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을 먹으며 읽은 책은 엔도 슈사쿠의 에세이 <인생에 화를 내봤자>(위즈덤하우스, 2015)다. 나온 지 2년이 됐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한 책으로 이번에 <내가 버린 여자>와 함께 구입했다. 초판 1쇄.

제목이 예상하게 하듯이 소설가 주변의 일상을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엔도 슈사쿠적이지 않은 엔도 슈사쿠 입문서라고 해도 될까. 저자의 표현으론 ‘조금 모자란 소설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만년 노벨상 후보였던 엔도는 1996년에 세상을 떠나는데 같은 세대의(따져보니 35년생인 오에보다는 한 세대 앞선다) 오에 겐자부로가 199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다. 결과적으로는 오에에 비해 ‘조금 모자란‘ 작가가 되어 버렸다.

엔도가 스스로도 꼽은 대표작이 <침묵>과 <깊은 강>이다. 유언에 따라 그의 관속에 같이 넣어진 책들이다. <깊은 강>은 세계문학 전집판으로 나와있는데 <침묵>도 온전한 형태로 다시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이제까지 나온 번역본에는 소설 말미의 ‘기리시단 주거지 관리인의 일기‘가 빠져 있다. 이 대목은 <침묵의 소리>의 역자가 부록으로 번역해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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