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다와다 요코의 <용의자의 야간열차>(문학동네, 2016)를 고른다. 발견감에 해당하는 것은 작품보다 작가다. 이름으로 일본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일본어와 독일어, 두 언어로 작품을 쓴다는 점이 특이하다. 게다가 독일문단에서 인정받는 작가라면 다시 보게 된다. 실제로 앞서 나온 두 작품은 독어본의 번역이고, 이번에 나온 <용의자의 야간열차>가 일어판의 번역이다(먼저 나온 두 작품 <영혼 없는 작가>와 <목욕탕>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다와다는 한 언어에 익숙해져 거기에 안주하려는 이들에게 제동을 걸고, 낯익은 개념에 새로운 언어를 입혀 낯설게 만들고자 하는 작가다. 그는 두 언어로 글을 쓰면서, 우리가 기정사실이나 확실한 대상이라 믿는 것에 의문부호를 찍고 정체성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용의자의 야간열차>는 다와다 요코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당신'은 야간열차를 타고 유럽과 아시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은 시기도 배경도 명확하지 않으며 여행자가 누구인지, 목적지가 어디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그저 시간과 공간의 틀을 넘어 영원히 반복될 뿐이다."    

 

 

1960년생 작가니까 나이로는 50대 중반이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만큼 평판도 국제적인데, 러시아 작가 빅토르 펠레빈은 "다와다의 작품은 충돌하는 언어와 뒤얽힌 도시의 세계를 지나는 극적인 여행과도 같다."고 평했고, 오에 겐자부로는 "자기 소설의 문체를 만들어내고 사용하는 다와다의 기량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얇은 분량이지만 세계문학전집에 실릴 만큼 단단한 작품일 거라는 예감이다. 새로운 작가를 (늦게라도) 알게 돼 반갑다...  

 

16. 0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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