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먼저 백낙청 선생. <백낙청 회화록>의 6,7권이 10년만에 추가되었다. 1-5권은 지난 2007년에 한 질로 나온 바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이며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이기도 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회화록. 2007년에 나온 <백낙청 회화록>(전5권)의 후속편이다. 이번에 출간된 <회화록> 6, 7권은 시기적으로 2007년 9월부터 2016년 12월, 이명박정부 직전부터 박근혜정부하 촛불혁명의 성과가 가시화하던 시점까지의 10년을 배경으로 한다. 최근 우리 역사에서 혹독하고 암담했던 9년이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마무리되는 극적인 반전의 시기다. 6, 7권에는 고은, 임동원, 윤여준, 이해찬, 김종인, 안병직, 최장집 등 원로에서부터 안경환, 송호근, 유시민, 노회찬, 진중권, 김두식 등 중견 보수·진보를 망라한 지식인그룹을 비롯하여 김미화, 김제동 등 문화계 인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과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회화록'이 이만한 규모로 나온 전례가 없을 듯한데, 여하튼 반세기 이상 한국 지식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지라 그가 나눈 대화록만으로도 한국 현대사의 거울이 된다. 더불어, 추가된 두 권은 그의 팔순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 듯하다.
중견 소설가 성석제의 신작과 개정판이 한꺼번에 나왔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문학동네, 2017)는 첫 작품집(1994)의 두번째 개정판이고,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문학동네, 2017)은 2003년판의 개정판이다.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문학동네, 2017)이 신작으로, 세 권 모두 '짧은 소설집'이란 공통점이 있다. 과거 엽편소설, 혹은 장편(掌篇)소설로 불린 장르를 요즘은 그냥 '짧은 소설'로 부르는 모양인데, 이 짧은 소설의 '거장'이 성석제다(러시아 작가 체호프의 단편가운데도 '짧은 소설'들이 많이 있다. '짧은 단편'이란 말은 중복 표현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긴 단편'들도 있으니 말이다).
"200자 원고지 10~30매 정도의 짧은 분량 안에 인생과 인간의 번뜩이는 순간을 담아낸 '짧은소설'은 SNS와 모바일환경에 익숙해진 젊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우리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이 짧은소설계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소설가 성석제가 새 책을 들고 돌아왔다.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유쾌한 발견>(2007)과 <인간적이다>(2010)의 일부 원고와 그후 2017년까지 써온 최근작을 엮은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에는 55편의 '압도적인' 짧은소설들이 담겨 있다."
세 권으로 모아놓으니 '성석제표' 소설의 특징과 성취가 가늠이 되겠다.
언론인 저술가 현이섭의 <중국지>(인물과사상사, 2017)도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마오쩌둥과 중국혁명 평석'이 부제다. "중국공산당의 혁명 역사인 마오쩌둥과 주변 인물들의 생애를 일화 중심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비밀해제 문건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된 <중국지>는 알기 쉽고 흥미로운 서술을 통해 중국의 근현대사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토 크기만큼이나 방대할 뿐만 아니라, 예측불허의 사건으로 점철되어 있는 중국의 근현대사를 치밀한 현실 정치 감각과 역사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심층적이고 폭넓게 분석.조망하고 있다. 또한 일반 독자들이 알기 힘든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나 피를 말리는 대치 상황 등이 생생하고 정밀하게 묘사되어 흥미진진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마오쩌둥과 그의 시대에 관해서는 최근에도 계속 책이 나오고 있다(<마오쩌둥 평전>은 나도 흥미롭게 읽는 중이다). 중국현대문학 내지 당대문학 작가들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마오와 덩의 시대 중국사 책들에도 손이 가게 된다. <중국지>도 그런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일독해봄직하다...
17. 0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