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남산도서관에서 11월에 5주간 매주 목요일 저녁에 ‘한국근현대사 문학으로 읽기‘른 진행한다. 이광수의 <무정>에서 신경숙의 <외딴방>까지가 다루는 범위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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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의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3>(그리비)이 출간되었다. 셋째권이라는 얘기. 저자는 서문에서 이번 책에서는 ˝주로 잡지 사이의 라이벌 관계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힌다. 일제강점기의 <문장>과 <인문평론>, 그리고 1960년대의 <세대>와 <사상계>, 라이벌 문예월간지로서 <현대문학>과 <문학사상> 등이 저자가 언급한 라이벌들이다.

하지만 잡지들만 다룬 건 아니고 백철과 황순원의 논쟁, 김종삼과 김춘수의 시세계, 조지훈과 이원조의 논쟁, 이호철과 최인훈의 문학세계 등이 비교와 검토의 주제로 다루어졌다. 그나마 내가 바로 따라가볼 수 있는 건 김종삼과 김춘수의 비교 정도이지만, 다른 라이벌 관계도 흥미를 끈다. 더불어, 앞서 나온 두 권을 좀 묵혀놓았는데 ‘3종 세트‘로 잘 보이는 곳에 모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작업을 흉내내자면 세계문학사에서도 라이벌들을 지목해볼 수 있겠다. 가령 스콧 도널드슨의 듀오그라피까지 나온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사례다(두 작가의 대표작은 이번 겨울에 20세기 전반기 미국문학을 강의하면서 다시 다루려고 한다). 러시아문학에서도 조지 스타이너의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 같은 책이 있었다(모두 절판되고는 소식이 없는 책들이다). 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에 대한 강의책을 마무리지으면(내년 9월 출간예정이다) 새로 기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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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는 유난히 러시아문학 강의 일정이 많은데(저절로 그런 건 아니고 대부분은 내가 짠 일정이다), 이번주에도 19-20세기의 여러 작가(와 작품)를 읽는다. 주말에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강의도 잡혀 있다.

이 방대한 작품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1회 강의라면(보통 2시간) 대략 <러시아문학 강의 19세기>(현암사)에서 다룬 내용을 한번 더 풀어주는 방식이 된다. 3회 이상(3주 이상) 강의가 되면 수준을 좀 올려야 하는데 작품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뜯어보면서 주요 장면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서 8주 강의로 진행한다면(작품은 8부로 구성돼 있다), 한번도 그렇게 진행한 적은 없지만 그럴 경우엔 나도 좀더 전문적인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대학원 강의라면 대학원생들과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이 있는데 미국의 저명한 러시아 문학자들의 저작이다.

한권은 게리 솔 모슨의 <우리시대의 안나 카레니나>이고, 다른 하나는 알렉산드로프의 <해석의 한계: 안나 카레니나의 의미>다. 둘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들이고 나는 양장본으로 구입했다. 톨스토이에 대한 고전적인 연구서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최신의 연구서를 꼽는다면 이 두 권이라고 생각된다.

둘다 번역될 가능성은 희소하기에 러시아문학 전공 대학원생들에게나 효용이 있을 정보이지만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최고 수준의 논의가 궁금하다면 참고할 수 있겠다. 나부터가 그런 궁금증을 갖고 있는 처지인데 막상 읽을 여가가 없다(이런 책을 독파하려면 연휴가 아니라 방학이 필요하다. 혹은 안식년).

어제 이삿짐으로 버려진 책장 두 개를 서고(작업실이라기보다는 서고로 쓰는 공간)에 날라다 놓고서는 눈에 띄어서 들고 온 게 <해석의 한계>다. 손에 들고 있지니 이런 정보가 필요한 독자도 있을 듯싶어서 언급해둔다.

