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귀가 이후에도 할일이 많은데, 그럼에도 눈에 띈 책 때문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존 킨의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교양인, 2017). 저자는 생소하지만 제목은 눈길을 끌어서 클릭했다가, 이런, 몇년 전에 원서를 구입해놓은 책이다!



어떤 경로로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는 잊었다. 다만 표지가 기억에 남아 있어서 찾아보니 구매내역에 들어 있다. 분량 대비 저렴한 책인데, 원저가 512쪽이고, 번역서는 1152쪽에 이른다(두 배가 넘는다?). 이른바 '벽돌책'으로 분류된다. 부제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파수꾼 민주주의로'. 무지막지한 분량의 책인 만큼 번역자의 소회가 있을 텐데,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장칭>과 <트로츠키>의 번역자인 걸로 보아 책은 역자의 선택이 아니라 출판사의 선택으로 보인다. 저명한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이렇게 평했다. 

"이 책은 보기 드문 성취이며, 존 킨의 평생에 걸친 연구의 정점이다. 지금까지 같은 주제를 다룬 대부분의 저자들과 달리, 존 킨은 전 세계에 걸쳐 민주주의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한다. 민주주의의 역사, 현재 민주주의가 처한 딜레마, 앞으로 민주주의의 전망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앞으로 한동안 표준 교재이자 필수적인 텍스트가 될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강의하면서 하반기에는 <전체주의의 기원>도 강의에서 다룰까 고려중인데, 요긴한 참고가 될 것 같다. 두께를 봐서는 어디 입원해야 읽게 될 듯싶지만, 미리 구해놓은 원서가 아까워서라도 챙겨놓아야겠다. 



최근에 나온 민주주의 관련서로는 박상훈과 조정환의 신간 외에 웬디 브라운의 <민주주의 살해하기> 등이 있다. 고전적인 저작으로는 로버트 달의 책들이 있겠군. 아무려나 민주주의 통사로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을 읽고 나면 다른 책들도 읽어나가는 데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그나저나 책값은 내가 구입한 원서(소프트카바)보다 훨씬 비싸군...


17. 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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