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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쓰는데 열린책들 초대전 이벤트 응모가 자꾸 떠서 나도 서가에 있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을 한 장 찍었다. 거실에 있는 큰 서가를 문학전집류 책장으로 쓰고 있는데, 열린책들 세계문학도 한 줄을 차지한다. 아니 두 줄로 꽂았기에 정확하게는 여덟칸 정도다. 그밖에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에 실제 소장 권수로 치면 열칸은 되지 않을까 싶다.   

 

 

발간종수가 많아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아무래도 가장 많은 칸을 차지하고 있고, 열린책들과 문학동네, 그리고 펭귄클래식이 다음 순위를 다툴 것 같다. 창비와 을유문화사, 시공사 세계문학이 그 다음이고. 문예출판사도 좀 되겠군. 여하튼 세계문학 외의 책들은 출판사별로 분류돼 있지 않아서 모아서 찍지 못한다. 이벤트 입막음용 페이퍼는 이걸로 대신한다...

 

16. 02. 14.

 

 

P.S. 열린책들을 대표할 만한 책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와 카잔차키스 전집, 프로이트 전집, 움베르코 에코 컬렉션 등이 있겠으나 한데 모아놓지 않았다(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은 파란색과 빨간색 버전에 이어서 세계문학판까지 세 종을 갖추고 있다. 전체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열린책들 세계문학 가운데 아끼는 책은 열린책들판으로만 읽을 수 있는 플로베르의 <성 앙투안느의 유혹>과 빅토르 위고의 <93년>이다. 대체불가능하다는 것은 충분히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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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톰 스탠디지의 <소셜미디어 2000년>(열린책들, 2015)의 결론 부분에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대한 낙관과 회의적 전망이 소개되고 있는데, '낙관파'의 대표적 인물이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갤리온, 2008), <많아지면 달라진다>(갤리온, 2011)의 저자 클레이 셔키라면, '회의파'에는 말콤 글래드웰과 함께 인터넷 비평가 예브게니 모로조프가 꼽힌다.

 

 

 

글래드웰이야 널리 알려져 있지만 모로조프는 좀 생소하다. 그래도 책은 번역돼 있겠거니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한권도 소개되지 않았다. 그의 책을 '세계의 책'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마도 번역중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모로조프의 대표작은 <인터넷 환상>(2012)와 <세상을 구하려면 여기를 클릭하시오>(2014)다. <변화: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관한 19편의 에세이>(2014)에도 그의 글이 포함돼 있다. 그의 요지는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인터넷이라는 혁신적 발명이 1990년대에 갖게 했던 '사이버 이상주의'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는 작년봄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참고해도 좋겠다(http://www.hani.co.kr/arti/economy/it/682720.html).  

 

예브게니 모로조프 인터넷 비평가.

-고도의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인터넷이 세상을 변혁하리라는 초기 이상은 현실에서 다르게 진행된 것 같다. 우리가 생성하는 정보가 우리에게 속하지 않고 거대 기업들의 소유가 되듯이 말이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좋은 소식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기술 인프라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면 어떤 일들까지 이뤄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점이다.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고 우리는 남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나쁜 소식은 그것이 진정 우리 사회를 진전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미국에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주차 공간을 파는 게 유행이다. 실제 땅을 파는 게 아니라 주차할 수 있다는 정보를 거래하는 것이다. 도시계획을 증진할 수 있는 정보기술이 상업용으로 전락한 것이다. 다시 공공의 손으로 되돌리는 유일한 방법은 정보의 소유 구조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기업들이 정보를 소유하는 게 당연하다는 실리콘밸리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 누가 소유해야 하나? 시민, 도시, 당국 등 다양한 대안이 있다. 소유란 개념에도 문제가 있다. 지금은 정보를 소유한 이가 당연히 팔 권리도 있다고 여겨지는데, 꼭 소유한 사람에게 팔 권리를 줘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게 실리콘밸리 혁신의 가치라고 한다.

 

“실리콘밸리는 ‘앱 패러다임’이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들은 사회적 문제를 풀기 위해 앱을 만든다. 그 앱으로 돈을 번다. 그러는 중에 사회문제는 자동으로 풀리리라 기대한다. 실제 문제를 푸는 건 누구인가. 대개 개인이 그 책임을 안게 된다. 과거 개인과 함께 책임을 안고 있던 기업과 당국은 덕분에 책임을 벗게 되는 것이다.”

 

모로조프의 관점으로 보면, 헬스 앱이 운동을 시켜주리라는 앱 패러다임 세상에선 사회적 의제인 보건은 순전히 개인이 알아서 지켜야 할 건강으로 대체된다.

