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당간당하던 서재 PC가 급기야는 부팅조차 안 되는 상태에 접어들어서, 비오는 날 하루 공치는 잡부처럼 하루를 공쳤다(오전에도 자고 오후에도 자고). 피로는 좀 풀렸지만, 밀린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아이방 PC에다 크롬을 깔고(여기도 익스플로러는 먹통이어서) 몇 가지 급한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 뭐가 급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주의 책'부터 고른다.
성탄 전야인 점을 고려하여 타이틀북은 김기홍의 <역사적 예수>(창비, 2016)로 골랐다. 같은 제목의 책은 여러 종 나와 있고 나도 도미니크 크로산의 <역사적 예수>(한국기독교연구소, 2012)를 구입해둔 기억이 있다. 이번 책은 저자가 신학자가 아닌 역사학자라는 점이 특이점. "한국 고대사와 설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성과를 공유해온 김기흥 교수(건국대 사학과)가 역사학의 방법론과 종교적 관심을 결합해 선보이는 예수의 실체에 대한 탐구서이다. 7년여간 국내외의 관련 연구를 두루 섭렵하는 가운데 '역사적 예수'라는 성서학의 주제를 역사학의 시각과 방법으로 새롭게 해석해냈다." 크로산의 책보다는 얇은 편이어서 도전해볼 만하다.
두번째 책은 중국의 법학자 펑샹의 <창세기, 인문학의 기원>(글항아리, 2016)이다. '인문학을 위한 창세기 깊이 읽기'가 부제. "베이징대와 하버드대, 예일대에서 고대·중세문학과 법학을 전공한 저자는 창세기라는 복잡한 텍스트를 ‘인문人文의 기원’에 관한 이상적이고도 아름다운 전설로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성서의 수많은 조각과 그 조각의 교직은 동양적 맥락에서 해체되어, 종교적 교리에 그치지 않는 윤리적·존재론적 고찰로 확장된다."
세번째 책은 피터 스탠퍼드의 <예정된 악인, 유다>(미래의창, 2016). "저자는 유다를 언급한 마가·마태·누가·요한복음의 사대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 유다를 기록한 다양하고 방대한 문헌, 나치의 반유대주의와 같은 역사적 사건, 유다를 새로운 관점에서 창조적으로 수용한 대중문화의 흔적 등을 통틀어 관찰해 유다의 본모습을 탐구하는 순례 길에 오른다." 대략 어떤 내용의 책일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나머지 두 권은 두 역사학자가 쓴 성경 이야기다. 동양사학자 김호동 교수의 <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이야기>(까치, 2016)는 일단 '구약 편'이다(신약 편이 따로 나온다는 뜻인 듯). "12-14세기 몽골 제국에 대해서 연구해온 역사학자 김호동 교수가 쓴 구약 성경 이야기. 성경은 역사적 맥락과 비역사적 맥락이 뚜렷하게 교차, 공존하는 책이다. 이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호동 교수가 직접 성경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보고 연구하고 파헤쳤다. 역사성을 구축하기 위하여 여러 지도와 삽화들을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와 사실성을 높인 책이다."
그리고 서양사학자 박상익 교수의 <성서를 읽다>(유유, 2016). <어느 무교회주의자의 구약성서 읽기> 개정판으로 부제는 '역사학자가 구약성서를 공부하는 법'이다. 저자는 "21세기를 헤쳐 나가야 할 한국인에게 서양 정신사의 한 축인 헤브라이즘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히브리 종교의 핵심 내용이 담긴 <구약성서>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 역사적 예수
김기흥 지음 / 창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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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인문의 기원- 인문학을 위한 창세기 깊이 읽기
펑샹 지음, 박민호.박은혜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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