.

 

16. 03. 16.

 

 

P.S. 말이 나온 김에 청소년문학 관련서를 찾아봤다. 아주 드문 사례로 보이는데 청소년문학 전문 비평서로 오세란의 <청소년문학의 정체성을 묻다>(창비, 2015)가 지난해말에 나왔다. 작품으로는 제6회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손서은의 <테오도루 24번지>(문학동네, 2016), 그리고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수상작으로 김서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자음과모음, 2012) 등이 주목받는 듯싶다. 창작에 뜻을 둔 청소년이라면 일독해봄 직하다. 물론 청소년이 쓴 작품들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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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정은 빈민정이라고도 해서 부자들이 지배하는 과두정과는 반대되는 정치체제다(플라톤은 <국가>에서 네 가지 나쁜 정치체제 가운데 과두정이 타락하여 민주정이 된다고 말한다. 부자들의 지배에 빈민들이 항거하여 등장하게 되는 게 민주정이다). 이게 정치 상식이지만 우리의 경험칙과는 뭔가 잘 맞지 않는데(이번 총선에서도 결국 새누리당이 아무리 못해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이 될 거라는 전망을 보라. 어떤 이유에서건 민주선거의 결과가 늘 '부자 천국, 서민 지옥'당의 승리로 끝난다는 역설이 우리의 경험 아닌가), 그 경험칙을 해명해주는 책이 나와서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대럴 웨스트의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원더박스, 2016)다.

 

"정치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갈수록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 논의하고 대안을 살펴본 최초의 단행본이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국정운영연구실 부실장 겸 기술혁신연구실장인 저자 대럴 M. 웨스트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그들의 활동이 사회에 야기하는 문제와 금권정치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에어백이 장착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위해서 언론 매체 보도를 통한 투명성 제고와 의회의 법규 개정,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 공정한 조세정책, 기회 다원주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룬 '최초의 단행본'이라고 하는데, 조금 초점은 다를지라도 같이 읽어볼 수 있는 책이 없지는 않다. 토머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갈라파고스, 2012)가 대표적이다(두 권 다 번역본 제목은 원제를 직역한 게 아니라 문제의식을 압축한 것이다). 다시 환기하자면, "왜 가난한 사람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기업인들의 이익을 늘리는 정책에 몰두하는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걸까? 캔자스를 비롯한 낙후된 지역이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을 지지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가?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우파의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온 정치조작의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관련서가 없지 않은 게 아니라 적잖다. 제이콥 해커와 폴 피어슨의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21세기북스, 2012), 크리스 레만의 <부자들이 다해먹는 세상>(21세기북스, 2012)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 아닌가. 거기에 더 보탤 만한 <가진 자, 가지지 못한 자>(파이카, 2011)의 저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사랑하는 이유야 복잡할 것도 없다.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거나, 그 이익을 쉽게 관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부유층은 당신이나 나와는 다른 사람들인가?”라고 대럴 웨스트는 묻는다. 그들이 우리와 다르든 다르지 않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들은 때로는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부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분열과 일확천금의 문화를 조장하면서 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결코 남 얘기로 읽을 수 없는 책들이지만, 그래도 우리 현실을 다룬 한국판도 나오길 기대한다. 그나저나 총선 전망은 (아무리 그게 '현실'이고 익숙하다곤 해도) 미리부터 우울하군...

 

16. 03. 15.

 

 

P.S. 아직 예판중인 책이지만 최근 화제작은 단연 <필리버스터>(이김, 2016)이다(이주에 나온다고 하니 이 또한 '이주의 발견'이다). 출판사 이김의 첫 책인데(일인출판사가 아니라 이인출판사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와 김의 출판사). 제목대로 지난번 필리버스터의 총결산이다.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9일간 이어진 제340회 국회(임시회) 본회의는 테러방지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진행되었다. 192시간 27분의 필리버스터 속기록 전문을 편집 없이 엮어내었다." 반응을 보면 필리버스터에 대한 열광이 출판 쪽으로도 옮겨올 기세인데, 이러한 반향이 찻잔속의 폭풍이 아니라 선거혁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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