 

-디지털 기술은 정보 강자와 약자의 격차를 점점 벌리는 듯하다.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더이상 의미가 없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온갖 예측 기술, 광고와 감시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사이버 이상주의자들이 남긴 좋은 인상이 유산으로 강하게 남아 있다. 이를 깨고 실체를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로조프의 책들을 주문하려다 이런 포스팅을 하는 건 물론 그의 책이 소개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다...

 

16.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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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이주의 저자'를 건너뛰고, 대신 임시방편으로 '이주의 작가'를 두 명 고른다. 이번주에야 이름을 알게 된 작가라서 나에겐 '이주의 작가'다. 1964년 아일랜드 태생의 조지프 오닐과 1985년생으로 2013년 최연소 맨부커상 수상자가 된 엘리너 캐턴, 두 사람이다. 엘리너 캐턴은 마침 수상작 <루미너리스>(다산책방, 2016)가 이번주에 번역돼 나왔으므로 안면을 터둘 만하다. 반면 오닐은 2008년의 화제작 <네덜란드>(올, 2009)가 진즉 소개됐다가 그대로 묻힌 상태다. 나는 최근에 모린 코리건의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책세상, 2016)를 읽다가 이름을 발견하고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대판 <위대한 개츠비> 소설 가운데 최고다"라는 게 코리건의 평이다. 실제로 평판이 아주 좋은 작품. "2009년 펜포크너 수상작이자 '뉴욕타임스' 선정 2008년 10대 소설, 아마존 선정 2008년 최고의 책인 <네덜란드>는 작가 조지프 오닐이 7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9.11 이후의 뉴욕을 배경으로 네덜란드 출신 애널리스트 한스와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이민자 척의 상실과 회복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럼에도 한국 독자들과 인연이 없었던 것은 번역상에 문제가 있거나 '네덜란드 출신 애널리스트 한스와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이민자 척'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흥미를 끌지 못해서인 듯하다. 짐작엔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나이폴의 작품도 거의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곧 작품성과 무관하게 이 지역 이야기는 대중성이 없다는 것).    

 

그런 면으로 보면 엘리너 캐턴의 <루미너리스>도 전망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19세기 소설의 살아 있는 패러디'라는 평을 들은 이 소설의 배경이 1860년대 뉴질랜드이기 때문이다.

"1866년, 크게 한몫 잡겠다는 생각으로 금을 찾아 뉴질랜드에 도착한 남자, 무디. 그날 저녁, 그는 황량한 금광 마을 호키티카의 허름한 호텔 흡연실에서 자신도 모르게 12명의 남자로 구성된 비밀 모임에 끼어들게 된다. 실종된 젊은 갑부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창녀, 외딴 오두막에서 살해된 부랑자의 집에서 발견된 어마어마한 양의 금. 삶에서 밀려나 세상의 끝으로 모여든 남자들의 이야기를 듣던 무디는 어느새 인간의 운명과 황금이 별자리처럼 얽혀드는 미스터리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간다. 12개의 별자리를 닮은 12명의 남자와 12개의 진실. 삶의 마지막 희망을 비추는 찰나의 빛과 그 소멸의 이야기."

 

그리고 덧붙이자면 역대 부커상 수상작들의 국내 '흥행성적'이 별로 좋지 않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거의 유일한 예외로 보이는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268쪽에 불과한 반면 <루미너리스>는 원저 자체가 832쪽 분량이고, 번역본은 1,2권 합계 1200쪽이 넘는다. <루미너리스>도 <네덜란드>와 비슷한 짝이 될까봐 염려된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발벗고 나설 일은 아니다. 다만 영어권의 화제작 두 편인 만큼 읽어봄직하겠다는 것, 그래서 나부터도 번역본과 원서를 모두 구입하려고 한다는 것(<네덜란드>는 이미 구입했다).

 

 

그나저나 영어권 최고 작가의 반열에 든 85년생이면 정말 젊군. 아직 젊음 자체가 한마디 하는 나이 아닌가...

 

16.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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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한주의 절반이었지만 그래도 '이주의 책'을 고른다. 먼저 가장 묵직한 주제를 다룬 제인 버뱅크와 프레더릭 쿠퍼의 <세계제국사>(책과함께, 2016). '고대 로마에서 G2 시대까지 제국은 어떻게 세계를 상상해왔는가'가 부제다. "고대 로마와 중국에서 시작하여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이 책은 제국들의 정복과 경쟁 구도, 점령 전략, 정치적 상상력을 검토하는 한편, 제국들이 인구 집단들 간의 차이를 수용하고 활용하고 처리한 방식을 분석한다."