러시아문학에 대한 기본교양을 갖춘 독자들이 어느 정도 생기면 언젠가는 이런 수준의 ‘전문서‘도 소개될 수 있으리라(얼마전에 나온 하스미 시게히코의 <나쓰메 소세키론> 같은 전례도 있으니 무망한 건 아니다. 아, 게리 솔 모슨이 공저한 <바흐친의 산문학>도 어엿하게 번역되지 않았던가! 그런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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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문학 강의에서 투르게네프의 작품으론 보통 <아버지와 아들>을 강의한다. 1회 강의일 경우에 대표작을 다룰 수밖에 없어서인데, 두번째 선택은 대개 <첫사랑>. 이 두 작품에 관해서라며 아마도 수십 차례 강의한 듯싶다.

하지만 투르게네프를 좀더 깊이 다루려면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데 단편집 <사냥꾼의 수기>를 제외하면 <첫사랑>을 포함한 몇편의 중편과 <루진>에서 <처녀지>에 이르는 여섯 편의 장편을 꼽을 수 있다. 순서대로 하면 <루진>과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귀족의 둥지>와 <전날밤>(<전야>)가 있고 <아버지와 아들> 이후에 <연기>와 <처녀지>가 있다.

오늘도 <아버지와 아들>을 강의하고(사실은 강의하기 전에) 든 생각은 세계문학전집판으로 작품이 더 나오면 좋겠다는 것. 현재로선 <루진>(열린책들)과 <첫사랑>(민음사)에 같이 들어 있는 <귀족의 보금자리> 정도다(범우사판을 제외하면).

<전날밤>과 <귀족의 보금자리>도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드물고 오래 전이다. 강의에서 종종 언급하지만 나도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어졌다. 번역본이 새로 나온다면 <전야>와 <귀족의 둥지>라는 제목이면 좋겠다. ‘보금자리‘와 달리 ‘둥지‘는 사람에게 잘 쓰지않는데 작품에서 ‘둥지‘란 말은 좀 비꼬는 듯한 뉘앙스로 쓰이기 때문이다(보금자리파와 둥지파가 있다면 나는 둥지파에 속한다).

언젠가 투르게네프의 장편을 강의에서 모두 읽는 날이 올 것인가? 러시아문학 강사의 개인적인 호기심이다(아래는 영어판 <귀족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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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친구가 많다 보니 때로는 의외의 책에도 눈길을 주게 된다. 아킬 모저의 <당신에게는 사막이 필요하다>(더숲)도 그런 책이다. 연휴에 하지 못한 일들에 마음이 무거워져서 반성문이라도 쓸 태세였는데, 책제목이 마치 그에 대한 ‘처방‘으로 읽혔다. 실제로 저자가 전세계 사막 25곳을 홀로 횡단하며 겪은 일과 갖게 된 생각을 담은 여행서라고.

사막 한 곳만 지나가보아도 책 한 권은 나올 법한데(죽을 고비도 한번쯤은 넘길 테니) 25개의 사막은 좀 심했다 싶다(징벌이거나 중독 아닐까?). 저자가 겪은 일인데 나까지도 벌을 받은(혹은 버림 받은) 느낌이다. 사막의 연상 효과 때문일 터이다. 사막은 이미지상으로 우리에게 삶의 공간이 아니라 시험과 시련의 공간이니까. 아무튼 그래서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근신‘의 효과가 있겠다 싶다. 얼차려 여행 같은 것.

문학기행에 대한 궁리를 하면서 연휴에 여행 팟캐스트를 듣다가 관심을 갖게 된 곳은 지중해다. 구체적으로는 그리스와 스페인. 그밖에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나라는 많으니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겠다. 당장 카잔차키스의 <지중해기행>(열린책들)도 진지한 자세로 읽어보고 클라우스 헬트의 <지중해 철학기행>(효형출판)도 마저 읽어보면 좋겠다(어디에 둔 건지?).

그런 생각을 하니 무거웠던 마음이 좀 풀리는 듯싶다. 소화제를 먹고 막힌 속이 뚫리는 것처럼. 사막은 이런 처방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가슴 답답한 분들께 사막을 권한다. 사진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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