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와 같이 배송받은 책은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의 <법복 입은 악마들>(민중의소리)이다. ‘불신의 키워드가 된 대한민국 사법부‘가 부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다시금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시사에 둔감하지 않은 독자라면 다 알고 있는 사안인데 이 책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민낯을 심층취재를 통해 폭로한다.

˝법조 취재를 하는 동안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독립성’이라는 이름으로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법 지식의 우월성’과 ‘독립성’을 내세워 비판의 사각지대에서 군림하고 있는 사법부의 위선적 행태에 회의감을 느꼈고, 양승태 사법농단을 접하면서 좌절했다. 나의 첫 출판물인 이번 책에서는 ‘과연 사법부가 성역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사법부의 지배 또는 법관의 지배 실태를 단편적으로 드러내주는 최근의 판결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실제로 ‘법’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사법농단의 한 축이라고 한 김기춘에 대해서는 이미 김덕련의 <김기춘과 그의 시대>(오월의봄)가 출간돼 있다. 바로 두 해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살았던 시대다. 그리고 노동전문 변호사 김선수의 헌법재판 변론기 <헌법의 현장에서>(오월의봄)가 지난주에 나왔다. 수많은 사건들에 대한 변론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헌법재판소의 역할과 한계 등을 논의하고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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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의를 마치고 귀가하는 중이다. 보통은 한주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시간이지만, 이번주에는 내일 부산에서 강연 행사가 있기에 여유롭지 않다. 일요일에는 오늘 추가로 들여놓은 책장들을 보러 서고에도 다녀와야 한다. 10개를 더 들여놓았고 단순 계산으로 1700권쯤, 기존 서가의 빈 곳까지 포함하면 2700권 가량 더 꽂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꺼번에 책이사를 하거나 매주 100-200권씩 나르거나 해야 할 참.

그런 생각중에도 오늘 배송중인 책이 궁금하다. 김진희의 <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푸른역사)인데, ‘베티 프리단과 <여성의 신비>의 사회사‘가 부제로 <여성의 신비>의 의의와 문제성을 짚어본 책이다. 일종의 가이드북. <여성의 신비>는 얼마전에 <여성성의 신화>라는 새 제목으로 나왔고, 알라딘에서는 눈치 좋게도 세트판매를 하고 있다.

˝미국사 연구자가 쓴 이 책은 베티 프리단의 성장 배경과 지적 계보를 정리하고, 책의 내용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그 의의와 한계, 그리고 파장을 친절하게 정리했다. 이름만 친숙한 고전을, 감히 말하자면 “읽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에 고전 해설서의 전범이라 할 만하다.˝

매주 나오는 게 페미니즘 관련서이고 그간 구입한 책도 좀 쌓였다. 여성주의 문학에 대한 강의책도 준비중이어서(올해 안으로 출간하는 게 목표다) 살펴보기도 해야 한다. <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는 이주의 페미니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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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미국의 저술가 윌 듀런트(1885-1981)는 무엇보다도 <철학 이야기>의 저자이면서, 그에 따른 신뢰감 덕분에 다른 한편으론 어떤 주제에 대해서건 미덥게 여겨지는 저자다. 대작 <문명 이야기>는 분량 때문에 구입은 해놓고도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다른 책들, 가령 <역사 속의 영웅들>이나 <역사의 교훈>, 또 원제가 <삶의 해석>인 <문학 이야기>(나중에 <20세기 문학 이야기>로 다시 나왔다) 등은 모두 뒤적여본 기억이 있다(다시 보니 절판된 책이 많은데 <20세기 문학 이야기> 같은 경우는 다시 나오면 좋겠다).

이번주에 듀런트의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와서, 그 가운데 <노년에 대하여>를 먼저 주문했다. 생소한 책이어서인데 받아보니 생전에 나왔던 책은 아니고 사후 30여 년이 지나서야 나온 유고집이다. 편집자에 따르면 <노년에 대하여>라고 묶이게 될 원고를 듀런트는 1967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써나갔다. 나이로는 82세부터다.

만년의 저작을 그는 아내와 공저했는데 <역사의 교훈>(1968)과 <삶의 해석>(1970) 등이 그에 해당한다. 82세에서 96세에 이르는 여정이 어떤 것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라도 만년의 에세이들을 읽어봄직하다. 노년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나이에 진입하다 보니 노년의 성찰에도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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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에 열대야도 계속되고 있다. 어젯밤에는 실내온도가 드디어 30도(이제까지는 29도였다). 밤새, 그리고 아침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도 잘 때는 선풍기만 켜고 자는데 끈적한 느낌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잠이 깨었다. 어젯밤에 적으려던 신간 얘기를 적는다.

문명과 문명사에 관한 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이번주에도 여러 권 된다. 파리정치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숭실대 정외과에 재직중인 유럽 전문가 조홍식 교수가 유럽의 문화를 총결산한 책을 펴냈다. ‘유럽문화의 파노라마‘가 부제인 <문명의 그늘>(책과함께). 열두 가지 테마를 통해서 유럽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소개한다. 유럽 문명과 문화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유력하다(유럽 쪽으로 길게 나가는 분들이라면 필독해봄직하다).

영국 워릭대학에서 고대사를 강의하는 마이클 스콧의 <기원전후 천년사, 인간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다>(사계절)는 원제가 ‘고대 세계‘다. 정확히는 ‘세계들‘이라고 복수형으로 돼 있는데, 기원전 5세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기원후 5세기초까지 동서 세계의 성립과 교류 국면까지 다루고 있다. 고대 세계에 관한 업그레이드 교과서라고 보면 되겠다.

영국의 군사사가 마이클 스티븐슨의 <전쟁의 재발견>(교양인)은 ‘밑에서 본 전쟁의 역사‘가 부제다. 원서의 부제는 ‘병사는 전장에서 어떻게 죽어갔는가?‘. 말 그대로 전장에서 피 흘리며 죽어간 병사들의 눈높이에서, 죽이는 자가 아니라 죽는 자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보고 있다. 전쟁사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충분히 자기몫의 의의를 갖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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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아르테)도 그렇고 리하르트 프레히트의 <세상을 알라>(열린책들)도 그렇고, 서양 고대와 중세철학사를 다룬 새로운 책들이 나오고 있어서 자연스레, 그리고 오랜만에 고대 그리스철학에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때마침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살림)도 셋째 권이 나온다.

˝시리즈의 마지막 세 번째 책인 <그리스인 이야기 3 :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는 펠로폰네소스전쟁 이후 도시국가 시대의 그리스가 몰락해가는 순간순간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한편 그리스 변방에서 새롭게 웅비한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드로스가 그리스와 이집트를 제압하고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을 정복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면, 떠나기 전에 준비차원에서라도 모두 읽어야겠다 싶은 책들이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이번 여름이 어렵다면 겨울에는 완독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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