 

두번째는 조 스터드웰의 <아시아의 힘>(프롬북스, 2016)이다. 빌 게이츠 추천도서로 유명한데, '외부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아시아 경제성장 역사'를 다룬 책이다. "동북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이끈 전략으로 토지개혁을 통한 농업 개발, 제조업 및 수출 촉진,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금융 등에 대한 국가적 정책을 제시하고,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 3가지 정책이 실행된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세번째 책은 '미국 보수 사상의 은사'로 불리는 웬델 베리의 <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 2016)다. 그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 첫 저작이라고. "사상적.문화적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 했던 저자가 보존하고 싶어하는 것은 '농적 가치'이다. 저자는 평생의 저작과 고향 땅에서의 농촌공동체 운동을 통해 미국 사회에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네번째 책은 '15대의 자동차로 보는 현대 문명의 비밀'을 다룬 폴 인그래시아의 <엔진의 시대>(사이언스북스, 2016)다. "25년 이상 자동차 산업을 전문적으로 취재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가장 상징적인 차 15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변화상을 한눈에 살펴보고 있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폴 로버츠의 <근시사회>(민음사, 2016)다. 원제대로라면 <충동사회>라고 옮겼어도 무방한데,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충동인류의 미래'가 부제. "<석유의 종말>, <식량의 종말>의 저자 폴 로버츠는 개인의 성격적 결함에 불과했던 충동성이 사회 전체를 파괴적 결말로 몰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추적한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이 왜 막대한 가계 부채와 각종 중독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지, 기업 활동을 가능케 하던 주식 시장이 어떻게 시장 경제를 좀먹고 있는지,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망치는지를 고발하는 한편, 그것을 막을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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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제국사- 고대 로마에서 G2 시대까지 제국은 어떻게 세계를 상상해왔는가
제인 버뱅크.프레더릭 쿠퍼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16년 2월
36,000원 → 32,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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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힘
조 스터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1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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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농, 문명의 뿌리- 미국의 뿌리는 어떻게 뽑혔는가, 제15회 환경책큰잔치 2016 올해의 환경책
웬델 베리 지음, 이승렬 옮김 / 한티재 / 2016년 1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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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시대- 15대의 자동차로 보는 현대 문명의 비밀
폴 인그래시아 지음, 정병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26,500원 → 23,850원(10%할인) / 마일리지 1,3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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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이란 제목이 붙은 두 권의 개정판이 나왔다. 토머스 소웰의 <비전의 충돌>(이카루스미디어, 2016)과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김영사, 2016)이다. 원제로는 '비전의 갈등'과 '문명의 충돌'이니 정확히 일치하진 않고, 꽤 화제가 되었던 <문명의 충돌>과는 달리 <비전의 충돌>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책이니 동급에 올려놓을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개정판이 나와서 같이 묶는다.

 

 

토머스 소웰은 스탠포드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자로 국내에 몇권의 경제학서가 번역되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비전의 충돌>도 개정판이 나온 게 신기할 정도인데, 여하튼 원저는 2002년에, 그리고 번역 초판은 2006년에 나왔었다. '세계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부제. 소개는 이렇다.

"수세기에 걸쳐 지속되어 온 보수와 진보 사이의 논쟁을 '비전의 충돌'이라는 아이디어로 분석했다. 미국의 대표적 두뇌집단 중 한 사람인 정치학자 토마스 소웰이 미 행정부 정책 자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30년간의 사상사 연구를 집대성한 것이다. 저자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해 온 두 가지 관점(비전)을 제시한다. 하나는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변하지 않는다는 "제약적 비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본성은 완벽해질 때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무제약적 비전"이다. 아담 스미스, 윌리엄 고드윈, 마르크스 등의 사상을 이 '비전의 충돌' 구도에 맞추어 분석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가며 정치, 경제, 사회, 법, 도덕에 대한 대립에 작용하는 비전들의 기본적 전제들을 제시했다."   

여기서 구미가 당긴다면 일독해봄직하다.

 

 

벌써 20년 전에 소개된 <문명의 충돌>은 상당한 반향과 함께 비판도 불러모았던 화제작이다. 더불어 정치학자 헌팅턴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된 책.

"저자는 현재의 수많은 분쟁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의 틀을 제시한다. 세계를 우리가 알고 있는 개별 국가가 아닌 서방과 라틴아메리카.이슬람.힌두교.유교.일본 등 7개 내지 8개의 문명들로 나누고, 국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전통, 문화, 종교적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문명'이 세계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가장 위험한 분쟁은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에서 발생한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는 논조로 전개하고 있다."

'21세기 세계 정치의 혁명적 패러다임'이라고도 광고되는데, 냉전 이후의 세계 분쟁을 바라보는 한 가지 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보수 진영에) 상당히 설득력 있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수용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문제는 여러 비판이 보여주듯, 오도된 틀이라는 것.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의 계급투쟁이 문명의 충돌, 근본주의의 충돌로 포장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헌팅턴에 대한 좌파적 비판이다. <문명의 충돌>이 여전히 읽을 만하다면 '저들'의 세계관 혹은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6. 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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