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권의 세계사를 동시에 읽는다. 서순의 <불안한 승리>는 장기 19세기(1789-1914)의 후반부이자, 관점을 달리하면 장기 20세기(1860-2010)의 초반부를 다룬다. 대략 어림해보니 이번 겨울에 최소한 3000쪽은 읽어야 할 것 같다. 서순의 책만 해도 1000쪽이 넘으니...

이 책에서 내가 염두에 둔 목표는 자본주의 초기의 몇몇 단계를 재검토하는 게 아니라 19세기 후반기와 대전쟁[Great War. 당대 사람들이 1차대전을 일컬은 표현. 옮긴이] 사이의 시기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자본주의는 승리를 거두고 전 세계에서 받아들여지게 됐으며, 대다수 반대자들도 자본주의가 불가피하며 어쩌면 심지어 바람직한 체제일지 모른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나는 엘리트들이 산업자본주의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민족 공동체 의식, 또는 애국심을 창조하거나 국가를 활용해서 자본주의를 규제하거나 새로운 영토를 정복함으로써 반체제 세력을 최소한도로 유지하는 한편 산업 발전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검토할 것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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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턴의 말˝이란 제목이 붙여졌어도 되었을 책이다. <찰스 디킨스>에서 따온 대목. 강의에 참고하려고 구하긴 했는데, 언제 읽어볼지는 모르겠다. 번역되면 좋겠다(다행히 두꺼운 책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슬픔과 비관은 정반대다. 슬픔은 무언가에 가치를 두어서 생기지만, 비관은 그 무엇에도 가치를 두지 않아서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질고 잔인한 일을 많이 겪고도 누구보다 세상을 낙관하는 시인들을 자주 보지 않는가. 오랜 고통에서 벗어난 그들은 늘 인생을 낙관한다. 가끔은 그 정도가 지나쳐 역겨울 지경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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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와 장애의 통치‘라는 제목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어서 서문을 읽는다. 독자의 범위 안에 나도 포함된다는 걸 알겠다. 그래도 아직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어지는 서론까지 읽어봐야...

이 책은 푸코의 권력 분석과 담론적 지식의 계보학이 어떻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수 있을지, 또한 우리의 삶을 틀 짓는 힘들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탐색한다.
푸코에 관심 있는 사람들, 넓게는 정치 이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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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나온 얘기지만 코로나19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 수년(길게는 10년 이상) 세계의 판도와 역학을 바꿔놓을 것이다. 우리는 다음 대선이 중요한 관문이 되겠다. 요동하는 시대는 위기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경고음(웨이크업 콜)에 누가 얼마나 귀를 기울이느냐에 달렸다. 새로운 리더십과 문화, 그리고 문명의 재발명까지도 바이러스의 경고는 촉구한다...

일찍이 레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수십 년이 있는가 하면 수십 년에 일어날 일들이 몇 주 만에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창궐했던 많은 바이러스와 같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바로 그런 역사를 가속시키는 위기이다. 민주적인 아테네는 끔찍한 역병으로 인구의 3분의 1을 잃어 제도가 흔들리고 군대가 쇠약해져 군사적인 스파르타에 굴복했다. (이 비극에 대한 투키디데스Thucydides의 위대한 역사책을 맨 처음 영어로 번역한 사람이 토머스 홉스이다.) 그리고 두 개의 재앙, 키프로스Cyprian 역병과 유스티니아누스Justinian 역병은 로마제국의 붕괴를 재촉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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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도 바다는 그렇게 얘기할 것 같다. 한밤에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고서 잠시 유쾌해졌다. ‘나 어쩌면 좋아?‘를 입에 달고 다니는 이들은 필히 읽어볼 시집이다...

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아침에 바닷가로 내려가면
시간에 따라 파도가
밀려 들기도 하고 물러나기도 하지,
내가 하는 말, 아, 비참해,
어쩌지 -
나 어쩌면 좋아? 그러면 바다가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하는 말,
미안하지만, 난 할 일이 있어.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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