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오늘이 한국전쟁 발발일인 것을 고려해 타이틀북은 몰리 굽틸 매닝의 <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 2016)로 골랐다. '진중문고의 탄생'이 부제. "진중문고 계획이라는 중요한 이야기를 아주 훌륭하게 되살려 놓고 있다.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쉬운 2차 세계대전에 관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책에 관한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보스턴 글로브)

 

 

두번째는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마티, 2016). "저자 알베르트 슈페어는 히틀러의 건축가이자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 전쟁 물자 생산을 총괄한 군수장관이었다.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나치 각료 중 유일하게 교수형을 면해 20년 형을 선고받은 슈페어는 2만 2,000여 건의 문서를 바탕으로 회고록 <기억>을 완성했다. 이 책은 "히틀러에 관한 가장 내밀한 묘사" 또는 "세상에서 가장 두꺼운 자기변명"이라는 평을 받으며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고 소개되는 책이다. <기억>(마티, 2007)이란 제목으로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다.

 

 

세번째 책은 사진작가 정택용의 사진집 <외박>(오월의봄, 2016). '고공농성과 한뎃잠'이 부제다. 부제 그대로 "집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며, 살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 올라간 사람들을 땅에서 지켜주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네번째 책은 라자 샤하다의 <점령을 살다>(경계, 2016). '라자 샤하다의 팔레스타인 일기'가 부제. 부제에서 알 수 있지만 저자는 팔레스타인 작가이고, 책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쓴 일기를 엮었다고 한다. 저자는 2008년에 조지 오웰상을 수상했고, <점령을 살다>로는 2012년에 조지 오웰상 최종후보에 들었다. 2008년의 수상작은 <팔레스타인 산책>.

 

 

마지막 책은 프랭크 파스콸레의 <블랙박스 사회>(안티고네, 2016). 제목과 '당신의 모든 것이 수집되고 있다'란 부제로 내용을 어림해볼 수 있다. 닉 베기치의 <누가 인간을 조종하는가>(양문, 2016)과 나란히 읽어봄직하다. 새로운 감시와 통제의 디스토피아가 바로 눈앞의 현실이기도 하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전쟁터로 간 책들- 진중문고의 탄생
몰리 굽틸 매닝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16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06월 25일에 저장
절판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 히틀러에 대한 유일한 내부 보고서
알베르트 슈페어 지음, 김기영 옮김 / 마티 / 2016년 6월
37,000원 → 33,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6년 06월 25일에 저장

외박- 고공농성과 한뎃잠
정택용 지음 / 오월의봄 / 2016년 6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6년 06월 25일에 저장

점령을 살다- 라자 샤하다의 팔레스타인 일기
라자 샤하다 지음, 이광조 옮김 / 경계(도서출판) / 2016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06월 25일에 저장
절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따로 페이퍼에서 다룬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일본 학자 우치다 타츠루의 책이 또 번역돼 나왔다(올해만 벌써 세 권째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북뱅, 2016). 원저는 2010년에 나온 책이다. 저자의 프로필을 다시 보니 1950년생으로 벌써 나이가 66세이고 대학에선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너무 자주 소개되다 보니 식상할 법도 한데, 제목이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이고 부제가 '자연재해에서 기호적 살인까지'리고 보니 또 흥미가 발동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구입하고 보니 한국어판 저자 서문이 붙어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초대를 받아 방한해서 서울을 비롯에 각지에 강연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런 인기(?)의 이유를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어째서 내 책의 번역본이 한국에서 줄지어 출간될까? 솔직히 말해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내 책은 한국어 이외에는 중국어 번역이 몇 권 있지만, 그뿐입니다. 영어 번역도, 프랑스어 번역도, 독일어 번역도, 러시아어 번역도, 전혀 없습니다."

요컨대 한국에서만 읽히는(팔리는) 저자라는 것.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추정은 해보는데, 그건 저자가 '동아시아의 지역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 아닐까라는 것이다. 그럼 한국 독자가 동아시아 지역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서 우치다 타츠루를 읽는다?

 

 

그럴리가 없다는 건 대번에 알 수 있다. 동아시아 문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일부러 우치다 타츠루를 찾아 읽을 것 같지도 않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치다 타츠루는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갈라파고스, 2010) 덕분에 국내 인문 독자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저자다(본인은 사정을 잘 모르는 듯). 그와 함께 <하류 지향>(민들레, 2013)이 국내에선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나머지 책들은 고만고만해 보이는데, 그래도 나름 '기본'을 해주는 저자로 출판계에서는 분류되는 듯싶다. 그래서 북뱅에서도 <혼자 못사는 것도 재주>(북뱅, 2014)에 이어서 이번에 한권을 또 펴낸 것이겠다.

 

 

어떤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있는가. 일단 저작이 많을 것. 인문교양서이되 너무 어렵지 않을 것. 국내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있을 것. 그런 면모를 잘 보여주는 게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갈라파고스 2013)나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갈라파고스, 2011), <유대문화론>(아모르문디, 2011) 등의 책이 아닐까. 저자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50여 권의 책을 펴냈다고 하니까 아직 국내에 소개된 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꽤 나오지 않을까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런 책들을 써줄 만한 국내 저자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그런데 사악한 것들은 어떻게 물리치는가(영화 <곡성>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염두에 두는 건 검찰과 언론, 교회 같은 것들이다. 같은 건가?). 그건 책을 읽어봐야 알겠다. 책을 제대로 고르긴 한 건지 모르겠지만...

