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로 과학사의 숨은 영웅들을 다룬 책을 고른다. 마고 리 셰털리의 <히든 피겨스>(동아엠앤비, 2017)과 폴 드 크루이프의 <미생물 사냥꾼>(반니, 2017)이다.
<히든 피겨스>는 이번에(지난주에) 영화가 개봉되면서 화제가 될 만한 책인데, "나사와 나사의 전신인 미 항공자문위원회(NACA)에서 일한 흑인 여성 수학자들에 대한 실화 에세이"다. 소개에 따르면, "'컴퓨터'가 기계가 아닌 인간을 칭하던 시절, 인류가 우주를 꿈꾸기 시작하던 그 시절에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꽃피운 그녀들의 이야기는 한계를 극복하고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간 도전과 용기, 감동 그 자체이다." 책은 따로 읽어야겠지만 영화는 가족과 같이 봐도 좋겠다.
<미생물 사냥꾼>은 '미생물 연구에 일생을 바친 13명의 위대한 영웅들'을 다룬, 1926년작이니 아주 오래 전 책이다(1996년에 7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 "현미경을 발명하여 최초로 미생물의 세계를 들여다본 안톤 반 레벤후크에서부터 시작해서 인류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죽이기도 하는 놀라운 작은 동물의 세계를 생명을 걸고 탐험한 13인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마치 우리가 그 미생물학자들의 곁에서 같이 현미경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는 듯이 친절하게 우리의 손을 잡고 연구실의 생생한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안내해준다."
90년 전에 나온 과학서가 여전히 절판되지 않고 읽힌다는 점도 놀랍다. 좀더 매끈한 장정의 새 번역판이 나온 것도 반갑고. <히든 피겨스>도 그렇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이 많이들 읽어보면 좋겠다...
17. 0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