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기형도의 시에 대해 강의하게 되어(그것도 지난해 개관한 기형도문학관에서다!) 역시 오랜만에 기형도의 책을 찾았다가 바로 눈에 띄지 않아 다시 주문했다. <기형도 전집>(문학과지성사)과 2009년 20주기에 나온 추모문집 <정거장에서의 충고>(문학과지성사)다(30주년이 되는 내년에도 책이 나올까?). 그리고 주문하고 아직 못 받은 책으로 금은돌의 <거울 밖으로 나온 기형도>(국학자료원)가 있는데 기억에는 최초로 나온 박사학위논문이었다(오래 전에 대략 읽어본 것 같다).

앞의 두권을 오늘 받아서 보니, 새책이라 그런지 감회도 새롭다. 1989년 3월 7일. 그의 기일도 곧 다가오는데, 당시에 부고기사를 접하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몇편의 시들로 기억하고 있었지만(대표적으로 ‘안개‘) 아직 첫 시집도 내기 이전의 시인이었기에. <입 속의 검은 잎>이 출간되고 나서야 비로소 뭔가를 상실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요한 시인이라는 인식도 그때 갖게 되었다. 이후엔 ‘기형도의 모든 것‘. 어떤 시인을 평가할 때 주로 적용하는 기준이다. ˝그래서 기형도보다 중요한 시인인가?˝ 2000년대 시가 아직도 (도래하지 않은) 미래파라는 느낌은 그런 기준 때문. 무엇이 기형도를 기형도이게 한 것인지 오랜만에 다시 읽고 반추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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