 

16. 06. 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베르 카뮈의 대표 에세이 <시지프 신화>(민음사, 2016)의 새 판본이 나왔다. 김화영 교수의 책세상판이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나온 것인데, 역자는 번역을 전반적으로 대폭 수정하였다고 한다(아직 비교해보지는 못했다). 사실 그런 기대 때문에 나로서도 다시 구입했다. 원저는 1942년작으로 <이방인>과 같은 해에 나왔다. 두 문제작을 발표할 당시 카뮈는 29세였다.

 

 

현재 <시지프 신화>는 댓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데,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강의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정본'이 필요하다. 개정판이라고 하면 앞으로는 민음사판을 교재로 쓸 수 있겠다. 한데, 정말 수정이 된 것인지 좀 미심쩍기도 하다.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부록인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속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를 펼쳐봤는데(나로서도 지난해에 카뮈의 카프카의 주요 작품을 강의한 이후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던 텍스트다) 오류가 그대로 방치돼 있어서다.

 

 

일단 카프카의 <소송> 같은 작품 제목이 <심판>이라고 계속 표기되고 있는 것도 근간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물론 몇몇 예전 번역본이나 영화 제목에서는 <심판>이 여전히 쓰이고 있지만.  

 

 

 

새 번역본들은 모두 <소송>이란 제목을 취하고 있으며 학계에서도 통용되는 작품명은 <소송>이다. 단순한 사례이지만, 번역이 '업데이트'가 안 되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 결정적인 건 각주의 한 대목이다(244쪽의 각주69).

카프카의 사상의 이 두 가지 측면에 관해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수용소에서> 가운데 "유죄(물론 인간의)는 조금도 의심할 바 없다"와 <성>의 한 구절(모무스의 말), 즉 "측량 기사 K...의 유죄는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비교해보라.  

이 각주는 책의 원주, 즉 카뮈가 붙인 각주다. '도스토예프스키'란 말도 나오기 때문에 나로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아쉽게도 이건 착오다. 원문에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나오지 않는다. 역자가 <수용소에서>라고 옮긴 책은 'Au bagne'인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가운데 <죽음의 집의 기록> 같은 것은 있지만 <수용소에서>라는 제목의 작품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서 카뮈가 비교해보라는 건 카프카의 두 작품이기 때문이다. <유형지에서>와 <성>.

 

 

<유형지에서>는 카프카의 주요 단편 가운데 하나이고 여러 단편집에 수록돼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중학생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가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꼽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카프카의 이 단편이 어떻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수용소에서>로 '변신'하게 되었느냐는 것이다(역자의 상상력과 과도한 배려의 소산이 아닐까 싶다).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하지만 진지한 독자들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수정되지 않고 계속 방치돼 있는 게 유감스러워서 적어놓는다...

 

16. 06. 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부터 이진아도서관에서 16주간 진행해온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가 마지막 한 주를 남겨놓고 있는데(<롤리타>가 마지막 작품이다), 마침 마지막 작가인 나보코프의 작품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예전에 박영문고판으로 나온 적이 있다). <어둠 속의 웃음소리>(문학동네, 2016). 당초엔 1932년에 <카메라 옵스큐라>라는 제목의 러시아 소설로 발표되었던 작품이다. <어둠 속의 웃음소리>는 나보코프가 1938년에 영어판으로 펴내면서 붙인 제목이다.

 

 

간단한 소개에 따르면, "교양 있는 중년 남성이 어린 소녀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가 몰락하게 되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진행되는 이 소설은, 필명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된 영어 소설이자 <롤리타>의 원형이다." 때문에 다음 주 종강 강의에서 두 작품의 관계에 대한 간단히 언급하려고 한다.

 

 

현재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는 나보코프의 작품은 미완성작 <오리지널 오브 로라>를 포함해서 다섯 편이다. 순서대로는 <어둠 속의 웃음소리>,<절망>, <사형장으로의 초대>가 러시아어로 먼저 쓰이고 발표된 작품이고, <롤리타>는 영어로 발표했다가 나중에 러시아어로도 옮겨놓은 작품이다. 나보코프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한 차례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절망>과 <롤리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어둠 속의 웃음소리>가 다시 번역돼 나온 김에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한차례 더 강의 일정을 짜보려고 한다. 기대는 몇 작품 더 번역돼 나왔으면 싶지만...

 

16. 06. 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봄부터 나온 비평집들 가운데 관심도서 몇 권을 리스트로 묶는다. 타이틀은 권성우 교수의 신작 비평집 <비평의 고독>(소명출판, 2016)에서 가져왔다. "비평 시스템의 문제와 관행에 대한 비판적 자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 비평집. <낭만적 망명>(2008)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문학비평가 권성우의 여섯 번째 비평집으로, 예리한 비판과 섬세한 작품분석이 어우러진 비평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한국문학과 러시아문학에 대한 단상'도 포함돼 있어서 눈길을 끈다. 비평집은 아니지만 원로 비평가 김병익 선생의 <기억의 깊이>(문학과지성사, 2016)도 이주의 관심도서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비평의 고독
권성우 지음 / 소명출판 / 2016년 6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6년 06월 22일에 저장

타인을 앓다- 문학은 상처에서 출발하고 상처 위에 존재한다
강유정 지음 / 민음사 / 2016년 6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6년 06월 22일에 저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장경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4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6년 06월 22일에 저장

몸과 그늘의 미학
이재복 지음 / 비(도서출판b) / 2016년 4월
24,000원 → 21,6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6년 06월 22일에 저장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